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40.58포인트(1.78%) 상승한 4만2343.65에 마쳤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8.72포인트(2.05%) 오른 5921.54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461.96포인트(2.47%) 전진한 1만9199.16으로 집계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내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했던 50%의 일괄 관세를 7월 9일로 연기하고 협상 타결 기대감을 키우면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 소셜에 "방금 EU 측에서 회의 일정을 신속히 잡기 위해 연락해 왔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밝혔다.
경제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콘퍼런스보드(CB)는 5월 소비자신뢰지수가 98.0으로 4월보다 12.3포인트 급등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에 적용하는 관세를 대폭 인하하고 무역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점이 소비자 심리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공개 발언에 나선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은 통화정책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업들이 불확실성으로 신규 채용과 투자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판단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관세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명확해질 때까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주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의 실적(28일)과 1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29일),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30일)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장기물 금리가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정부가 40년물 국채 등 초장기물 발행 축소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계 시장에 퍼졌던 '장기 및 초장기 금리 발작' 우려가 한풀 꺾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대EU 50% 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난 영향이다.
일본발 금리 급락은 미국과 유럽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4.429%로 전장 대비 8bp(1bp=0.01%포인트) 하락했고, 30년물은 4.935%로 10bp 떨어졌다. 독일과 프랑스 국채 금리 역시 동반 하락했다.
반면 이날 열린 미 국채 2년물 입찰은 견조한 수요 속 시장 예상보다 낮게 수익률이 결정됐다. 발행규모는 690억달러, 발행 수익률은 3.955%로 발행 전 거래(When-Issued trading) 수익률을 1.0bp 밑돌았다. 이번 주에는 5년물(700억달러)과 7년물(440억달러) 입찰도 예정돼 있다.
이날 미 달러화는 일본의 장기물 국채 수익률 급락에 엔화가 약세를 보인데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가 개선되 데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1% 상승한 114.28엔에 거래됐으며, 유로/달러는 0.46% 내린 1.1335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는 이날 프랑스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2020년 말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는 발표에 약세 흐름을 보였다.
금 가격은 이틀째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9% 하락한 3300.4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8일 오전 3시 2분 전날보다 1.2% 하락한 3302.10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OPEC+가 28일 회의에서 산유량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64센트(1.04%) 하락한 배럴당 60.89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65센트(1%) 내린 64.09달러를 기록했다.
프랑스를 제외한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1.82포인트(0.33%) 오른 552.32로 장을 마쳤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98.84포인트(0.83%) 상승한 2만4226.49에 마감했다. 독일 DAX 지수는 지난 21일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2만4122.40)를 4거래일 만에 다시 뚫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60.08포인트(0.69%) 오른 8778.05로 장을 마쳤다.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136.42포인트(0.34%) 뛴 4만124.90에,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18.30포인트(0.13%) 전진한 1만4239.90에 장을 마쳤다.
반면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1.34포인트(0.02%) 내린 7826.79로 마감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최근 더욱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측이 공방을 벌이면서 휴전 기대감이 약화되는 가운데 방산주가 강세를 보였다.
군용 레이더 시스템과 전자전 장비를 생산하는 독일의 방산업체 헨솔트는 이날 5.74% 상승했고, 유럽 내 최대 탄약 제조업체인 라인메탈은 2.55% 올랐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방산 섹터도 1.7%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럼프가 유럽에 대한 관세 압박 수위를 낮춘 것도 투자 심리를 안도하게 했다.
인도 증시는 하락했다. 센섹스30 지수는 0.76% 내린 8만 1551.63포인트, 니프티50 지수는 0.70% 하락한 2만 4826.2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랠리 뒤 뚜렷한 상승 재료가 부재한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한 것이 하락을 압박했다.
인도 증시는 지난 2주 동안 큰 폭으로 올랐다. 파키스탄과의 휴전 합의·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 긴장 완화·외국인 자본 유입에 힘입어 센섹스30 지수와 니프티50 지수 모두 약 4% 상승했다.
여기에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글로벌 분위기가 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하면 글로벌 자금이 여기에 몰리면서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의 자금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날 13개 주요 섹터 중 국영은행과 제약·부동산 섹터를 제외한 10개 섹터 모두 하락했다. 특히 대형 금융주와 정보기술(IT) 섹터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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