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구금 사태 이후 첫 공식 접촉
불확실성 속 '정책 리스크 완화' 모색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미국 테네시주와 조지아주 주지사들이 한국을 방문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배터리 기업 경영진과 잇달아 회동을 한다. 이번 방한은 지난달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공장 한국인 구금 사태 이후 처음 이뤄지는 주정부와 한국 배터리 기업 간 공식 접촉으로, 신뢰 회복과 미국 내 투자 안정화를 향한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빌 리 미국 테네시 주지사는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 사장을 만났다. 리 주지사의 방한은 6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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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희 SK온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누리 IBK홀에서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SK온] |
SK온은 테네시에서 포드와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 공장을 건설 중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45기가와트시(GWh)로, 27킬로와트시(KWh) 용량 배터리 기준 약 60만대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다.
리 주지사는 이날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사장과의 면담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2공장을 이미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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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사장이 글로벌 인재 채용 행사 BTC in Chicago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
비슷한 시기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도 방한해 오는 24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이석희 SK온 사장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주지사들의 연쇄 방한은 단순한 투자 점검이 아니라, 기업·지역사회·주정부 간 신뢰 재구축을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조지아주 구금 사태 이후 현지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기업들은 비자와 노동 정책, 통상 규제 등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을 우려해왔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이번 회동은 '현지 파트너십 재정비'와 '제도 리스크 완화'를 위한 출발점으로 주목된다.
특히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관세 정책 변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 배터리 기업들은 지역 정부와의 직접 협력을 통해 경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현지 사업의 지속 가능성은 생산 능력보다 신뢰 관계에 달려 있다"며 "이번 방한은 주정부와의 파트너십을 복원하고, 투자 환경 전반을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테네시와 조지아는 각각 GM·포드·현대차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의 합작 공장이 집중된 핵심 주다. 두 지역 모두 배터리 생산 거점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어 인력 수급과 환경 인허가, 세제 혜택 등 지역 차원의 행정 지원이 필수적이다. 주정부 역시 한국 기업의 대규모 고용 효과를 기반으로 상호 협력 의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배터리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방한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커진 한·미 배터리 산업 협력 구조를 안정적 체제로 재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본다.
배터리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공장을 짓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강화해야 지속적인 투자 확대가 가능하다"며 "주정부와의 직접 대화 채널이 열린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