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랜스포머 모델로 하루 1조 건 데이터 6시간 내 분석
끊김 없는 시청 경험 제공, 고객 불만 콜 10% 감소
2026년 완전 자율 관리 체계 구축, 2027년 무인 운영 목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LG유플러스가 인공지능(AI) 기반 IPTV 품질 혁신에 나섰다. 고객이 불편을 느끼기 전에 AI가 스스로 문제를 예측하고 해결하는 시스템을 도입, '고객 불만 제로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26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 LG서울역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IPTV 서비스에 업계 최초로 AI 기반 '품질 예측 및 선제 조치 시스템'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UHD4 셋톱박스를 사용하는 90만 고객에게 우선 적용되며, 내년에는 약 400만 고객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IPTV 시장 정체 속에서 AI를 활용한 차별화 전략을 앞세워 고객 경험을 혁신하겠다는 포석이다.
강봉수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장은 이날 행사에서 "고객이 불편을 인지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해, 아침에 TV를 켜면 이미 정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LG유플러스는 통신사업자의 기본인 품질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기술은 통신사 최초의 독자적 개발 성과로 특허도 출원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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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 LG서울역빌딩에서 기자간담회 현장. 강봉수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
LG유플러스는 딥러닝 트랜스포머 모델을 활용해 이번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모델은 IPTV 시청 중 발생하는 로그 데이터뿐 아니라 인터넷 공유기(AP), 네트워크 연결 상태, 셋톱박스 작동 신호 등 700여 종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하루 1조 건에 달하는 데이터를 기존에는 숙련된 엔지니어가 7만 시간을 들여야 해석할 수 있었지만, AI는 이를 단 6시간 만에 처리해 분석 속도를 99.9% 단축했다. 이로써 데이터 해석 과정의 병목 현상을 없애고, 고객이 불편을 체감하기 전에 문제를 사전에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조현철 LG유플러스 데이터사이언스Lab장은 "AI는 고객 단말에서 10분마다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실제 고객이 체감하는 장애 수준을 확률로 계산한다"며 "예측된 수치와 현장 경험을 결합해 품질 혁신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품질 예측 시스템은 크게 세 단계로 운영된다. 먼저,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는 IPTV와 홈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데이터를 취합해 품질 저하 신호를 잡아낸다. 이어 학습 단계에서는 트랜스포머 모델이 정상 데이터와 장애 데이터를 학습하며 이상 여부를 분류한다. 마지막 조치 단계에서는 AI가 고객 단말기의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자동 재연결·재부팅 같은 원격 조치를 수행한다. 고객이 TV를 시청 중인지 여부를 먼저 판단해 체감 품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조치를 시행하는 것도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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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 LG서울역빌딩에서 기자간담회 현장. 김진만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 고객경험품질혁신담당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
시범 적용 결과는 고무적이다. AI는 고객 불만 발생 가능성을 약 30% 수준에서 예측했고, 실제 고객센터로 접수되는 불만 콜은 약 10% 감소했다.
김진만 LG유플러스 품질혁신센터 고객경험품질혁신담당은 "같은 증상이라도 고객마다 체감 강도가 달라 불만 제로화는 쉽지 않지만, 불만 콜 10% 감소는 상당히 의미 있는 성과"라며 "향후 전 셋톱박스로 확대 적용하면 고객 불편을 더욱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IPTV에 국한하지 않고 홈 네트워크와 무선 통신망까지 AI 선제 조치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인터넷 접속이 끊기거나 와이파이가 느려질 때, 고객이 알아채기도 전에 AI가 문제를 스스로 복구하는 서비스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완전 자율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2027년부터는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무인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상담 영역에도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도입해 고객 문의 시 AI가 적절한 조치 방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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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LG유플러스는 서울 용산 LG서울역빌딩에서 기자간담회 현장. 조현철 LG유플러스 데이터사이언스Lab장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
한편, LG유플러스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AI 신뢰성 확보를 위한 장치를 강화했다. 회사 측은 고객 데이터를 비식별화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데이터 활용 과정에서 ISO 42001과 같은 국제 인증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또한 AI 모델의 판별 오류를 줄이기 위해 내부 직원이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이중 안전망을 운영해,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철 데이터사이언스Lab장은 이와 관련해 "LG유플러스는 고객을 식별할 수 없는 비식별 데이터만 활용하며, 가입 약관에도 서비스 개선 목적의 사용이 명시돼 있다"며 "LG유플러스가 사용하는 트랜스포머 기반 AI는 생성형이 아니라 분류형 모델이라 환각(hallucination) 우려가 없고, 오탐 발생 시에도 내부 직원이 검증 과정을 거쳐 고객에게 잘못된 조치가 적용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