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국가대표 축구선수 손흥민(토트넘)이 '아이를 임신했다'는 여성의 주장에 3억원을 건넸던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이 여성의 지인 남성이 다시 협박에 나섰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5일 20대 여성 A씨와 그의 지인인 40대 남성 B씨에 대해 각각 공갈 및 공갈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이들을 체포하고 자택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들이 손흥민 선수의 사생활을 빌미로 조직적으로 금전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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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사진=로이터] |
손흥민은 A씨와 과거 교제한 사이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6월, A씨는 손씨 측에 "아이를 임신했다"며 초음파 사진을 보내기 시작했고, 이후 "이 사실을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차례에 걸쳐 총 3억원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손씨 측은 "허위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이미지와 구단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해 돈을 건넸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보낸 초음파 사진의 진위 여부에 의심을 두고 있다. 임신 주장 시점과 손흥민 측 진술 사이에도 시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돈을 받은 후 '비밀 유지' 각서까지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A씨와 결별한 뒤, A씨의 연인으로 알려진 B씨가 등장했다. B씨는 지난 3월 손흥민 측에 "7000만원을 주지 않으면 임신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며 또 한 차례 협박에 나섰다. 그는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있는 'SON축구아카데미'에까지 팩스로 초음파 사진을 보내는 등 조직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손흥민 측은 이번에는 강경하게 대응했다. 소속사인 '손앤풋볼리미티드'는 "명백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인 협박에 시달렸다.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일당의 행위는 명백한 허위사실에 기반한 범죄다. 선처 없는 처벌을 요구한다"고 했다.
손흥민의 매니저는 약 3개월간 B씨의 협박에 시달리다 결국 손 선수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한다. 손흥민은 "더 이상 허위 사실로 고통받지 말자"며 법적 조치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소속사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경찰은 A씨가 사용한 초음파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포함해 자료의 진위 여부를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황과 증거를 종합해 추가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디지털 자료 복원과 포렌식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는 과거에도 유사한 공갈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