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렉라자 마일스톤·로열티 수익 반영
녹십자·SK바이오팜 신약 처방 증가세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2분기 호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신약들이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처방 확대와 글로벌 영토 확장에 힘입어 상반기 실적 반등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미국 제품명 라즈클루즈)가 해외 진출 국가를 확대하면서 회사의 마일스톤(단계적 기술료)과 로열티 수익이 늘어나고 있다.
![]() |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중추신경계 신약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팜] |
렉라자와 존슨앤드존슨(J&J)의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유럽과 영국 일본 등에서 순차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일본 허가에 따라 상업화 기술료 1500만 달러(207억원)을 수령한 가운데 이 수익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미국 판매에 따른 로열티도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6일(현지시간) J&J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의 2분기 글로벌 매출은 1억7900만달러(약 25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9% 증가한 수치로 1분기 실적을 합한 상반기 매출은 3억2000만 달러(4400억원)로 집계됐다. 이 중 79%인 2억5200만 달러(약 3500억원)가 미국에서 발생했다.
렉라자 덕에 유한양행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4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녹십자 또한 면역글로불린 제제 '알리글로'의 매출 성장으로 2분기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실적을 낼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증권가는 녹십자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5% 성장한 4945억원, 영업이익은 48.6% 늘어난 262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리글로의 미국 보험 등재 효과와 처방 확대로 2분기 매출이 3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1분기에는 113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희귀질환 치료제 '헌터라제'의 2분기 매출은 이집트와 알제리 등 중동지역 수주 계약 체결에 따라 206억원으로 추정된다. 독감백신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가 전환에 따라 가격이 인하됐으나 공급량은 증가하며 매출 감소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와 베리셀라 역시 처방 확대로 국내외 백신 매출 성장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지수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알리글로 매출 성장과 남반구 독감백신 매출 발생, 해외 헌터라제 처방 확대로 녹십자의 2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상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근당도 신약 기술이전 성과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2023년 노바티스에 기술이전한 저분자 화합물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 억제제 'CKD-510'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서(IND)를 제출하면서 마일스톤으로 500만달러(약 69억원)를 수령했다. 이는 계약금 8000만달러에 이은 첫 번째 마일스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명 엑스코프리)의 미국 매출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처방량 증가에 따라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엑스코프리는 2분기 매출 149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블룸버그에 따르면 2분기 처방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32.9% 증가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추정했다.
셀트리온의 2분기 매출은 1조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셀트리온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를 매출 9907억원, 영업이익 2449억원으로 전망했다.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 베그젤마 등 신제품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미국 시장에 출시한 '짐펜트라'(램시마SC 미국 제품명)의 매출에 관심이 모이는 가운데, 흥국증권은 2분기 매출액을 300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하반기 처방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며 연간 매출액은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실적은 이제 기존 제품보다 신약과 신제품의 성과에 좌우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과 신약 포트폴리오 확충이 향후 실적 성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