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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대 결심' 앞두고 소환되는 2003년 이라크戰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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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여부를 2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미국 내부에서는 작금의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과거 이라크 전쟁을 떠올리게 한다는 논쟁이 점화되고 있다.

당시처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명분 삼은 군사 개입론이 고개를 들자, 정치권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라크 전쟁의 악몽이 되풀이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은 2003년 3월 미국과 영국이 합동으로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2011년 12월까지 이어졌다. 침공의 명분은 당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정부의 WMD 보유였다.

하지만 전쟁 이후 이라크에서 WMD는 발견되지 않았고, 정보기관들이 정권 차원에서 이를 과장하거나 왜곡했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전쟁 장기화로 수많은 민간인 사망자가 생겨나고 2조 달러에 달하는 재정 지출만 남긴 전쟁이라는 혹평이 지배적이다.

이란 국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트럼프 대통령 역시 2016년 대선 경선 당시 이라크 침공을 "미국의 가장 큰 실수"라며 "정보기관이 거짓말을 했고, 그들은 WMD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전쟁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된 지금, 그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이유로 군사 개입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란이 핵무기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지만, 미 정보기관의 평가는 다르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올해 3월 의회 보고서에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 중이지만, 핵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관련 질문을 받자 "그런 건 신경 안 쓴다"며 정보당국 판단과 무관하게 이란의 핵무기 확보가 "매우 임박했다"고 주장했다.

싱크탱크 '디펜스 프라이오리티'의 중동 전문가 로즈머리 켈라닉은 "이란이 비록 핵 프로그램을 운용 중이지만, 핵무기를 추구하고 있지는 않다는 게 정보기관의 평가"라고 설명했다.

국무부 이란 정책 고문 출신 수전 멀로니도 "이란의 산업 규모 우라늄 농축은 군사 목적의 가능성이 크지만, 염려되는 지점은 대통령이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보다 몇 단계 건너 뛰어 '비합리적이지는 않지만 정보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은' 결론을 내렸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대응과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한 입장에 과도하게 끌려가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트럼프는 미끼를 물었을 뿐이고..."네타냐후의 체스판에 강제소환"

미국의 보수 진영 내부에서도 이번 군사 개입론이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원칙과 배치된다는 반발이 나온다.

대표적 보수 논객 터커 칼슨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 중이거나 개발할 계획이 있다는 믿을 만한 정보는 전혀 없다. 미국 정부가 이란이 몇 주 안에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우리는 이미 전쟁 중이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유권자들의 여론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그를 지지한 유권자들 다수는 이른바 '영원한 전쟁(forever wars)'에서 미국을 철수시키겠다는 그의 공약을 지지해왔다.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분명히 경계해야 할 사례들"이라며, 대중 정서와 동떨어진 군사 개입이 초래할 정치적 역풍을 경고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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