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안에 찬성하면 수치심 느껴야"...트럼프 야심 법안 직격
트럼프는 공화 반대파에 '찬성해야' 압박
지난 주 DOGE 물러난 머스크의 선 긋기 관측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세금·지출 패키지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BBB)'에 대해 "역겹고 수치스러운 괴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머스크는 이날 X 계정을 통해 "이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자들은 수치를 느껴야 한다. 당신들은 잘못한 걸 알고 있다"라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해당 법안이 "방만하고 충격적이며 온갖 '쪽지 예산'이 섞여 있는 초대형 의회 지출 법안"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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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바라보는 일론 머스크.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BBB' 법안은 세제 개편과 이민 정책 변경을 아우르는 대규모 입법이지만, 여당이자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 중 일부는 이 법안의 과도한 재정 지출 등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 법안이 그대로 시행될 경우, 2034년까지 미국 정부의 누적 재정적자를 약 2조7천억 달러 증가시킬 것으로 추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전했다.
법안은 하원에서 지난 달 부결과 재상정의 진통 끝에 단 한 표 차이로 간신히 통과됐고, 상원 표결을 앞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오는 7월 4일 독립기념일 이전에 자신이 법안에 서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공화당의 일부 상원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다.
반면, 머스크는 이미 지난달에도 이 법안이 연방 재정 적자 감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공화당 내 강경 재정보수파들의 반대를 부추긴 바 있다.
이날도 공화당의 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머스크의 게시물에 "상원은 이 법안을 반드시 더 나은 방향으로 고쳐야 한다"고 호응했다. 하원에서 법안에 반대표를 던졌던 공화당의 토머스 매시 의원도 "그(머스크)의 말이 옳다"고 적었다.
한편 머스크의 이날 주장은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총애를 받으며 최고 실세로 불렸던 그가 지난달 30일 정부효율부(DOGE) 수장 지위를 내려놓고 트럼프 정부를 떠닜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일부 언론들은 최근 머스크가 트럼프 정부와 선긋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대통령은 이미 머스크가 해당 법안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잘 알고 있다"면서 "머스크의 발언이 대통령의 입장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