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환 참모장, 19일 尹 4차 공판서 증언
"곽종근 사령관, 계엄 미리 알았을거라 생각"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박정환 육군 특수전사령부 참모장(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에 나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상부와 통화하며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겠다"고 복창 형태로 말하는 걸 옆에서 들었다고 증언했다.
곽 전 사령관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신문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아직 의결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인원을 끄집어내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는데 박 참모장은 해당 지시를 한 대상이 윤 전 대통령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4차 공판을 열고 박 참모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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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정오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4차 공판의 오전 재판 종료 후 점심 식사를 위해 법정을 빠져 나가고 있다. 2025.05.19 photo@newspim.com |
박 참모장은 비상계엄 사태 당일 밤 합참 전투통제실에서 곽 전 사령관의 옆자리에 있던 인물로, 곽 전 사령관이 비화폰을 통해 상부와 통화하는 걸 여러 차례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수화기 너머 통화 내용을 들은 건 아니고 응대하는 말투나 전화를 받고 나서 현장 지시하는 걸 들었다는 것"이라면서도 "곽 전 사령관이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겠습니다'라고 복창한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박 참모장은 곽 전 사령관이 해당 전화를 받고 바로 김현태 707 특임단장과 이상현 제1공수여단장에게 '유리창을 깨라', '문을 부수고라도 들어가라', '표결을 못하도록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하는 걸 들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지시에 대해서는 "끌어내라는 대목이 나올 때 매우 충격적인 지시였기 때문에 (함께 있던) 정보처장, 작전처장과 서로 눈을 마주치고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지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다만 박 참모장은 당시 통화 상대방에 대해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윗선으로만 생각했고 대통령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했다.
박 참모장은 비상계엄을 미리 알지 못했기 때문에 707 특임단, 1공수여단 등 병력이 국회 내 진입을 시도한 것과 관련해 처음에는 북한의 도발 등 테러 상황으로 인지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전투통제실 TV에서 뉴스 자막으로 계엄 해제 표결 내용이 나왔고 곽 전 사령관이 '표결하면 안 되는데'라고 말해 의원들이 표결하려고 국회로 모인 사실을 알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의 간첩이라든지 무장세력들이 들어와 국회의원을 인질로 잡는 상황을 예견했는데 뉴스 자막에 표결 내용이 나오니 의아해서 제가 참모들과 '이건 아닌데' (하기도 했다)"라고 부연했다.
박 참모장은 또 곽 전 사령관이 계엄 해제 후인 지난해 12월 4일 오전 5시경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의 전화를 받으며 '계엄 선포를 TV 뉴스를 보고 알았다고 하자'는 취지의 말 맞추기 정황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박 참모장에 따르면 곽 전 사령관은 상대방의 말에 '방송 보고 알았다고'라며 응수하고 '부관이 매일 지우는데'라며 비화폰 통화내역을 지우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계엄을 TV를 보고 알았다고 짜자', '통화내역을 지우자'라고 모의했다는 취지로 이해했다는건가"라고 물었고 박 참모장은 "네"라고 답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