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개막 6일간 열전... "몸 상태 올라와... 부상 걱정 마세요"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23·삼성생명)이 세계 개인 선수권 2연패에 도전한다. 장소는 지난해 금빛 셔틀콕을 날린 파리. 세계 최정상에 오른 그 무대에서 다시 한번 우승을 노린다.
안세영은 1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미디어데이에서 "연습한 대로만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남녀 단식을 통틀어 정상에 올랐다. 올해 대회는 오는 25일부터 31일까지 프랑스 파리 아디다스 아레나에서 열린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곳이다. 안세영은 "프랑스에서 늘 좋은 성적을 냈고 운도 많이 따라줬다. 이번에도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지 저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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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이 1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BS중계화면 캡처] |
관심은 그의 몸 상태다. 지난달 중국오픈(슈퍼 1000) 4강전에서 무릎 통증으로 기권해 우려가 나왔다. 안세영은 "훈련을 빠짐없이 소화할 정도로 몸 상태가 올라왔다. 대회에 맞춰 컨디션을 더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많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강조했다.
무릎 부상에도 올해 성적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미 전영오픈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여섯 차례 정상에 섰다. 다만 중국오픈 기권으로 '슈퍼 1000 슬램'에는 실패했다.
경기 스타일의 변화도 눈에 띈다. 전통적으로는 수비형 선수였지만 최근 공격적인 패턴을 더했다. 안세영은 "항상 공격력에 대해 고민했고 최근 경기에서 자연스럽게 연습한 대로 나오고 있다"면서도 "아직 부족해서 더 꾸준히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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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봉 대표팀 감독이 1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미디어데이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KBS중계화면 캡처] |
박주봉 대표팀 감독은 "세영이는 원래 수비하면서 상대 빈틈을 파고드는 스타일이었다. 일본오픈 때 보니 공격 스타일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며 "다만 본인은 아직 정립되지 않았다고 말하더라. 워낙 완벽주의적 성격이라 자기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 같다"고 전했다. 이어 "스스로 부담을 많이 갖는 부분이 있어 스트레스를 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선수권 구도도 흥미롭다. 안세영은 4강에서 세계 4위 천위페이, 결승에서는 왕즈이 또는 한웨(이상 중국)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그는 "중국 선수들과 경기하면 밀린다고 느낄 때도 있었지만 제 흐름을 찾으면 좋은 결과를 냈다"며 "제 경기력에 집중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대표팀은 안세영 외에도 복식에서 금빛 도전을 이어간다. 남자 복식에서는 서승재(28·삼성생명)가 김원호(26·삼성생명)와 호흡을 맞춘다. 서승재는 "원호에게 '너가 파리에서 잘하니까 나를 이끌어 달라'고 농담한다"고 했고, 김원호는 "승재 형은 세계선수권 우승자니까 믿고 따라가겠다"고 답했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올해 이미 5차례 국제 대회 우승을 거두며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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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녀 배드민턴 선수들이 18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대한배드민턴협회 미디어데이에서 세계선수권에서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KBS중계화면 캡처] |
혼합 복식에서는 채유정(30·인천국제공항)이 신예 이종민(19·삼성생명)과 나선다. 채유정은 "11살 차이가 나지만 코트 안에서는 편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했고, 이종민은 "세계선수권 챔피언인 유정 누나와 뛰는 게 큰 기회"라고 했다.
세계선수권은 1977∼1983년에는 3년 주기, 1985∼2003년에는 2년 주기로 열렸다. 2005년부터는 올림픽이 있는 해를 제외하고 매년 열리고 있다. 한국은 2023년 세계선수권에서 여자 단식, 남자 복식, 혼합 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 이번 대회에는 총 13명이 출전해 다시 한 번 금메달 행진을 노린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