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출판

속보

더보기

[인터뷰] "헤겔이 '정신현상학'을 쓴 목적은 원대한 '공동체 정신'의 실현"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이병창 전 동아대교수 50년 연구 결정체
『정신현상학 번역과 주해 1·2권』출간
1900여쪽의 꼼꼼한 주와 해제
세계 철학사에 유례를 찾기 힘든 대작

[서울=뉴스핌] 김능옥 기자="정신이 취하는 삶은 죽음을 피하면서 그 자신이 파멸되지 않게 고이 보존하려는 삶이 아니라 오히려 죽음을 감내하면서 바로 그 죽음 속에서 자기를 유지하려는 삶이다. 정신은 절대적인 분열 속에서 자신 자신을 발견하는 가운데서만 그 진리를 획득한다(중략)……. 지성은 부정적인 것을 직면하면서 그 부정적인 것에 머무르는 가운데서만 그와 같은 위력을 보여줄 수 있다.―이와 같은 위력은 우리가 위에서 주체라고 불렀던 것과 같은 것이다. (헤겔 『정신현상학』 서문) 

『정신현상학 번역과 주해 1·2권』

이 문장은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인생 문장이다. 언제 읽어도 새롭다. 하지만 깊은 뜻을 알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이 구절 뒤에 주와 함께 해제가 선물처럼 붙어있다. 일단 해제를 읽어보자. 

해제2: (중략) 헤겔은 지성의 추상화나 분석을 피하는 것은 죽음을 두려워하는데, 이는 무기력한 아름다움에 지나지 않으며 참된 지성은 이런 추상화를 통한 "죽음을 감내하면서 바로 그 죽음 속에서 자기를 유지하는 삶"이라 한다. 또한, 헤겔은 지성이란 "부정적인 것을 직면해 부정적에 머무르는 가운데 위력"을 지닌다고 한다.

해제3: 여기서 우리는 자연히 이렇게 묻게 된다. 분석활동이나 추상화는 과연 이런 객관적 본질에 이를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 길은 어떤 길인가? 헤겔은 이 길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즉 주체는 "자신의 지반[개념]에서 출현하는 규정성에 현존을 부여하는" 가운데 "직접적 존재[직접적 인식]을 지양하고 이를 참된 실체[실체적 인식]로 되게 한다" 라는 것이다. (중략) 

이병창 전 동아대교수가 『정신현상학 번역과 주해 1·2권』 (이병창 역, 먼빛으로)을 출간했다. 헤겔 철학의 탯줄이라고 간주되는 『정신현상학』이 본문 번역과 함께 주와 해제를 달고 세상에 나온 것이다. 약 1200여개의 주와 해제가 달린 1900여 쪽의 대작이다. 세계 철학계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50년 연구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병창 전 교수는 번역자 서문에서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듯하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을 이해한답시고 약 1,200개의 주를 달고 거의 한 구절마다 해제를 덧붙였더니, 바닷가 바위에 붙은 굴 딱지 같은 모습이 아주 흉하게 보인다.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가 하는 한숨이 절로 나온다"고 섰다. 번역 과정과 해제를 붙이는 작업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작업이었는지 눈에 보이는 듯하다. 

헤겔이 『정신현상학』을 쓴 목적을 무엇일까?. 이병창 전 교수는 "『정신현상학』에서 정신의 도야를 통해 헤겔이 획득하고자 하는 최종 정신의 형태는 절대정신이다. 헤겔에서 절대정신은 공동체 정신이라 하겠다. 이 공동체 정신은 '헨 카이 판 [Hen Kai Pan:All-Einheit]'의 정신이며 곧 하나가 전체이며 동시에 전체가 하나인 정신이다. 다시 말하면 하나 속에 이미 전체의 계기가 포함돼 있고 동시에 이 하나는 전체를 이루는 한 계기라는 말이다" 라고 밝히고 있다. 

즉 그는 "『정신현상학』에서 헤겔이 모색했던 정신 역시 이런 헨 카이 판의 정신이며 헤겔은 이 정신을 정신의 도야 끝에 도달하는 절대정신으로 형상화 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정신현상학』 구조를 설명하는 글에서 헤겔의 절대정신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헤겔의 절대정신은 곧 공동체다. 이 공동체는 단순히 공동의 목적(이성, 법)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 공동체는 그와 동시에 개별 의지의 통일체 즉 집단의지 또는 공동 자아를 말하며, 이는 국가라는 형태로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정신현상학』은 '감각적 확신' '지각' '힘과 지성'을 다루는 의식 장과 자식의식 장, 이성 장, 정신 장, 종교 장을 거쳐 절대지에 이르는 의식 경험을 길을 다루고 있다. 이 의식 경험의 길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감각적 확신'을 예를 들어보자. 내 방에서 종이에 '여기'라고 쓴 다음 이것을 주차장에 가져가 보자. 그럼 '여기'는 아까는 방이었는데 지금은 주차장이 된다. 특정한 개별자라고 생각했던 '여기'가 개별자가 아니라 보편자임이 드러난다. 즉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이런 모순을 통해 감각적 확신은 지각으로 이행한다. 보편적인 것이라는 새 대상을 파악하는 의식은 지각이다. 지각 의식의 대상은 사물이고 지각 의식은 사물을 보편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소금'을 예를 들어 사물의 특성을 살펴보자. 소금은 희다. 또한 짜다. 또한 딱딱하다. 또한 육면체이다. 소금을 구성하는 속성들은 서로와 무관하게 독립해 있으면서 '또한' 이라는 방식으로 결합돼 있다. 소금이 다른 사물과 구별된 속성을 갖는다는 것은 그것을 구성하는 속성들 각각이 다른 속성들과 구별되는 구별적 성격을 가져야만 한다. 하지만 소금이 소금이기 위해서는 다른 것과 구별되어야 한다. 이 구별은 다른 것과 '관계'하는 것이다. 결국 사물은 자신의 동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소금이 소금이기 위해-다른 것과 관계해야 하는 모순 속에 놓인다. 이렇게 사물은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자기동일성이 아니라 관계임이 밝혀진다. 이로서 자기동일적인 사물은 모순에 의해 파괴되어 몰락한다. 

지각의 대상은 사물이다. 지각은 처음에 사물을 하나의 통일체로서 보편적인 것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사물을 잘 관찰해보면 지각의 생각과는 달리 그것이 통일체가 아니라 '관계'임이 밝혀진다. 관계는 더 이상 지각에 의해 파악될 수 없고 오성에 의해 파악된다. 이렇게 『정신현상학』은 의식의 경험의 길을 모순을 통해 이행해간다. 이 의식 경험의 길은 미세한 차이를 통해 절대지에까지 지루할 정도로 더디게 진행된다.

 대학원 석사 과정에서부터 평생 『정신현상학』을 연구하고, 헤겔의 비밀을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일념으로 한 길을 걸어 온 이병창 전 동아대교수와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먼저 『정신현상학 번역과 주해 1·2권』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해제를 붙인 『정신현상학』 출간은 세계 철학사에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출간 과정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요. 

▲ 예, 무엇보다 헤겔을 이해하는 게 힘들었습니다. 전체가 전개되는 구조나 전개 방식은 일찍 이해됐습니다만, 정신이 운동해서 도달하는 최종 결과인 절대정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절대정신 앞부분은 인식과 의지를 다루었어요. 의식은 개별적 인식을, 자기의식은 개별적 의지를, 이성은 일반적 인식을, 정신은 일반적 의지를 다룹니다. 그러면 절대정신에 이르러 다시 정신이 운동할 때 그 운동은 무엇인가, 정신의 어떤 측면이 여기서 또 운동하는가 하는 의문에 사로잡혔거든요.

헤겔의 절대정신을 이해하는 데 그가 쓴 미학 강의가 도움이 됐습니다. 미학 강의에서 헤겔은 예술과 종교, 철학이 정신을 표현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지닌다고 합니다. 제가 이 미학과 관련해서 '헤겔 미학 산책'이라는 책을 썼는데 그 속에 상세하게 밝혀놓았습니다만, 여기서 표현이라는 개념을 통해 정신에서 인식과 의지 외에 표현의 측면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절대정신은 이런 정신의 표현에서 일어나는 운동을 다룬다고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절대정신은 종교를 거쳐 절대지에 이르는 운동을 전개하는데 이 과정은 곧 절대정신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방식과 관련됩니다.

정신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는 인식과 의지보다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만, 역사 속에 이런 인식은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근대가 형성되는 초기에 근대정신은 종교적으로 인식됐습니다. 그로부터 예를 들어 16세기 독일농민전쟁, 우리나라의 동학 전쟁이 발생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종교적 투쟁은 그 내부에 근대적 정신을 인식에서나 의지에서 담고 있습니다만, 시대정신의 정신을 표현하는 방식의 차이 때문에 이런 종교적 투쟁은 항상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표현의 문제가 특히 역사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헤겔은 바로 이런 표현의 중요성 때문에 절대정신을 전개했던 것이죠.

난해한 헤겔의 정신현상학에 약 1200여개의 해제를 달아 헤겔 철학의 비밀을 풀고자 했던 이병창 전 동아대교수. 1900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은 50년 연구의 결정체이다.

 ―슬라보예 지젝은 『정신현상학』 서문에 나오는 '부정적인 것과 함께 머물기'를 그의 책 제목으로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헤겔 철학의 핵심 키워드인 '부정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 지젝의 책 부정적인 것과 함께 머물기는 저도 읽어 보았습니다. 그 말 자체가 헤겔이 정신현상학 서문에서 했던 말인데요. 헤겔은 모순에 부딪히기까지 사유가 나가야 하며, 이때 모순을 절충하는 식으로 쉽게 해소하려 하지 않고 그 모순의 핵심에 육박해 그 모순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거죠.

그만큼 헤겔은 사유에서 부정성, 모순을 강조했습니다. 사실 모든 논리적 사유는 부정성이 들어가죠. 그만큼 부정성을 이해하는 것이 사유를 이해하는 데서 결정적입니다.

그런데 이 부정성을 이해하는 방식에 두 가지가 있어요. 헤겔은 추상적 부정과 특정한 부정을 구별했어요. 추상적 부정은 흔히 논리학에서 하듯이 문장 전체를 부정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빨간색이다(P)'라는 명제를 부정하면, '이것은 빨간색이 아니다'가 나오는데, 형식 논리학은 이를 '이것은 빨간색이다'라는 명제의 부정(-P)으로 이해하죠. 예를 들어 '이것은 수 3이다'라거나 '이것은 코끼리다'라든가 모두가 부정에 해당합니다.

그러나 헤겔은 특정한 부정 개념을 사용합니다. 이는 곧 자기가 유래한 것을 부정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이것은 빨간색이다'를 부정하면 '이것은 빨간색이 아니다'인데 이것은 특정한 부정 개념에서는 예를 들어 '이것은 노란색이라'든가, '이것은 파란색이라'는 명제가 됩니다. 즉 부정이 여기서는 술어에만 걸리는 것이죠. 이런 특정한 부정 개념에서는 빨간색, 노란색 등이 일정한 개념 체계를 형성하고 있고 양자는 서로 대립하는 관계에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즉 이런 특정한 부정은 반성적 사유를 전제로 하는 것이죠. 즉 어떤 것은 그 자신으로서가 아니라 타자와 대립하면서 자신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죠.

얼핏 이 차이가 크게 중요하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여기서 부정의 부정, 즉 이중 부정을 생각해 보면, 그 차이가 쉽게 드러납니다. 추상적 부정에서 -(-p)=p입니다. 동어반복이죠. 그러나 특정한 부정에서는 이중 부정 즉 빨간색도 아니고 빨간색이 아닌 것도 아니다는 이중 부정 또는 모순은 색이라는 일반 규정에 도달합니다. 부정의 부정을 통해 즉 모순을 통해 개별자에서 일반자로 인식이 발전한다는 사실이 여기서 드러나게 되죠.

형식논리에서 추상적 부정은 사유가 사태의 외부에 머무른다는 것을 잘 보여줍니다. 마치 기하학적 공간이 삼각형에 전혀 어떤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과 같아요. 그러나 특정한 부정은 사유의 개념 체계를 통해 사태를 이미 선험적으로 구성하고 있으며 부정은 사태 내부에 들어가서 사태 자체를 개별성에서 일반성으로 운동하게 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마르크스는 『정신현상학』이 헤겔철학 탄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헤겔 철학에서 『정신현상학』이 갖는 위상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 헤겔의 철학은 학문적인 방식으로 전개됩니다. 즉 추상에서 구체로 나가죠. 물론 이 과정에서 모순을 거쳐나갑니다. 거의 모든 헤겔의 저서는 이런 학문적 방식으로 쓰여 있어요. 그러나 정신현상학은 이런 학문의 예비학으로서 예외가 됩니다. 여기서는 개별에서 일반으로 나가고, 이 과정은 마침내 학문이 전개되는 지반인 개념에 이르는 과정이죠. 물론 이 학문이 아니라 학문에 이르는 과정은 정신현상학에서 말하는 의식 경험의 길이라는 방식으로 나갑니다. 즉 모순에 부딪혀 자기 내로 반성하는 운동이죠.

정신현상학은 그런 가운데 헤겔의 다른 철학, 학문에서 말한 내용이 대부분 들어 있습니다. 자연철학, 법철학, 종교 철학, 예술철학이 의식 경험 속에 포함돼 있습니다. 다만 형식적 학문인 논리학만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거기서 사용되는 개념이 여기서는 구체적으로 사태와 연관해서 제시되죠.

저는 정신현상학이 이를 통해 헤겔이 자기의 철학에서 지향하는 최종적 목적을 잘 보여준다고 봅니다. 헤겔은 자기 시대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고 보는데, 그는 이 공동체가 가능한 조건인 이성적 목적, 자유로운 의지, 조직적인 단결을 정신현상학에서 정신이 발전하는 과정을 통해 찾아보려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감각적확신, 지각, 오성, 자기의식을 거쳐 이성, 정신, 종교, 절대지에 이르는 정신의 기나긴 도정을 담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영혼의 길을 모순에게 묻다』라는 저서에서 『정신현상학』은 역사적 생기를 통해 서술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역사적 생기'란 어떤 개념인지요. 역사를 논리에 투사했다는 말과 같은 개념인지요. 

▲ 정신현상학의 길은 의식 경험의 길입니다. 의식이 모순에 부딪힘으로써 자기 내로 반성해서 개별적 의식에서 일반적 의식으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은 대상의 운동을 통해 매개됩니다. 의식은 일정한 개념 체계를 통해 대상을 구성합니다. 모순에 부딪힌다는 것은 의식이 자기 밖에 있는 대상과 대립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기밖에 대상은 처음에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그러나 대상이 역사적으로 자기를 새로이 생기하면서. 지금까지 의식 밖에 있던 어떤 대상이 의식 앞에 출현하게 됩니다. 이 대상은 의식 밖에 있으므로 의식은 이를 규정하지도 못하고 거부하지도 못합니다. 즉 딜레마의 경험이죠. 이걸 헤겔은 물 자체를 경험한다고 말한다. 모순의 경험은 결국 대상의 역사적 생기를 전제로 하죠.

―헤겔은 『정신현상학』 관찰하는 이성 장에서 '정신은 뼈다'라는 유명한 말을 합니다. 흔히 대립하는 대상의 일치라고 하는 헤겔의 무한판단 개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 헤겔의 논리학에서 무한판단은 곧 자기 내 반성이 일어나서 새로운 판단형식으로 이행하는 매개고리가 됩니다. 이런 무한판단은 어디서나 등장하는데, 그 가운데 이성 장 관찰하는 이성에서 등장하는 것이 곧 '정신은 뼈다'라는 골상학의 주장입니다. 여기서 정신은 관념적인 것이고 뼈는 물질적인 것이니, 서로 모순적인 것이 직접 결합해 있습니다. 정신은 뼈라는 주장은 한편으로는 이성의 실현입니다. 즉 이성이 자기를 현실 속에서 즉 정신이 뼛속에서 자기를 발견한다는 것이죠. 그러나 이런 실현은 매개가 없는 직접적인 실현이며, 가장 모순적인 것의 직접적인 통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곧바로 자기를 부정할 수밖에 없죠. 헤겔은 골상학이 한편으로 이성이 자기를 실현한 것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가장 모순된 것이어서 이제 새로운 이성 개념으로 반성할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정신은 뼈라는 주장은 무한판단을 보여주는 예이지만, 이것이 헤겔 무한판단의 최고봉은 아닙니다. 그 뒤에서도 무한판단은 다른 다양한 형식을 통해 새롭게 등장합니다. 

―헤겔의 『정신현상학』은 몰라도 헤겔의 '절대지'는 많은 사람들 언급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어느 저서에서 '절대지'를 사물의 시선, 존재가 우리를 현상시키는 세계로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절대지'에 대해 쉽게 설명해주십시오. 

▲ 헤겔에서 절대정신은 정신이 자기를 표현하는 운동이 전개되는데, 보통 종교, 예술, 철학으로 전개됩니다. 이 가운데 종교는 환상을 통해, 예술은 이미지를 통해 마지막 철학은 절대정신을 개념을 통해 설명합니다. 이 개념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구체적 개념 즉 체계화된 개념을 의미하며 일반성과 개별성이 특수성을 매개로 해서 통일되는 관계에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의 설명은 절대정신의 형식과 관련된 것이고, 이제 내용과 관련하여 말하자면, 절대정신은 내용으로는 공동체의 단결된 의지를 의미합니다. 이런 공동체가 종교적으로 나타나면 삼위일체의 신으로 나타나고 예술로 나타나면, 가상적 예술로 나타납니다. 철학적으로는 개념의 체계를 통해 공동체가 규정되죠. 이렇게 개념의 체계를 통해 규정된 공동체의 의지가 곧 헤겔이 이상으로 삼는 국가 즉 법철학의 국가입니다. 

―80년대 우리나라 학생운동세대들은 마르크스를 이해하기 위한 과정으로 헤겔을 공부했습니다. 그래서 헤겔에게는 좌파 이미지가 배어 있습니다. 하지만 헤겔이 고전경제학을 공부하고 자본주의를 깊이 있게 이해한 부분은 많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실용주의자 헤겔을 말씀해 주신다면.

 ▲ 헤겔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읽고 그 영향은 그의 철학 전체에 깊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물론 헤겔은 마르크스와 달리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어요. 그는 애덤 스미스의 이론을 경제학적 문제로만 이해하지 않고 그의 이론에 깔린 철학적 근본 전제에 주목했어요.

우선 사회는 단순히 개인의 집합체가 아니라 개인의 상호 작용하는 관계라는 것이죠. 개인의 상호작용 관계는 개인의 활동이 이루는 결과는 그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결과를 낳습니다. 그 결과는 다양한데 상호 이익이나 상호 파괴라는 극단적 결과도 가능하죠. 헤겔은 인간 사회 전체를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런 다양한 상호작용의 관계가 발전하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그리스 사회나 로마 사회 그리고 근대는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각자 상호작용하는 관계입니다. 헤겔은 정신현상학 정신 장에서 역사적 사회의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서술합니다.

그리고 근대를 시장 관계로 파악하는데 헤겔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소외라는 개념으로 파악합니다. 그것은 이 보이지 않는 손은 개별 대상에 내재하면서도 초월하는 것이고, 이 소외라는 개념을 통해 헤겔은 근대를 소외된 정신으로 규정하고 근대 개신교의 신을 소외라는 개념을 통해 파악하죠.

법철학에 이르면 헤겔은 근대의 시장 관계가 전체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정의가 실현되고 최선이기는 하지만, 시간상으로 끊임없이 요동하면서 불균등과 불합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즉 시장 가격은 자연 가격으로 항상 이탈할 수 있다는 거죠. 이런 불균등이나 불합리는 국가의 개입 때문에 부분적으로 해소될 수 있다고 보면서, 복지국가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제시합니다. 후일 프로이센 후신인 독일 제국에서 비스마르크가 복지국가를 위한 정책을 세계 처음으로 실현할 때, 물론 당시 등장한 사회민주당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이기는 했지만, 헤겔과 같은 철학자의 복지국가 개념이 이미 확산했기 때문입니다.

 ―헤겔은 사회를 '상호관계'를 통해 형성됐다고 보는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개인이 개별자이면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특수자로 보는데요. 이 특수자가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면서도 사회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헤겔이 그리는 사회는 어떤 사회입니까? 

▲ 절대정신은 곧 공동체 즉 공동 의지입니다. 그것은 형식적으로는 절대지 즉 개념 체계를 통해 제시됩니다. 내용으로는 이것은 삼위 일체적 국가체제를 의미합니다. 이런 삼위일체적 국가의 구체적 방식은 법철학에서 제시됩니다.

법철학에서 헤겔은 근대 시장 관계를 긍정합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균형적이지만 단기적으로는 요동하므로, 국가가 나서서 이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소위 복지국가 개념입니다.

또 국가 체제를 왕과 관료, 의회로 구성합니다. 각자는 전체이면서 동시에 전체의 한 계기가 됩니다. 언뜻 보면 프로이센의 봉건 국가를 닮은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달라요. 의회와 관료가 독립적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보면 사회주의 국가 체제 주석-의회-정당이라는 방식에 가깝다고 하겠어요.

 ―흔히 헤겔을 자유의 철학자라고 합니다. 칸트가 '도덕법칙'의 근거로서 자유의 근원을 천착했다면 헤겔의 자유의지는 어디에 방점이 찍혀있는지 궁금합니다. 

▲ 자유 의지는 형식적 자유의지와 내용적 또는 실질적 자유의지 구분됩니다. 전자가 흔히 우리가 자유의지라고 하는 것이고, 이는 결정 선택의 자유이며 부르주아 사회의 자유입니다. 후자는 정의가 실현되는 자유이죠. 즉 각자에게 자기에게 주어져야 할 몫이 실질적으로 보장되는 자유입니다.

이런 자유에서 다시 자율성, 자발성이 구분됩니다. 칸트의 순수 의지는 곧 자율성의 개념이고 여기서 순수 의지와 개별 욕망이 대립한다는 것이 전제됩니다. 이어서 낭만주의자의 자유의지는 자발성인데, 이는 순수 의지와 개별 욕망이 통일된 상태입니다. 그러므로 순수 의지가 내적으로 즉 저절로 발생하게 되죠.

헤겔은 이런 낭만주의 자발성 개념을 넘어서서 절대정신을 주장합니다. 이게 헤겔적 자유의지인데요. 이는 낭만주의 자발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개념입니다. 자발성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이에요. 그 때문에 자주 한편에는 오만에 빠집니다. 이런 자발성은 항상 타인과 대립하게 되면서 낭만주의적 자발성에 기초한 역사적 운동은 무정부주의 운동에서 자주 보듯이 항상 분열을 면하지 못합니다. 다른 한편으로 자발성은 역사적 현실 앞에서 무기력에 빠져서 결국 아름다운 영혼처럼 죽음을 동경하게 됩니다.

헤겔은 이런 낭만주의 한계를 넘어서서 절대정신을 제시합니다. 이 절대정신은 공동의 의지를 구성하면서 역사를 움직이는 힘이 됩니다. 소위 나중에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말한 전위 정당의 개념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되리라 믿습니다. 이런 공동의 의지에 이르기 위해서는 서로 결함을 인정하고 그 결함을 타자를 통해 메워야 합니다. 마치 눈이 먼 사람이 걷지 못한 사람을 등에 태우고 길을 가는 것과 같다고 하겠습니다.

헤겔은 구체적으로 이를 종교적 사랑의 개념을 통해 제시합니다. 헤겔은 이 종교적 사랑도 한계가 있다고 보면서 그것을 넘어 절대지를 제시하죠. 이것은 제도화된 사랑의 개념으로 볼 수 있어요. 이런 제도는 삼위일체라는 기독교적 개념을 발전시킨 것인데 각자가 전체이면서 동시에 전체의 한 계기라는 방식으로 결합한 공동 의지를 형성하게 되죠. 이게 헤겔인 법철학에서 설명한 국가의 조직 방식입니다. 

―일부 비판자들은 헤겔을 '동일성의 철학자'라고 하는데 선생님은 '차이의 철학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도 '자기 차이'를 언급하시는데…. 

▲ 헤겔을 동일성의 철학자라고 보는 것은 정말 헤겔을 잘못 읽는 것이죠. 헤겔은 셸링의 낭만주의 철학을 오히려 동일성의 철학이라고 비판합니다. 아도르노도 그렇고 현대의 구조주의자들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헤겔은 철학은 오히려 차이 철학의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들뢰즈의 철학은 동일성 개념의 다양한 종류를 설명합니다. 추상적 동일성, 반복강박의 동일성(원형 반복), 그리고 미분의 동일성인데, 헤겔의 철학은 세 번째 즉 미분의 동일성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미분이 differential인데 이것이 흔히 차이로 번역됩니다. 헤겔의 철학적 논리의 바탕에는 이 미분 개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헤겔이야말로 차이의 철학이라 할 수 있죠. 헤겔이 논리학에서 무려 100쪽에 걸쳐 수학에서 미분 개념을 분석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르고 있어요.

이 미분적 차이는 두 대립하는 힘의 상호 관계를 통해 형성됩니다. 그러므로 한편으로 양자를 통일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대립한 두 가지를 동시에 생성합니다. 이런 미분적 차이의 개념이 두 대립하는 항을 매개합니다.

 이병창 전 교수는 2023년 3월부터 마포구 서교동 대안 인문학 배움터인'대안연구공동체' 에서 『정신현상학』 을 매주 목요일 일반인에게 강의하고 있다. 그는 『영혼의 길을 모순에게 묻다』 『정신의 오디세이』 『헤겔의 정신현상학』 『불행한 의식을 넘어』 등 다수의 『정신현상학』 해설서도 출간했다. 이번에 출간된 해제본과 함께 일독을 권한다.

kima10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KF-21, '전투용 적합' 최종판정 받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한국형전투기(KF-21) 보라매가 7일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전투용 적합' 판정을 획득하며 체계개발의 최종 관문을 통과했다. 2015년 12월 체계개발 착수 후 10년 5개월, 2023년 5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 이후 약 3년간의 후속 시험평가 끝에 이뤄진 결과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스웨덴·일본에 이어 독자 전투기 개발 능력을 완전히 확보한 8번째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1월 12일 경남 사천 남해 상공에서 KF-21 시제 4호기가 비행성능 검증 임무를 수행하며 비행시험을 전면 완료했다. KF-21 개발은 총 1600여 회, 1만3000개 항목에 이르는 비행시험을 단 한 번의 사고 없이 완료하며 안전성을 입증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산업 제공] 2026.05.07 gomsi@newspim.com 방사청에 따르면, KF-21은 2021년 5월 최초 시험평가를 시작해 올 2월까지 약 5년간 지상시험을 통해 내구성과 구조 건전성을 검증했다. 특히 2022년 7월부터 2026년 1월까지 42개월간 진행된 비행시험에서는 총 1600여 회 비행에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극저온·강우 등 악천후 조건 하 비행, 전자파 간섭 하 비행, 공중급유, 무장발사시험 등 1만3000여 개의 다양한 시험조건을 통해 비행 성능과 안정성을 완벽하게 검증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전투용 적합 판정은 KF-21 블록-I(기본성능·공대공 능력)의 모든 성능에 대한 검증이 완료됐음을 의미한다. 방사청은 KF-21이 공군의 작전운용성능(ROC)을 충족하고, 실제 전장 환경에서 임무 수행이 가능한 기술 수준과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노지만 방사청 한국형전투기사업단장은 "국방부·합참·공군·한국항공우주산업(KAI)·국방과학연구소 등 민·관·군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이룬 결실"이라며 "향후 양산 및 전력화도 차질 없이 추진해 공군의 작전수행 능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방사청은 비행시험 효율화를 위해 시험 비행장을 사천에서 충남 서산까지 확대하고 국내 최초로 공중급유를 시험비행에 도입했다. 그 결과 개발 비행시험 기간을 당초 계획보다 2개월 앞당길 수 있었다. KF-21 체계개발 사업은 올해 6월 종료되며, 양산 1호기는 올해 하반기 공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양산 1호기는 지난 3월 25일 경남 사천 KAI 공장에서 출고됐으며, 4월 15일 출고 22일 만에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물량은 순차적으로 실전 배치될 계획이며, 추가무장시험을 통해 공대지 무장 능력도 확보할 예정이다. 공군은 2032년까지 총 120대를 전력화할 계획으로, KF-21은 노후화된 F-4E·F-5E 전투기를 대체하는 한편, 대한민국 영공방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방사청은 "검증된 성능을 바탕으로 글로벌 방산 4대 강국 도약의 서막을 여는 K-방산 수출의 핵심 무기체계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gomsi@newspim.com 2026-05-07 11:35
사진
한덕수 '내란가담' 항소심 징역 15년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1심과 같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지만, 형량은 8년이 깎이며 대폭 낮아졌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1부(재판장 이승철)는 이날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앞서 1심은 그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바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7일 항소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한 전 총리가 지난해 11월 26일 1심 결심 공판에서 최후변론을 하는 모습. [사진=서울중앙지법 영상 캡쳐] ◆ '내란 중요임무' 유죄 인정…위증은 일부 무죄로 뒤집혀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면서도 형량을 징역 15년으로 대폭 낮췄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비상계엄 선포 관련 절차적 요건 구비 ▲주요기관 봉쇄 계획 및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관련 지시 이행방안 논의 등 두가지 공소사실이 입증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계엄 선포에 따른 조치가 국회를 봉쇄하는 등 위헌·위법하며, 계엄 선포로 군 병력 다수가 집합해 폭동으로 나아갈 것으로 인식했다고 보인다"며 "이러한 인식 하에 이 사건 내란 행위에 가담하기로 결의해, 윤석열에게 형식적으로 의사 정족수를 채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칠 것을 건의하는 등 내란 행위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계엄 선포 직전 도착한 국무위원들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거나, 윤석열에게 의견을 제시하라는 언동을 하지 않은 점을 보면, 계엄에 반대했으나 결과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대접견실에 남아 이상민과 둘만 남아 10분 동안 계엄 관련 문건과 단전·단수 조치 문건을 자세하게 검토하고 협의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대통령의 명령을 받아 (단전·단수) 지시사항을 차질 없이 실행되게 독려해 내란의 중요한 임무에 종사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사후 계엄 선포문' 관련 허위 공문서 작성·대통령기록물 관리법 위반·공용서류 손상 혐의 등은 재차 유죄로 판단됐다. 다만 1심에서 전부 유죄로 인정된 위증 혐의는 이날 항소심에서 일부 무죄로 뒤집혔다. 재판부는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에서 '김용현이 이상민에게 문건을 주는 것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부분과 관련해 "이상민이 김용현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교부받았을 때, 피고인이 당연히 봤을 거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1심에 사실오인·법리오해가 있었다고 봤다.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직후 추경호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해 국회 상황을 확인했다는 혐의와, 계엄 해제 국무회의 심의를 지연시켰다는 혐의는 재차 무죄로 판단됐다. ◆ 고법 "내란, 폭동으로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해"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내란죄는 폭동으로 국가조직의 기본제도 파괴함으로써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 자체를 직접 침해하는 범죄로서 그 성격과 중대성에 있어 어떠한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란죄는 국가기관 기능 마비에 그치지 않고, 법 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해 사회 안정성과 국민 기본권 보호 체계를 동시에 위협하는 중대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의 제1보좌기관이자 행정부 2인자이며 국가 정책 심의기구인 국무회의 부의장으로서 대통령의 권한이 합법적으로 행사되도록 보좌하고, 대통령을 응당 견제하고 통제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며 "피고인은 1980년 경 있던 위헌, 위법한 계엄 조치와 내란을 경험해 그런 사태가 야기하는 광범위한 피해와 혼란, 심각성과 중대성도 잘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부여받은 권한과 지위에서 오는 막중한 책무를 저버리고 위와 같이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려는 방법으로 내란에 가담하는 편에 섰고, 잘못을 감추려고 사후 범행도 저질러 죄책이 매우 무겁다"며 "자신이 저지른 죄책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부연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내란에 관해 이를 사전에 모의하거나 조직적으로 주도하는 등, 보다 적극 가담했다고 볼 자료는 찾기 어렵고 피고인은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되자 대통령을 대신해 계엄 해제를 위한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주재해 계엄이 약 6시간 만에 해제됐다"고 설명했다. 검정색 양복에 흰 셔츠, 노타이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한 전 총리는 선고 초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자 급격하게 어두운 표정을 보이며 여러 차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주문 낭독 직후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꾸벅 숙인 뒤 변호인과 대화를 나눈 뒤 퇴정했다. 특검 측은 선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원심 선고형에 미치지 못하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분석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hong90@newspim.com 2026-05-07 11:54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