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폰세, 평균자책점(2위) 제외한 대부분 지표 1위
SSG 앤더슨, 평균자책점(1위) 제외한 대부분 지표 2~3위
[서울=뉴스핌] 남정훈 인턴기자 = KBO리그 최강 외국인 투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때 압도적인 기세로 독주하던 한화의 코디 폰세를 향한 도전장에 SSG 드류 앤더슨이 응답하면서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른 앤더슨은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1위)을 노리는 폰세의 강력한 맞수가 됐다.
폰세는 리그 전반기가 끝나가는 현재 최고의 투수로 불리고 있다. 그는 현재 9승으로 다승 1위, 평균자책점 2.16으로 2위, 탈삼진 129개로 1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86으로 1위, WAR(대체 수준 대비 승리 기여도) 4.02로 1위까지 평균자책점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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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화의 선발 투수 코디 폰세가 지난 4월 27일 kt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 = 한화] 2025.04.27 photo@newspim.com |
폰세는 포심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싱커, 커터, 스플리터까지 다양한 구종을 완벽하게 소화한다. 시속 153.3km의 포심과 함께 커브를 제외한 모든 구종이 140km를 넘어가기에 타자들의 헛스윙을 유도한다.
폰세의 비장의 무기는 바로 올해부터 던지기 시작한 '킥 체인지업'이다. 보통의 체인지업은 직구와 똑같은 폼으로 던지지만 홈플레이트 앞에서 뚝 떨어지는 수직 무브먼트가 큰 공이다. 킥 체인지업은 약간 다르다. 일반 체인지업은 느리게 오다가 가라앉는 느낌이지만, 킥 체인지업은 최대 25.4cm까지 더 떨어진다. 폰세의 킥 체인지업은 스피드까지 빨라 상대 타자들을 유혹한다. 이것이 폰세의 K/BB(볼넷 당 삼진 비율)가 5.9로 뛰어난 이유다.
압도적인 투구로 지난 4월 9일부터 5월 17일까지 총 7번을 등판해 모두 승리를 챙긴 폰세는 최근 들어 체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그는 5월 22일 창원 NC전을 시작으로 지난 14일 대전 LG와의 경기까지 최근 5경기에서 단 1승만 거뒀다. 이 기간 동안 폰세는 3.72의 평균자책점과 함께 22안타 4볼넷을 허용했다. 1점대였던 평균자책점도 2.16으로 크게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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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 폰세. [사진 = 한화] |
김경문 감독은 지난 13일 LG와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자 휴식 없이 투구를 이어 온 폰세에게 휴식을 권고했지만 폰세의 의지는 확고했다. 김경문 감독은 당시 "시즌이 전환점을 바라보고 있다. 폰세가 로테이션에서 쉼 없이 투구를 했다.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번 기회에 한 턴 휴식을 부여하려 했다"라면서 "그러나 본인이 LG전에 던지겠다고 했다"라고 전했다. 다행히 폰세의 컨디션은 점점 회복하고 있다. 지난 14일 대전 LG와의 경기에서는 6이닝 4안타 10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폰세가 주춤한 사이 SSG의 외국인 에이스 앤더슨이 치고 올라왔다. 그는 현재 평균자책점 2.09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탈삼진(119개) 2위, WHIP(1.00) 3위, WAR(3.27) 2위를 기록 중이다. 특히 9이닝당 탈삼진 비율에서는 13.06개로 폰세(12.09개)를 앞섰다. 출산 휴가로 일부 등판을 건너뛴 점을 감안하면, 앤더슨의 삼진 생산 능력은 더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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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SSG의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지난 15일 문학 롯데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 = SSG] 2025.06.15 wcn05002@newspim.com |
앤더슨도 폰세와 같이 빠른 구속과 함께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투수다. 그는 최고 시속 159km의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앤더슨도 이번 시즌 폰세와 같이 '킥 체인지업'을 구사하기 시작하며, 더 공략하기 어려운 투수가 됐다. 이번 시즌 개막전 킥 체인지업을 연마한 앤더슨은 지난 시즌 5.9%의 체인지업 비율을 무려 19.5%까지 늘렸다. 앤더슨도 폰세와 마찬가지로 K/BB가 5.4로 높은 이유다.
다만 승수 부문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14경기에 등판해 5승 3패에 머물러 있으며, 퀄리티스타트(선발 투수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8번, 무실점 경기를 5차례 기록하고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앤더슨은 "평균자책점보다는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팀이 이기는 데 집중한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앤더슨은 긴 시즌 동안의 체력 관리를 위해 충분한 수면을 강조했다. "불펜 상황에 따라 등판 간격이 유동적이기 때문에 체력 유지가 중요하다"라며, 숙면이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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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SSG의 외국인 투수 드류 앤더슨이 지난 15일 문학 롯데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야수들을 쳐다보고 있다. [사진 = SSG] 2025.06.15 wcn05002@newspim.com |
또한 포수 조형우와의 호흡도 앤더슨의 상승세를 뒷받침한다. 그는 "이지영, 조형우 모두 좋은 포수지만 조형우는 나를 더 잘 이해해 준다"라며, "경기 중 구종 선택에서 의견을 나누는 경우도 많다"라고 말했다.
시즌 반환점을 앞둔 지금, 두 투수는 앞으로 각각 14~15경기 정도 더 마운드에 설 것으로 예상된다. 폭염과 체력 저하라는 변수 속에서 최종적으로 누가 KBO 최고의 외인 투수로 남을지는 시즌 후반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