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장 '이동모금'도…시민들 "형식적 명분, 반강제 참여 우려" 지적
[파주=뉴스핌] 최환금 기자 = 파주시 사회복지협의회가 지난 3일 파주시청 복지동 로비에서 기부 무인단말기(키오스크) 제막식을 열고 나눔 문화 확산과 시민들의 기부 참여 활성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정작 단말기 설치 장소와 운영 방식에 대해 시민들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5일 파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3일부터 31일까지 시청 복지동 1층에 기부 무인단말기를 운영한 뒤, 이후 지역 행사나 사회복지 관련 행사장에도 '이동모금' 형태로 기부금을 받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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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무인단말기 설치 모습. [사진=최환금 기자] 2025.07.05 atbodo@newspim.com |
기부 무인단말기는 신용카드와 간편결제로 1000 원 단위 소액 기부가 가능하고, 인증사진 촬영과 모바일로 기부증서를 전송 할 수 있다. 파주시는 이를 통해 기부 문화 확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시민들이 실제로 자주 찾는 동 행정복지센터나 도서관, 공공시설이 아닌 파주시청에 단말기를 설치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운정신도시 한 주민은 "시청은 평소 일반 시민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 아니다. 기부 행위는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생활권 시설에 설치해야 참여가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며 "기부단말기를 시청 복지동 로비 설치에 더해 꼴사나운 제막식까지 진행한 모습은 결국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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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무인단말기를 로비에 설치한 복지동 전경. 파주시청 안쪽에 위치해 있다. [사진=최환금 기자] 2025.07.05 atbodo@newspim.com |
또한 지역 행사나 사회복지 행사장에 무인단말기를 들고 다니며 '이동모금'을 추진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행사 분위기에 휩쓸려 반강제적으로 기부하게 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실제로 시민 강 모씨(남) 는 "기부는 자발적이어야 하는데, 행사장마다 단말기를 설치해 놓으면 참석자들이 눈치를 보며 기부를 강요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김경일 시장이 내세운 파주시 슬로건이 '시민중심 더 큰 파주' 아니냐"고 반문한 후 "일방적인 이런 시정을 어떻게 시민중심으로 볼 수 있냐"며 강하게 비판했다.
파주시와 사회복지협의회는 "현금 사용이 줄고 디지털 결제가 일상화된 만큼 시민들이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마련했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민들은 "나눔 문화 확산과 기부 참여 독려라는 명분은 형식적일 뿐, 정작 시민들의 기부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지적했다.
파주시의 이번 기부 무인단말기 사업이 진정한 나눔 문화 확산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단말기 설치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시민들이 실질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 선정과 자발적 기부 분위기 조성을 위한 신중한 운영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atbod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