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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관세 앞에 베트남의 '한 수'...삼성·LG도 믿는다

기사입력 : 2025년06월09일 16:57

최종수정 : 2025년06월09일 16:57

트럼프 리조트 투자 등 비공식 경제 접점 확대
보잉기 구매·LNG 수입 확대 등 선제 대응
실용주의·산업 고도화로 외자 유치 속도
"협상 잘하는 국가" 국내 기업들도 기대

[베트남 호치민,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베트남이 미국과의 통상 전선에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친미' 전략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외자 유치와 산업 고도화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LG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베트남 정부의 협상력과 실용주의 노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베트남 호치민 시내 전경 2025.06.09 syu@newspim.com

◆'친미 행보'로 관세 압박 선제 대응…베트남의 실용 외교
9일 베트남 현지 업계에 따르면 베트남항공은 보잉 737 MAX 기종 50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최종 조율 중이다. 이 같은 대규모 항공기 구매는 베트남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외교·경제적 행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앞서 LNG 수입 관세를 5%에서 2%로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베트남이 통상 불균형을 의식하고 '친미' 신호를 강하게 내보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조치는 베트남이 트럼프 정부와의 무역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실제 트럼프 일가가 지난 대선 직전 베트남 중부 지역에서 골프 리조트 투자 행사에 직접 참석한 사실은, 양국 간의 비공식 경제 접점이 이미 다양하게 형성돼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은 베트남 북부 흥옌성(Hung Yen) 지역에 고급 골프장, 호텔, 빌라 단지 등을 포함하는 초대형 리조트 프로젝트를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현장을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는 줄타기식 협상에 매우 능숙한 국가"라며 "대다수 현지 진출 한국 기업들도 이번에도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나쁘지 않은 결과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에 개인 자산을 상당히 투자한 점도 리스크 관리에 우호적인 변수"라고 덧붙였다.

베트남이 이러한 외교적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배경에는 체제와 무관한 경제 실용주의 노선이 자리하고 있다. 사회주의 체제임에도 현 정부는 기업을 경제 성장의 주체로 명확히 규정하고, 오는 2045년까지 선진국 진입이라는 장기 목표 아래 과감한 산업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경공업 중심의 기존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반도체, IT, 소프트웨어 등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빠르게 재편 중이다. 또 다른 우리 기업 관계자는 "베트남 현 총리가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베트남 정부에서 선진국 초입까지 가자는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베트남 사업장 [사진=삼성전자]

◆규제 완화·전시 산업 성장 속 외국 기업 '우군' 부상
외자 유치를 위한 정책 환경도 점차 개방적으로 바뀌고 있다. 과거 외국계 기업들이 문제로 지적해 온 과실송금(현지 수익을 본국으로 이전하는 절차)의 복잡성과 지연 문제는 일부 개선 사례를 통해 변화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송금 승인을 신속히 받은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이는 미국과 유럽계 기업의 신규 투자를 유도하려는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 의지를 반영한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베트남에 거점을 둔 국내 기업들도 고무된 분위기다. 삼성은 현재 호치민과 하노이에서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생활가전 등을 생산 중이며, LG전자 역시 하이퐁 공장에서 가전 및 전장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 사이에선 관세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생산라인 이전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고민도 존재한다. 그러나 동시에 "지금 상황에서는 성급한 철수가 더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팽배하다.

이들 기업은 미·중 갈등의 지속 속에서 공급망을 다변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베트남을 전략적 파트너로 삼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다른 한국 기업 관계자는 "삼성이나 LG 같은 주요 기업이 철수하게 되면 베트남 정부에도 타격이 크기 때문에 베트남 역시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그런데 여기 진출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베트남 정부가 협상을 잘 할 거라고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시 산업에서도 베트남의 위상은 높아지고 있다. 코엑스는 호치민에 이어 하노이까지 전시 거점을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를 글로벌 전시 포트폴리오의 핵심 앵커 지역으로 삼고 있다. 실제로 현지 전시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전시 부스 임차료는 이미 서울 코엑스를 웃도는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성장은 베트남이 단순한 제조 기지를 넘어, 산업 허브로 부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조상현 코엑스 사장은 "수익성만 따지면 힘든 구조지만, 베트남 시장의 확장 가능성을 보고 전략적 투자로 접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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