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원료 나프타 가격 지속 하락세...원가 부담 줄어 수익성 개선
中·중동 설비 증설에 공급 과잉 여전...구조적 수익성 회복 불투명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국제유가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인 60달러 초반대로 하향 안정화하면서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진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지난 1분기까지 6분기째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흑자 전환 시기도 업계의 관심사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의 가격도 낮아져 석유화학업체들의 원가 부담도 줄어든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제품으로, 에틸렌과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제품을 만들 때 필요한 핵심 원료다. 석유화학 제품 제조원가의 70~80%를 차지해 수익성과 직결된다.
◆ 핵심 원료 나프타 가격 지속 하락세...원가 부담 줄어 수익성 개선
30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세와 함께 나프타 가격은 지난 1월 톤(t)당 673.80달러에서 2월 667.35달러, 3월 638.41달러로 하락했고, 지난달 6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나프타 가격이 t당 500달러대를 나타낸 것은 2023년 7월 이후 2년 만이다. 지난해 3월 700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원가 부담이 100달러 넘게 줄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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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 공장 전경 [사진=롯데케미칼] |
이에 따라 6분기째 적자를 내고 있는 롯데케미칼의 연내 흑자전환 기대감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포트폴리오 확대 및 자산 경량화(에셋라이트) 작업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해 1분기 126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1353억원)에 비해서는 적자 규모가 줄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에도 정기보수 기회비용 및 관세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위축 등으로 2분기는 적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저유가 기조 속 중국 수요 회복 및 미-중 분쟁 완화 등으로 스프레드 개선세는 유효하고 하반기 영업이익은 완연한 회복세를 기대되며 4분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中·중동 설비 증설에 공급 과잉 여전...구조적 수익성 회복 불투명
다만 현재 진행중인 중국과 중동의 에틸렌 설비 증설 경쟁에 따라 원가를 줄이더라도 구조적인 수익성 회복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에틸렌 자급률이 95%를 넘어선 중국이 남는 물량을 해외에 적극 수출하고 사우디 등 중동에서도 오는 2027년까지 순차적으로 에틸렌 설비를 가동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공급이 넘쳐나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에서 원료인 나프타 가격을 뺀 금액) 개선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특히 중동 업체들이 석유화학의 '꿈의 기술'로 불리는 'COTC(Crude Oil to Chemicals)' 설비를 본격 가동할 경우 원가 경쟁 자체가 안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한국 등 기존 석유화학 업체들은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유와 함께 화학제품 원료인 나프타를 만들고 나프타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같은 기초유분을 생산한다. COTC 기술은 이런 중간 과정을 생략하고 원유에서 바로 기초유분을 만드는 방식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자급률 상승은 지속되고 있고 향후 대체 수요처 확보가 중요하다"며 "올해 2분기 실적은 적자폭이 전분기비 개선되겠으나, 현시점에서 흑자전환을 예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