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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위염약' 스티렌, 누적 매출 1조 눈앞…정체된 천연물 신약 개발 활성화될까

기사입력 : 2025년04월23일 09:39

최종수정 : 2025년04월23일 11:17

신바로·시네츄라·조인스정…매출·처방액 등 성장세 '뚜렷'
최근 10년간 천연물 신약 R&D 1건뿐…"정부 지원 늘려야"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국산 천연물 위염 치료제 '스티렌'이 누적 매출 1조원에 육박하는 성과를 보이면서, 천연물 의약품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천연물 의약품은 식물, 동물, 미생물 등 자연계의 생명체에서 유래한 물질로 개발된 의약품이다. 자연에서 얻은 원료를 추출하거나,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몸에 영향을 주는 성분)을 포함한 상태로 제조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합성 의약품(공장에서 화학적으로 만든 약)은 한 가지 성분만을 주로 사용하는 반면, 천연물 의약품은 자연에서 얻은 여러 가지 성분이 그대로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 부작용이 비교적 적고, 다른 약과 병용 시 효과가 더 커질 수 있는 특징이 있다.

23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가 자체 기술로 개발해 2002년 출시한 위염치료제 '스티렌'이 지난해 누적 매출 9097억원을 기록했다. 출시 다음 해부터 100억원을 넘긴 뒤, 이후에도 안정적인 수요를 기반으로 2020년부터 5년간 연평균 190억원대의 매출액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국내 천연물 의약품 제품들 [사진=동아에스티, SK케미칼] 2025.04.23 yek105@newspim.com

대표 천연물 의약품들의 처방액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GC녹십자에서 대원제약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골관절염치료제 겸 소염진통제 '신바로' 역시 최근 5년간 처방액이 약 106억원에서 174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안국약품의 진해거담제(기침·가래약) '시네츄라'도 지난 2023년 매출액이 446억원에 이르며 지난 2021년부터 계속 성장 중이고, SK케미칼의 관절염치료제 겸 소염진통제 '조인스정'은 지난 2023년 기준 유통액이 약 379억원으로, 2020년(283억원)부터 4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종근당도 지난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위염치료제 '지텍'의 품목허가를 받고, 천연물 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입할 전망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아직 약가(보험 적용 약값)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시장성 있지만 R&D는 '뚝'…"신약 기준 강화에 임상 시험도 감소"

천연물 의약품은 안정적인 매출과 성장세를 통해 시장 가능성을 입증했지만, R&D 측면에서는 여전히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12년 레일라정(한국피엠지제약)과 유토마(영진약품)가 허가된 이후, 2022년 종근당의 지텍이 나오기까지 10년간 새로운 천연물신약은 등장하지 않았다. 이 같은 정체의 배경에는 허가 기준의 변화가 있다. 정부는 2002년부터 별도의 허가트랙과 심사 기준을 마련해 천연물신약 산업을 육성하려 했지만, 2015년 감사원 감사에서 일부 천연물신약에서 벤조피렌 등 발암물질이 검출되며 안전성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규정'을 개정해, 천연물신약에 대한 별도의 허가요건과 심사기준을 삭제했다. 즉, 과거와 달리 천연물신약도 기존의 신약과 동일한 수준의 안전성·유효성 자료를 제출하게 됐다. 또, 전체 성분의 조성·비율·함량을 포괄적으로 분석한 '성분프로파일' 제출하고, 제조번호 간 품질 균질성을 확보해야 하는 등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품질관리 기준도 강화됐다.

[서울=뉴스핌] 김영은 인턴기자 = 2010년대 천연물의약품 임상시험 파이프라인 수의 변화  [사진=천연물 의약품 산업 혁신을 위한 정책제안 연구] 2025.04.23 yek105@newspim.com

천연물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자료 제출 및 품질관리 기준 강화는 R&D 위축 문제로도 이어졌다. 학술자문·진흥기관인 대한민국학술원의 '천연물 의약품 산업 혁신을 위한 정책제안 연구'에 따르면 천연물 의약품과 관련한 3상 임상시험은 기준이 강화되기 전인 2012년 8건에서 기준 강화 이후인 2018년 3건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보고서는 "국내 천연물 의약품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신약의 품목허가 기준 강화로 인해 신약 개발을 하고자 하는 기업의 경제적 부담이 더욱 증가하고 있다"며 "설상가상으로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높은 약가 책정, 제조과정에서의 벤조피렌 생성 등과 같은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천연물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감소함에 따라 국내 천연물 의약품의 글로벌로의 진출은 더욱 멀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도 강화된 심사 기준에 따라 R&D 진입에 대한 부담이 늘었다. 과거 천연물 의약품 개발에 힘썼다가 현재 중단한 제약사의 관계자 A씨는 "심사 기준이 예전보다 훨씬 까다로워졌다"며 "천연물 의약품이라는 게 여러 가지 식물이나 동물에서 뽑아낸 다양한 성분이 섞여 있는 복합제인데도, 단일 성분의 (화학의약품) 신약이랑 똑같은 기준으로 평가받다 보니 각 성분에 대응하는 효과를 입증하는 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훨씬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규제가 강화되는 분위기 속에서 업계가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제약 산업뿐만 아니라 고용이나 경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영중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는 "국가 신약개발 지원기관인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의 지원이 활발했던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해 2010년대 후반에는 임상 파이프라인이 확연하게 감소한 게 사실"이라며 "지금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파이프라인' 목록에서 천연물 의약품은 한 건도 없는 상황인데, 이는 R&D가 아직도 위축돼 있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이어 "복지부 차원에서 천연물 의약품 개발사업의 추진이나, 하물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에서 천연물 의약품 쿼터를 별도로 마련해 매년 최소 몇 건의 천연물 의약품 과제를 선정하는 차원에서 작은 지원이라도 이뤄지는 형식이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한편, 복지부는 '천연물신약연구개발촉진법'에 따라 천연물 의약품 개발 및 관련 산업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하는 '천연물신약 연구개발 촉진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있다. 이 계획에는 ▲부처 간 협력 체계 구축 ▲천연물 클러스터 통한 연구자·산업체 협력 생태계 조성 ▲다중성분·다중표적 집중지원 ▲천연물신약 글로벌 사업화 지원 ▲천연물신약 소재 및 자원 지속 개발 ▲천연물신약 임상연구 활성화 ▲전략적 네트워킹 지원 등이 중점 과제로 포함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는 하반기에 '제5차 천연물신약연구개발 촉진계획(2025∼2029)'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5차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연구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전 계획의 성과와 한계를 점검하며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투자 방안과 연구개발 결과의 이용에 관한 사항 등을 포함해 담아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yek10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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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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