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유통 부문 부진에 영업이익 하락
'자산 재평가' 부채 비율 개선에도 실질 부담은 여전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롯데그룹이 화학·유통 부문의 지속적인 부진과 재무 부담 확대 속 신용도 하향 우려에 직면한 가운데,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책 실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는 8일 오후 'KIS 그룹분석 웹캐스트'에서 롯데그룹의 실적 부진과, 재무 부담, 신용도 하향 우려에 대해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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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전경 [사진=롯데] |
발표를 맡은 서민호 기업평가본부 수석애널리스트는 "극심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는 석화 업황, 그리고 국내 소비 침체 장기화로 인해 오프라인 수요 전망이 어두운 점 등을 고려하면 향후에도 그룹 전반의 실적이 뚜렷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는 "재무적으로는 24년 그룹 차원에서 진행한 자산 재평가 결과가 각사 재무제표에 반영되면서 부채 비율 등 그룹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면서도 "현금 유입 없이 표면적으로 레버리지 지표가 개선된 것일 뿐 그룹의 실질적 재무 부담은 2022년 큰 폭으로 확대된 이후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롯데건설의 PF 유동화, 증권 관련 자금 유출입을 제외하면 그룹 자금 수지는 약화된 현금 창출력에 투자 확대와 금융 비용 등으로 인해 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고 그룹 전체의 순차입금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4년 롯데그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또 하락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2024년 영업손실 894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레핀 제품 마진 약세, 해상 운임 상승, 설비 보수로 인한 기초 소재 부문 적자 증가와 전기차 수요 둔화로 동박 부문이 적자로 전환된 결과다. 유통 부문도 면세점 실적 저하와 건설 부문의 공사 원가 부담 가중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영업이익률 및 차입 부담 기준에서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요건을 충족하며 추가 하향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서 애널리스트는 "라인 프로젝트 준공 이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지만 현금 창출력 약세, 이자 부담 등을 감안할 때 늘어난 차입 부담을 당장에 감축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라며 "현 시점에서 롯데케미칼은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향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짚었다.
롯데케미칼의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지주사인 롯데지주 역시 동반 하락 가능성이 크다. 그는 "롯데 지주 자체 및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롯데 지주 신용도의 방향성은 롯데케미칼 신용도 변화에 연계된다"며 "현재 구조 하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락 시에 롯데 지주 신용등급 또한 연계해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그는 "롯데케미칼의 경우 신용도 하향 압력 또는 속도를 완화하기 위해서 신속하고 적극적인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롯데그룹은 재무 여건 개선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자산 매각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자산 재평가를 통해 롯데쇼핑(부채 비율 129%), 호텔롯데(부채 비율 120%) 등 주요 계열사의 부채 비율이 크게 개선됐다.
서 애널리스트는 다만 "자금 확충은 현금 유입 없이 표면적으로 재무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실질의 변화가 없다"라며 "계열 전반에 확대된 재무 부담은 여전하며 그룹의 경쟁력 유지를 위한 투자 자금 수요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전방 수요 부진과 불안정한 금융 여건 등이 사업 효율화 성과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그리고 그룹 사업 개편 행보가 실제로 적극적으로 이루어질지 여부에 대해서도 일각의 의구심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 진행 중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의 실행이 완료된다 하더라도 늘어난 그룹 재무 부담이 충분히 경감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그룹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방안 실행이 필요한 시기"라고 했다.
onew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