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간, 달러 약세·무역 긴장 완화에 신흥시장 투자의견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
'무역 고립'·통화정책 완화, 印 경제에 도움
美 국채 수익률 상승 영향, 印 증시에는 미미·채권에는 부담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JP모간이 신흥국 증시의 강세를 점치면서 특히 인도에 대해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 "신흥국 '비중 확대'...선진국에 비해 40% 뒤쳐져"
26일(현지 시간)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JP모간은 최근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앞서 올해 1분기 '비중 축소'에서 '중립'으로 상향한 데 이어 또 한 번 신흥시장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높인 것으로, 신흥국 시장이 2021년 이후 4년 동안 선진국 시장에 비해 40% 뒤쳐져 있다고 설명했다.
신흥국 중에서는 내수 비중이 큰 인도와 필리핀·그리스 등과 강력한 성장 동력을 가진 한국·칠레를 선호 지역으로 꼽았다. 이들 신흥국 밸류에이션(12.4배)로, 선진국(19.1배)보다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신흥국에 대한 평가의견을 상향 조정한 배경에는 관세 긴장 완화와 미국 달러 약세 등이 있다.
미중 간 무역 합의로 최악의 무역 전쟁은 끝났고, 올해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자금이 신흥국으로 유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JP모간은 "지난 2010년 이후 15년 동안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신흥국 증시는 대체로 선진국 증시보다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며 "신흥국 증시는 달러 약세를 배경으로 더 좋은 성과를 내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달러가 올해 지속적인 약세를 보인다면 신흥국 증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인도 낙관...'무역 고립'이 오히려 호재, 美 영향 제한적"
기관은 특히 인도의 성장성을 낙관했다. 수출 의존도가 낮은 인도가 글로벌 무역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고립'돼 있는 것이 오히려 유리한 요인이며 무역 전쟁에서 '피난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인도 중앙은행(RBI)이 '완화 기조'로 돌아서며 두 차례 연속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 공급에 나선 것 등도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간은 "농촌 수요 회복세 지속, 4월 말부터 시장된 세금 감면,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 물가 하락, 양호한 몬순(우기 강우량),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약세 등은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실적에 좋은 신호"라며 "인도는 2025년 JP모간의 글로벌 투자 대상국 중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인도 루피화 지폐 [사진=로이터 뉴스핌] |
◆ "美 국채 금리 영향, 印 증시에는 제한적·채권에는 부담"
최근 미국 채권 금리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재정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공격적인 감세에 나서고, 관세 부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치면서다.
다수 기관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 인도 증시에는 미미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채권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예상한다.
JP모간은 "향후 몇 개월 동안 '하드 데이터(경기 지표)'와 '소프트 데이터(심리 지표)'가 수렴한다면 연방준비제도가 보다 많은 지원에 나설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신흥국 시장(증시)은 금리 하락과 연준의 비둘기파적 기조를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이퀴노믹스 리서치의 G 초칼링람 이사는 "(증시에 대한 영향이) 전혀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미미할 것"이라며 미국 채권 시장에 유입되는 자본과 인도 증시로 유입되는 자본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금리가 0.5%포인트 상승했음에도 인도 주식에서 대규모 이탈은 없었다"며 "채권 금리의 영향력이 강했다면 자본이 벌써 미국으로 빠져나가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도 바로다 은행의 수석 경제학자인 마단 사브나비스 또한 "일반적으로 주식 투자자와 채권 투자자는 다른 범주에 속한다"며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전환이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변화는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인도 채권 시장에서는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된다.
비즈니스 스탠다드에 따르면, 인도와 미국의 10년물 국채 간 금리 스프레드(차이)는 현재 약 173 베이시스 포인트(1.73%) 수준으로 좁혀졌다. 이는 20년여 만이다.
실제로 글로벌 펀드는 이미 지난주(5월 19~23일) 인도 채권 시장에서 400억 루피(약 6500억원) 상당의 자금을 회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 만에 최대 매각 규모로, 양국 간 국채 수익률 축소로 인한 것이라고 비즈니스 스탠다드는 전했다.
사브나비스는 "채권 시장 측면에서 분명히 신흥시장, 특히 인도로의 외국 포트폴리오 투자(FPI) 채권 흐름이 둔화될 것"이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엔젤 원의 아마르 데오 싱 수석 부사장은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인도 채권보다 미국 등 자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여길 것"이라며 "미 국채 금리가 계속 상승하거나 금리 차가 20년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면 인도 국채에서 계속 자금 유출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