콜센터 등 하청 2200명 중 연말까지 최소 10% 감축
실적악화 대응 위해 정규직 이어 비정규직까지 정리
사측 "AI 업무환경 변화 반영", 민노총 단체대응 예고
노란봉투법 시행 앞두고 구조조정 의심, 여권 '주시'
[서울=뉴스핌] 정광연·이윤애 기자 = 지난 7월 100명 이상의 정규직을 '희망퇴직' 시킨 신한카드가 연말을 앞두고 대규모 비정규직 인력감축에 나섰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전체 하청 직원 중 최소 10% 이상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직원들의 인력조정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여권 일부에서는 하청 노동자 노동권 강화를 위한 '노란봉투법' 시행을 불과 4개월 앞두고 이뤄진 인력 감축이라는 점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향후 국회 차원의 대응 가능성도 언급해 논란 확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신한카드는 최소 200명 이상의 비정규직 감축을 진행 중이다. 이 중 150여명에게는 이미 재계약 불가 통보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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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5.11.19 peterbreak22@newspim.com |
신한카드 비정규직 노동자는 콜센터 상담원 등을 주축으로 약 2200명 수준이다. 이들은 24개 하청업체를 통해 1년 단위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업체별 고용규모는 최대 300명에서 최소 4명으로 상이하나, 계약종료 시점은 오는 12월 31일로 전원 동일하다.
사측은 대전과 인천 지역에 소재를 둔 2개 하청업체에 이미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발송했으며 추가적인 고용 해지도 검토중이다. 전체 비정규직 중 10%에 달하는 인력을 한번에 정리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의 반발이 곳곳에서 이어지는 상황이다.
이번 비정규직 구조조정은 인건비 감축을 위함으로 보인다. 사측은 지난 7월에는 1979년생 이상 정규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 100명 이상을 감축한 바 있다. 정규직에 이어 비정규직까지 내보내 비용을 대폭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난해 10년 만에 삼성카드에 '1위' 자리를 넘긴 신한카드의 실적 부진은 올해도 심각하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대비 31.3% 급감한 3804억원에 그쳤다. 주요 카드사 중 가장 큰 하락세다. 삼성카드와 격차가 1000억원 이상 벌어지며 당분간 1위 탈환은 어렵다는 관측이다.
이에 신한카드는 지난 6월 조직개편을 통해 팀장급 30%를 축소하는 등 체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60명을 더하면 최근 2년간 희망퇴직자 규모는 160명을 넘어선다. 앞으로도 지속적인 조직 슬림화를 통한 비용 효율화로 수익성 악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비정규직 구조조정에 따른 반발은 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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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025.11.19 peterbreak22@newspim.com |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민주노총 등에 가입을 문의하며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는 등 노조 차원의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직원들도 추가적인 인력감축을 우려해 역시 단체 행동을 검토 중이다.
특히 내년 3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신한카드가 대규모 비정규직 정리를 추진한다는 점에서 여권 반응도 예민하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실질적 사용자인 원청을 상대로 각종 교섭을 요청할 수 있고 무엇보다 일방적인 정리해고나 사업장 이전 등이 발생할 경우 합법적인 쟁의 활동도 가능해진다.
따라서 업권에서는 법 시행 이후에는 하청 노동자 노동권이 대폭 강화, 사측 주도의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신한카드의 비정규직 감축이 이른바 '노란봉투법 리스크'를 사전에 줄이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일부 의원실에서는 신한카드를 포함한 주요 금융사들의 비정규직 고용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해당 의원실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취지에 어긋나는 정황이 있다면 내년 법 시행 이후 국회 차원의 대응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카드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민주노총 관계자 역시 "구조조정 절차에 있어 부당함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는 단계"라며 "노동시장개혁을 추진하는 정부 방침과도 위배되는 상황이다. 필요할 경우 국회에 도움을 요청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한카드 측은 "콜센터 등 비정규직 인력 감축이 진행중인 건 맞지만 구체적인 규모 등은 하청업체에서 담당하기 때문에 본사에서 확인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계약해지는 인공지능(AI) 도입 등으로 업무 환경이 바뀐점과 일부 아웃바운드 마케팅 종료에 따라 인력 감축이 필요하다는 내부 결론에 따른 것으로 인건비 절감 등과는 전혀 무관하다. 아울러 노란봉투법과도 전혀 연관성이 없다는 점도 명확하게 밝힌다"고 덧붙였다.
peterbreak22@newspim.com
yunyu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