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가법 뇌물 혐의' 정진상 85차 공판
"바뀐 진술은 '뇌물 3억'이 제일 커"
11월 21일 기일에 유동규 증인신문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대장동 사업의 핵심 민간 개발업자인 남욱 변호사가 7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정무조정실장 재판에서 '조사 과정에서 검사가 압박해 결국 검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 비슷한 증언을 했다'라는 취지로 증언했다. 특히 남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뇌물 3억원 관련 진술을 바꿨다는 게 골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는 이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정 전 실장의 85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사건은 애초 이재명 대통령도 함께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적용해 이 대통령 재판을 잠정 연기하고 지난 7월 15일 정 전 실장의 재판만 분리해 진행 중이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은 민간업자들이 2014년 8월~2015년 3월 대장동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성남시와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유착해 대장동 택지의 분양가를 실제보다 낮게 책정해 막대한 이득을 챙기고, 공사에는 손해를 입혔다는 게 주요 요지다.
정 전 실장은 민간업자에게 특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민간업자(화천대유) 보통주 지분 중 428억원을 받기로 한 혐의를 받는다.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2억4000만원의 뇌물을 수수하고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지난달 31일 남 변호사를 포함한 대장동 개발비리 민간업자 5명은 전원 유죄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는 "남욱이 유동규에게 준 뇌물 3억원 중 일부는 정진상과 김용(당시 성남시의원)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시했다. 선고를 마치고 법정 구속된 남 변호사는 이날 수의 차림으로 법정에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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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7일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관련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등에 대한 공판을 진행했다. 사진은 정 전 실장. [사진=뉴스핌DB] |
남 변호사는 자신이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이 '뇌물 3억원'에 대해 지난 9월부터 기존과 다른 증언을 하고 있다. 당초 남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에게 건넨 3억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했지만 지난 9월부터 '검사에게 전해 들은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역시 남 변호사는 "(검사가) '나눠서 준 것 기억 못 하냐'고 얘기했기 때문에 (제가) '그랬나요'라고 하면서 기억하게 됐고 조서에 담기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당시 조사받던 검사실에 검사와 유동규가 같이 와서 '사실관계가 이게 맞잖아. 왜 기억 못해' 이런 얘기를 한 적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가 '증인은 유동규 진술에 따라 증인 진술이 바뀌었다고 하는 데 그런 포인트가 있었던 거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뇌물이 제일 크다. 저는 김용, 정진상에 대한 얘기를 듣지 못했고 수사 과정에서 들은 게 명확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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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욱 변호사 [사진=뉴스핌DB] 2025.11.07 leemario@newspim.com |
아울러 남 변호사는 "(검찰이) '유동규가 이랬다던데 기억이 왜 안 나냐'는 식으로 검사가 여러 번 물었다"라며 "심지어 어떤 검사는 (2022년 9월 구치감 수감 당시) '배를 가르겠다'라는 얘기까지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저한테 '배를 갈라서 장기를 다 꺼낼 수도 있고, 환부만 도려낼 수도 있다'라고 했다"라며 "검사들의 수사 방향을 안 따라갈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이어진 변호사 측 신문에서 "증인에게 '배를 가른다, 장기를 꺼낸다'라고 말했던 검사는 2022년 9월 16일에서 18일 사이 피의자 신문을 했던 검사냐"고 묻자 남 변호사는 "아니다. 더 높으신 분이다"라고 말했다.
검찰과 변호사 양측의 신문이 끝난 후 재판부는 "증인이 기존 진술과 다른 진술을 하고 있어서 물어볼 수밖에 없다"라며 "검사가 '배를 가르겠다'라고 했는데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남 변호사는 지난 2022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1부에서 부부장검사로 근무했던 정일권 검사라고 답하며 "(정 검사가) 애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애들 봐야 할 것 아니냐, 여기(구치감)에 있을 거냐'라고 했고 그날 잠을 한숨도 못 잤다"라며 울먹거렸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기일인 오는 21일 유 전 본부장을 소환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유동규가 주요 증인이기도 하고, (대장동 본류 사건인) 1심 판결이 있어서 (상황을) 예상하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더 소환해서 진행할 수 있게 하겠다"라며 재판을 마쳤다.
100wins@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