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슬림폰, 글로벌 프리미엄 시장 새 격전지로
삼성, '배터리·가격' 앞세워 애플과 승부 나서야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애플이 10일 오전 2시(한국시간) 역대 가장 얇은 아이폰 '에어'(두께 5.6㎜, 무게 165g 추정)를 공개하며 삼성전자 갤럭시S25 엣지(두께 5.8㎜, 무게 163g)에 맞불을 놨다.
애플과 삼성이 각각 플러스 모델을 배제하고 초슬림 신제품을 정식 라인업에 편입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인 '초슬림폰' 경쟁이 본격화됐다. 초슬림폰 시장에 선제 진입한 삼성전자가 주도권을 지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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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17 에어.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
애플은 이날 아이폰17 시리즈와 함께 아이폰 사상 가장 얇고 가벼운 '아이폰 에어'를 공개했다. 기존 플러스 모델을 대체하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시리즈에 정식 편입됐다. 두께 5.6㎜, 추정 무게 165g다. 애플은 공식적인 무게를 밝히지 않았다.
애플 측은 "미래에서 온 듯한 아이폰을 만들고 싶었다"며 "강력하고 얇고 가벼워 손에 들고 있는 느낌마저 없애려 했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앞서 삼성은 지난 5월 갤럭시 S25 엣지를 선보이며 초슬림 시장에 가장 먼저 포문을 열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 공개될 갤럭시 S26 시리즈부터 기존 플러스 모델을 빼고 엣지를 정식 라인업에 편입할 계획이다. 본격적으로 초슬림 스마트폰 시장을 차세대 성장 축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초슬림, 스마트폰 시장 新트렌드 부상
삼성과 애플이 나란히 초슬림 시장에 뛰어든 배경으로 프리미엄폰 수요의 무게중심 이동이 지목된다. 과거에는 카메라 성능, 대화면 등이 경쟁 요소였다면, 최근에는 휴대성과 경량성이 주요 구매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슬림 모델인 갤럭시 S25 엣지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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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갤럭시 S 플러스/엣지 모델 출시 첫 주 판매량 순위 [사진=카운터포인트] |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갤럭시 S25 엣지는 서유럽 판매 첫 주에 지난 2021년 S 21 플러스 이후 출시된 모든 플러스 모델보다 더 많이 판매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갤럭시 S시리즈 플러스는 최근 몇 해 동안 유럽에서 울트라나 기본형으로 수요가 옮겨가며 빛이 바랬다"며 "하지만 초슬림 형태와 보상 판매 혜택이 더해진 S25 엣지가 삼성이 약하던 구간을 채우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이나 대화면 모델은 특정 수요층에 강점이 있지만, 초슬림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범용성을 확보할 수 있는 메인스트림"이라며 "삼성과 애플 모두 이 시장을 선점하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 경쟁 우위 어디서 찾나…'배터리·가격' 지목
업계에서는 초슬림폰 경쟁에서 삼성의 우위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배터리 기술과 가격 전략을 꼽는다.
갤럭시 S25 엣지의 배터리 용량은 3900mAh로 울트라 모델(5000mAh)보다 줄었고, 아이폰17 에어는 2800mAh로 아이폰16(3561mAh) 대비 큰 폭 축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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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스토어 여의도에 전시된 갤럭시 S25 엣지 제품. [뉴스핌 DB] |
현재로서는 삼성이 배터리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단순한 배터리 용량을 넘어 효율성도 더 뛰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삼성은 갤럭시 S25 엣지에서 758Wh/L의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달성했다. S25 울트라(727Wh/L)를 상회하는 배터리 효율성을 확보한 것이다.
실제 사용자 평가도 긍정적이다.
갤럭시 S25 엣지를 사용하는 회사원 송 모씨(31)는 "평일에는 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하는 시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출근할 때부터 퇴근할 때까지 한 번 충전으로 사용하기엔 충분하다"고 말했다.
가격 전략도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초슬림 모델은 일부 기능에서 기존 플래그십 모델보다 제약이 있다. 따라서 소비자에게 '프리미엄 가치'를 설득할 수 있는 가격 포지셔닝이 필요하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초슬림폰은 단순히 두께 만이 아니라 배터리 지속 시간 같은 성능까지 사용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현재는 삼성이 해당 부분에서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풀이되지만 애플의 브랜드 파워와 마케팅 효과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배터리 혁신과 가격 전략이 두 회사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