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세 완화 기대감에 은행주 강세…'고배당 랠리' 재점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25% 인하 검토…정기국회서 본격 논의
전문가 "CET1 비율 양호한 은행은 내년 총주주환원율 50% 가능"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코스피가 연일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은행주가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당정이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등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예고하면서 대표적 고배당 업종인 은행주로 매수세가 유입되는 모습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4~11일) 동안 KRX 은행 지수는 5.67% 상승하며 업종 지수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개별 종목별로도 강세가 두드러졌다. KB금융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700원(1.32%) 오른 13만70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전날에는 장중 13만25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 |
최근 정치권에서는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현행 35%에서 25%로 낮추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9일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브리핑에서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할 수 있도록 배당 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의 합리적 조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구체적인 세율 수준은 추후 정기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도 1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예산정책처 주최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조건 없이 단순히 분리과세를 적용해야 한다. 세율은 여야 간 협의 가능한 부분이고 여당 내에서도 25% 최고세율 의견이 나와 있기 때문에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는 주식 배당소득을 다른 소득과 분리해 별도 세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통해 연간 배당금 ▲2000만원 이하 14%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 35%의 구간별 세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는 기존 종합과세 방식(최대 45%)보다 10%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적용 요건이 까다로워 시장 반응은 제한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인하 논의가 재점화되자, 시장에서는 은행주를 중심으로 배당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은행주 밸류에이션이 재평가(리레이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지주사들의 자본비율이 현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양호한 곳은 내년부터 총주주환원율 50%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며 "CET1이 가장 높은 KB금융은 총주주환원율이 53%, 신한지주와 하나금융도 50%에 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은행주는 지난 2년간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주당배당금(DPS)이 크게 확대되면서 2026년 기대 배당수익률이 4%를 상회하고, 자사주 포함 총주주환원 수익률은 7%를 상회할 전망"이라며 "은행주들이 앞으로는 주가가 상승할수록 자사주 매입·소각보다는 현금배당 규모를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은행업 주가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와 동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 2년간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속적으로 상승했고, 은행업 주가 역시 실적 개선에 더불어 주주환원까지 크게 확대되며 호조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는 정책 기대감과 유동성 확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로 2분기부터 매 분기 큰 폭의 상승을 시현했으나, 은행주는 2분기를 제외하면 크게 상승하지 않았다"며 "2026년에는 순이자마진 회복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더욱 강력한 주주환원에 힘입어 은행업의 본격적인 리레이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