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최근 국내 예능계에 '한일전' 바람이 불고 있다. 주로 스포츠에만 국한됐던 국가 대항전이 이제는 예능으로 옮겨졌다.
◆ CJ ENM, 일본과 맞손…한일 공동 합작 만든다
축구, 야구 등의 스포츠에서 전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경기가 바로 '한일전'이다. 오랜 역사 동안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음악 서바이벌 예능에서 한일전 포맷이 하나 둘씩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Mnet은 새 걸그룹 데뷔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 힙팝 프린세스'를 첫 공개했다. 이는 힙합·K팝·J팝 등 서로 다른 아이덴티티를 가진 참가자들이 힙합과 팝을 결합한 '힙팝' 장르로 걸그룹 데뷔를 두고 벌이는 한일 합작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특히 한국인 참가자 20명, 일본인 참가자 20명이 출연해 걸그룹 데뷔조에 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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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힙팝' 장르의 걸그룹 데뷔를 두고 벌이는 한일 합작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힙팝 프린세스'. 사진은 '힙팝 프린세스' 출연진. [사진=엠넷] 2025.10.15 moonddo00@newspim.com |
최종 데뷔조는 지난 8월, CJ ENM이 일본 광고대행사 하쿠호도와 만든 합작법인 챕터아이를 통해 데뷔하게 된다.
CJ ENM은 '힙팝 프린세스' 외에도 일본 주요 민영 방송사 TBS가 합작한 두 번째 프로젝트 프로그램 '싱크로'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이게 된다. CJ ENM은 지난 2021년 TB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 이후 탈출 서바이벌 프로그램 '무한루프'를 공동 제작해 한국과 일본에서 선보였다.
당시 '무한루프'는 2025 국제 포맷 어워즈의 '최우수 게임쇼 포맷(스튜디오)' 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되며 글로벌적인 관심을 모았다. 또한 내년 방송 예정으로 준비 중인 '싱크로'는 완벽한 두뇌를 갖고 있는 최고의 브레인과 압도적인 육체를 자랑하는 최고의 피지컬이 2인 1조로 한 팀을 이뤄 생존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특히 두 사람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협력해 미션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분리된 공간에서도 '싱크로'처럼 연결된 감각이 중요한 전술이 될 전망이다. CJ ENM과 TBS는 기획 단계부터 함께하는 것은 물론, 다수의 작품을 통해 탈출, 서바이벌 등 추리 장르 예능에 전문성을 가진 tvN 제작진이 투입됐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을 높인다. 또한 TBS에서는 '무한루프'를 연출한 미즈노 타케히사 PD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 예능 속 자리잡은 '한일전'…"선의의 경쟁 펼치는 가장 최적의 포맷"
지난 21일 첫 방송한 Mnet 밴드 경연 '스틸하트클럽'은 첫 예고편부터 한국 연주자들과 일본 밴드의 '라이브 한일전'을 앞세웠다. J밴드와 K세션이이 맞붙어 각기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J밴드는 완벽한 록 스타일을, K세션은 완성도 높은 '세션의 정석'을 선보이며 음악으로 뜨거운 경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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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류기찬 기자 = 지난 21일 첫 방송한 Mnet 밴드 경연 '스틸하트클럽'은 첫 예고편부터 한국 연주자들과 일본 밴드의 '라이브 한일전'을 앞세웠다. Mnet 스틸하트클럽 출연진과 제작진. 왼쪽부터 김은미 PD, 이형진 PD, 배우 문가영, 가수 정용화, 이장원 선우정아, 하성운. 2025.10.20 ryuchan0925@newspim.com |
또한 최근 은퇴한 배구 선수 김연경의 초보 감독 데뷔기를 그린 MBC '신인감독 김연경'에서도 그가 이끄는 고교 배구팀 원더독스의 첫 대결 상대는 바로 일본 고교 최강팀인 슈지츠 고등학교였다.
한일전은 예능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면서 스포츠에 이어 예능계에서도 열풍이 불고 있다. 한일전의 경우 즉각적인 화제성과 시청률 효과를 견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방송 후에도 높은 SNS 트렌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K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일전은 이전처럼 '라이벌 구도'보다는 문화적 교류와 상호 존중의 형태로 재해석되고 있다. MBN '한일가왕전'도 경쟁보다는 언어는 다르지만 음악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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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한일가왕전'에서 일본 가수 유다이가 국내 가수 우즈의 '드라우닝'을 열창했다. [사진=MBN '한일가왕전' 유튜브 캡처] 2025.10.27 alice09@newspim.com |
'한일가왕전'에서 일본 가수 유다이는 방송을 통해 한국 가수 우즈의 '드라우닝(drowning)'을 열창했고, 해당 유튜브 클립 영상 조회수는 316만뷰를 돌파하며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일가왕전'과 '힙팝 프린세스'처럼 일본 출연자들이 한국 예능에 출연하고, 이러한 예능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예능을 통해 한일전은 문화 교류의 장이 된 셈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음악 예능, 서바이벌의 경우 그동안 많은 프로그램이 방송이 됐기 때문에 기존의 프로그램과 차별성을 두기 힘들다. 이러한 문제를 국가 대항전 프레임으로 해결한 셈"이라며 "이 콘셉트로 신선함과 긴장감, 몰입도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전에 한일전은 단순 경쟁에 중점을 두면서 승부가 가장 중요시됐지만, 지금은 문화 교류가 늘면서 예전만큼 반감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서로 교류하고 감정을 공유하며 경쟁하는 선의의 경쟁 포맷으로 자리 잡고 있다"라며 "그럼에도 서로가 대결 상대라는 인식은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포맷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