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GDP 성장률도 0.1%에 그쳐… 1분기 0.7%, 2분기 0.3%에서 계속 둔화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영국 경제가 9월에 예상치 않은 역성장을 겪었다. 3분기 경제성장률도 직전 분기에 비해 뚜렷하게 낮아졌다.
재규어 랜드로버(JLR)가 해킹 피해를 입어 한 달 넘게 공장 운영을 중단한 영향도 있었지만 근본적으로 영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제기되고 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인플레이션과 치솟는 실업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적자 등 영국 노동당 정부가 사투를 벌여야 할 과제도 점점 버거워지는 양상이다.
영국 경제계 안팎에서는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다음달 1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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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3년 5월 6일 영국 런던의 한 식료품 매장에서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영국 통계청(ONS)은 13일(현지 시간) 9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싱치(0.0%)보다 0.1%포인트 낮았다.
지난 8월 성장률도 당초 발표했던 0.1%에서 0.0%로 하향 조정됐다.
부문별로는 생산이 -2.0%를 기록해 큰 폭으로 위축됐고, 서비스와 건설은 각각 0.2%씩 늘었다.
분기 성장률도 눈에 띄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3분기 GDP 성장률은 0.1%에 그쳤다. 지난 1분기 0.7%, 2분기 0.3%에서 시간이 갈수록 성장률이 뚝뚝 떨어지는 추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월의 경우 생산 부문이 크게 위축됐는데 이는 주로 자동차와 트레일러, 세미트레일러 생산이 28.6% 감소한 데 따른 것"이라며 "재규어 랜드로버가 한 달 내내 가동을 중단하면서 공급망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규어의 생산 중단으로 인한 GDP 감소분은 0.17%포인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이체방크의 영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산제이 라자는 "오늘 발표된 지표는 실망스럽다"면서 "영국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노동당 정부가 헤쳐나가야 할 길이 점점 험난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은 오는 26일 새 예산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전문가들은 약 300억 파운드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세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작년 예산안 발표 때 250억 파운드 규모의 국민보험료 인상안을 담았는데, 올해 또 다시 대폭적인 세금 인상이 발표될 전망"이라며 "실업률이 5%에 달하고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는 등 악화일로인 경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영란은행이 금리를 낮출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영란은행이 12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예상을 확대하고 있으며, 스왑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가능성을 83%로 보고 있다. 이 수치는 이번주 초만 해도 약 60% 정도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