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헝가리가 국제형사재판소(ICC) 탈퇴를 선언했다. ICC로부터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공식 초청한 데 이어 내린 결정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게르게이 굴리아스(Gergely Gulyás) 헝가리 총리실 비서실장은 국영 통신사 MTI를 통해 "정부는 헌법과 국제법 틀에 따라 ICC 철수 절차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직후 나왔다. 지난해 11월 ICC가 가자지구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후 그의 첫 유럽 방문이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헝가리 정부의 이같은 행보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ICC 영장 발부 소식이 전해진 직후 네타냐후 총리를 부다페스트로 초청하겠다며 ICC에 반발하는 행보를 보였다. 그는 지난 2월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헝가리 정부는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국제기구인 ICC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검토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오르반 총리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 기소를 주도한 카림 칸 검사에 대해 제재를 가하자 헝가리의 ICC 탈퇴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로써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는 헝가리 의회에서 1년에 걸친 ICC 탈퇴 절차를 시작하는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