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잭슨홀 이벤트를 앞둔 경계감 속 대형 기술주들이 급락하면서 대체로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37.78포인트(0.59%) 내린 6411.37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14.82포인트(1.46%) 떨어진 2만1314.95로 집계됐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5포인트(0.02%) 오른 4만4922.27에 마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3.5% 내렸고, AMD와 브로드컴(Broadcom)은 각각 5.44%, 3.55% 하락했다. 고성장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는 9.35% 급락하며 S&P 500 구성 종목 중 가장 부진한 성과를 보였다.
테슬라도 1.75% 내리고, 메타 플랫폼스와 넷플릭스가 각각 2.07%, 2.48% 떨어지는 등 주요 기술주들도 압박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으로 보고 있다. 링컨파이낸셜 최고투자책임자 제이슨 브론케티는 "4월 이후 나스닥이 40% 이상 급등한 만큼, 역사적으로도 최근 경제 지표와 예상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을 반영해 시장이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잠시 멈춤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 핵심 이벤트는 8월 21~23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연준의 연례 심포지엄이다. 이 자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은 미국 경제와 통화정책 전망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편 인텔은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자본 투자를 유치했다는 소식에 6.97% 급등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일제히 하락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1.7bp(1bp=0.01%포인트) 내린 3.754%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3.7bp 하락한 4.302%, 30년물도 4bp 떨어진 4.902%에 거래됐다.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던 금리가 주춤한 것은 잭슨홀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자들이 관망세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는 0.15% 오른 98.27을 기록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0.12% 내린 1.1646달러에 거래됐다. 달러/엔 환율은 0.22% 하락한 147.54엔으로 집계됐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종전 가능성에 주목하며 하락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65.79달러에 마감해 81센트(1.22%)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9월물은 수요일 만기를 앞두고 배럴당 62.35달러에 마감해 1.07달러(1.69%)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양자 회담 개최 준비 중에 있다고 알렸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전보장 계획이 조만간 마련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면서 종전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이다.
금값도 내렸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0.6% 하락한 온스당 3358.7달러에 마감했다.
유럽증시는 앞으로 2주 안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개최될 수 있단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3.80포인트(0.69%) 오른 557.81로 장을 마쳤다. 올 3월 초 이후 5개월 반 만에 최고치에 올라섰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08.30포인트(0.45%) 상승한 2만4423.07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도 31.48포인트(0.34%) 뛴 9189.22로 마감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95.03포인트(1.21%) 전진한 7979.08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79.50포인트(0.89%) 오른 4만3021.22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52.10포인트(0.34%) 상승한 1만5303.80에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가 커지면서 방산주는 급격히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방산업체 레오나르도는 10.2% 하락하면서 STOXX 600 종목 중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군용 레이더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를 생산하는 독일의 헨솔트와 전차 엔진 변속기 생산업체인 렌크는 각각 9.5%, 8.3% 떨어졌고 유럽의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라인메탈도 4.9% 내렸다.
반면 소비재 부문은 강세였다. 이탈리아 아웃웨어 전문업체인 몽클레어는 4.9% 뛰었고, 영국의 명품 브랜드 버버리는 5.1% 상승했다. 영국 스포츠 의류 소매업체인 JD 스포츠는 도이체방크가 이 회사의 목표 주가를 85펜스에서 100펜스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6.9% 상승했다.
인도 증시는 4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19일 센섹스30 지수는 0.46% 오른 8만 1644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42% 상승한 2만 4980.65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인도 정부의 상품 및 서비스세(GST) 개편과 S&P 글로벌의 인도 국가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투자자 심리가 개선됐기 때문이다. 세제 개편으로 세금 부담이 완화되면 가계 지출과 소비가 늘어나 내수가 살아나고, 미국 관세 영향을 완화할 수 있단 기대가 크다.
이날 제약, 금융 서비스, 헬스케어를 제외한 주요 섹터 모두 상승했다. 특히 니프티 자동차 지수가 직전 거래일 4% 이상 급등한 데 이어 1.3% 추가 상승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인도 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소형차에 대한 GST 세율이 28%에서 18%로 낮아지게 된 것이 계속해서 상승 재료가 되고 있다.
니프티 오일·가스 지수도 1.66% 올랐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국제 유가가 하락한 것이 정유 기업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국영 정유사 바라트 페트롤리엄(Bharat Petroleum), 힌두스탄 페트롤리엄(Hindustan Petroleum), 인디안 오일(Indian Oil Corporation) 모두 1~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섬유 제조업체의 상승세도 돋보였다. 바드만 텍스타일즈(Vardhman Textiles), 레이몬드 라이프스타일(Raymond Lifestyle), 웰스펀 리빙(Welspun Living)이 각각 5.8%, 10.2%, 3.9% 급등했다.
인도 정부가 이날부터 다음 달 30일까지 수입 면화에 대한 관세를 면제하기로 한 것에 힘입은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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