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솔트 타이푼 작전 통해 美 3대 통신사 포함 600개 기업 침투"
美 합법 감청 시스템까지 침투...라우터 소프트웨어 등 집중 공격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화 통화까지 도청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연계 사이버 스파이 활동이 전 세계 80여 개국을 대상으로도 수년간 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미 연방수사국(FBI)이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에 따르면 브렛 리더맨 FBI 사이버 담당 부국장은 이날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벌어진 가장 중대한 사이버 첩보 침해 가운데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중국 정보요원들이 미국인의 사적 통신을 감시하고 해외 이동까지 추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FBI는 이들 해커들이 100만 건 이상의 통화 기록을 탈취했으며, 100여 명의 주요 인사를 직접 겨냥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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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코드 위로 중국의 오성홍기가 드리워진 모습 [사진=로이터] |
특히 해커들은 또 미국 정부가 법원 허가를 받아 운영하는 합법적 감청 시스템까지 침투해, 민감한 수사 및 사법 정보를 열람할 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솔트 타이푼(Salt Typhoon)' 작전으로 불리는 이 사이버 스파이 활동은 적어도 2019년부터 진행됐으며, 미 사법 당국은 지난해에야 이를 발견하고 대응에 나섰다.
'솔트 타이푼'을 통해 중국 연계 해커들은 통화 데이터, 특정 인사의 민간 대화, 법 집행 관련 기밀, 향후 공격에 활용될 수 있는 기술적 네트워크 정보 등을 확보했다고 WSJ은 소개했다.
해커들은 미국의 3대 이동 통신사인 버라이즌, AT&T, T-모바일의 네트워크에 광범위하게 침투했다. FBI는 현재까지 600여 개 기업에 해킹 가능성을 통보했으며, 국가별로 통신망 침해 정도는 다르거나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라우터 등 네트워크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알려진 취약점을 집중적으로 노려 침투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더맨 부국장은 "글로벌 차원에서 이 같은 정보를 대량으로 빼돌릴 경우, 특정 국가 하나를 겨냥했을 때보다 훨씬 다른 수준의 정보 그림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FBI는 이번 공격을 "대체로 차단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재발 방지를 위해 영국·캐나다·체코·핀란드·폴란드 등 동맹국들과 함께 해커들의 기술적 세부 사항을 담은 공동 메모를 발간했다고 WSJ은 보도했다.
반면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미국은 중국 정부와 연관성을 입증할 결정적이고 신뢰할 만한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면서 "중국은 모든 형태의 사이버 공격과 범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반박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