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사업 매출 비중 전년 동기 대비 축소...부천 사업장에 의한 역기저효과
이천 아미1지구 사업 지연...울산 태화강변 등 자체사업 매출 미반영
다양한 도급공사 수주로 지난해 신규수주액 2조6082억...실적 개선 전망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HL디앤아이한라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 자체사업의 성과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새로이 진행 중인 자체사업들의 매출이 아직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최근 다양한 도급 공사를 연이어 수주함에 따라 향후 실적이 점차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회사측은 진행 중인 자체사업들을 안정적으로 전개하는 동시에 우량 사업장 위주로 수주를 이어가며 사업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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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D&I한라 실적.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L디앤아이한라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3985억원) 대비 18.5% 하락한 3249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183억원) 대비 22.7% 축소된 142억원이었다.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2023년 1분기보다 각각 18.4%, 105.6% 상승했지만 1년만에 모두 하락세로 전환된 것이다.
이는 자체사업 실적이 감소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자체사업은 시행이익과 시공이익을 모두 확보할 수 있어 도급사업 대비 수익성이 높다. HL디앤아이한라의 지난해 1분기 자체사업 매출은 975억원으로 전체 매출(3985억원) 중 24.5%를 차지했다. 부천 소사역 아파트 사업(1297억원)이 높은 분양률을 기록했고 인천 작전동 아파트 사업(2071억원)이 본격화되며 실적이 뛴 것이다.
반면 올해 1분기에는 자체사업 매출이 10%대에 그쳤다. HL디앤아이한라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4537억원 규모 경기 이천 아미1지구 도시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한 탓이다. 해당 사업은 당초 지난해 4분기 분양 예정이었지만 올해 하반기로 계획이 지연됐다. HL디앤아이한라가 시공에만 참여한 이천 부발역 에피트가 지난해 청약을 진행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최근 이천 지역이 '미분양 무덤'으로 떠오른 가운데, 분양 책임이 HL디앤아이한라에 있는 자체사업인 만큼 미분양 발생 시 도급사업 대비 회사의 리스크가 더욱 커진다. HL디앤아이한라는 해당 지역의 분양 시장을 보수적으로 지켜본 후 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계약금 등 매출 인식도 지연될 전망이다.
다른 자체사업인 울산 태화강변 공동주택 사업(1638억원), 전주 서신동 감나무골 재개발 사업(56억원), 울산 우정동 아파트 사업(54억원) 등의 매출도 사업 진행 일정에 따라 1분기 실적에 포함되지 않았다. 기존 자체사업인 인천 작전동 아파트 사업, 부천 소사 주상복합 사업, 양평 양근리 아파트 사업 등의 수주잔고가 남아 있지만 해당 사업들의 매출은 상당부분 지난해 실적에 반영된 상태다. 이 때문에 올해 1분기 자체사업 부문에서 HL디앤아이한라의 일시적 매출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HL디앤아이한라의 실적은 차츰 회복될 전망이다. 자체사업의 매출이 순차적으로 반영될 예정일 뿐 아니라 도급 공사를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는 탓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올해 들어 서울 남구로역세권 공공임대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돈의문2재정비촉진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충남 당진 양곡 자동화 터미널 조성사업 등을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신규 수주액 2조608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신규 공사 계약의 공사비가 점차 매출에 반영된다면 안정적으로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HL디앤아이한라의 원가율이 지난해 말 기준 88.7%에 불과함을 고려할 때 향후 다수 공사를 통한 이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
발주처와의 합의를 통해 기존 도급공사의 계약금을 증액하고 있기도 하다. HL디앤아이한라는 지난달 김해시 안동 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 신축사업의 계약금액을 기존 2884억원에서 3807억원으로 상향했다. 입지 조건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안동 지역 사업의 불확실한 수익성을 보완한 것이다. 또 지난 3월에는 광주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4공구 건설공사의 계약금액을 기존 1231억원에서 1244억원으로 변경했다. 향후 타 사업장에서도 공사비 조정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경우 수익성이 한층 개선될 전망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HL디앤아이한라 관계자는 "경기변동성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 우량 거래처 발주 사업, 공공공사, SOC 민간투자사업 등 다양한 공사를 수주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최근 사업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양질의 서울시내 역세권 개발 사업들을 수주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blue9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