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민주, 한덕수 탄핵하나...줄·일괄탄핵이 해법 아닌 이유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박찬대 "4월 1일까지 마은혁 임명 안하면 중대결심"
탄핵 추진해도 다 버티면 방법 없어...민심 역풍 우려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정부 압박이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가 4월로 넘어가면서 인용이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8인의 헌법재판관이  5(인용) 대 3(기각 또는 각하)으로 갈려 '데드락(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걸린 것 아니냐는 것이다.

민주당이 무리수로 여겨지는 초강경 행보에 나선 배경이다. 민주당은 4월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을 시사하고 있다. 나아가 국무위원의 줄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윤 대통령 파면이라는 그들의 목표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열린 야 5당 공동 비상시국 대응을 위한 범국민대회에서 윤 대통령의 파면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03.29 gdlee@newspim.com

민주당은 대통령 대행과 국무위원의 줄탄핵이나 일괄탄핵에 대해 검토를 넘어 실행에 옮길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다급하다. 이재명 대표의 최대 리스크인 5개 재판을 감안하면 마냥 기다릴 수 없다. 윤 대통령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으로 가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문제는 줄탄핵과 일괄탄핵이 목적을 달성할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헌재의 윤 대통령 탄핵 인용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탄핵으로 상황을 바꿀 수 없다. 자칫 감당이 어려운 심각한 민심의 역풍만 부를 소지가 다분하다.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 박찬대, 한덕수 탄핵 시사 =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30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엄중 경고한다.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를 멈추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4월 1일까지 임명하라"며 "4월 1일까지 헌법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주어진 모든 권한을 다 행사하겠다"고 했다. 한 대행에 대한 재탄핵 추진을 강하게 시사한 것이다.

그는 마 후보자 미임명에 대해 "헌재 정상화를 막고 내란 수괴 단죄를 방해해 내란을 지속시키고 국가를 위기로 내몬 죄, 한 대행과 최상목 부총리가 지은 죄가 매우 크고 무겁다"며 "한덕수, 최상목이야말로 대한민국 헌정질서 파괴 주범"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작금의 헌정 붕괴 사태는 고의로 이뤄진 것"이라며 "본질은 윤석열 복귀 음모, 제2의 계엄 획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 이유는)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만료되는 18일까지 마 후보자 임명을 고의로 지연해 헌재를 무력화시키겠다는 속셈"이라며 "2명이 퇴임한 뒤 대통령 몫의 2명을 새로 임명해 헌재의 기각 결정을 만들려는 공작"이라고 했다.

그는 4월 1일을 시한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1일은 국무회의가 예정된 날이고, 한 대행이 충분히 위헌 상황과 국정 혼란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그는 '한 대행을 재탄핵하겠다는 것이냐'는 물음에는 "그 이후에는 이 혼란을 막기 위한 어떤 결단도 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당 초선의원들은 28일 긴급 성명을 내고 "모레(30일)까지 마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면, 우리 국회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 바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했다. 이들은 53명의 이름으로 "모든 국무위원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 이후 권한대행으로 승계될 경우 마은혁 재판관을 즉시 임명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마찬가지로 우리 국회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 즉시 탄핵하겠다"고 했다.  

◆ 줄탄핵 하면 18일 이전 가능한가 = 민주당이 줄탄핵을 예고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 탄핵을 하려면 우선 탄핵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본회의에 보고한 뒤 24시간이 지나야 의결이 가능하다. 압도적 다수 의석을 가진 만큼 통과는 정해진 수순이다.

탄핵안이 통과되면 후임 대통령 대행에게 적어도 하루는 시간을 줘야 한다. 대행 한 사람을 탄핵하는 데 최소한 3일은 걸린다.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퇴임은 4월 18일이다. 18일밖에 남지 않았다. 국무회의를 무력화하려면 6명을 탄핵해야 한다. 아무리 서둘러도 6명 탄핵에 18일이 걸린다. 여의치 않다. 게다가 정부는 3분의 2로 돼 있는 국무회의 의결 규정도 바꾸면 된다는 것이다.

18일 이전에 줄탄핵을 끝내긴 쉽지 않다. 대행과 대행의 대행 등이 연이어 임명을 하지 않고 버티면 사실상 방법이 없다. 민주당이 실행에 옮기기 쉽지 않은 이유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에 응할지도 불투명하다. 그에겐 엄청난 부담이다.

민심의 역풍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2월 27일 한덕수 대행이 부른 탄핵 역풍을 생생하게 기억할 것이다. 지지율이 급락해 국민의힘에 역전당하는 상황이 초래됐다. 한 사람도 아니고 줄탄핵을 한다면 그때보다 역풍의 수위가 더 심각할 수 있다.

◆ 일괄탄핵 하면 마은혁 임명은 누가 하나 = 민주당 일각에서는 일괄 탄핵이 거론된다. 줄탄핵(순차 탄핵)으로는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이 퇴임하는 18일까지 사실상 마 후보자 임명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대안으로 거론되는 안이다.

한 대행과 국무위원 전원을 한 번에 탄핵하는 안이다. 명분도 실리도 없는 안이지만 과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추진하면 이론상 가능하다. 어떤 탄핵 사유를 제시할지 모르지만 탄핵안이 의결되면 헌재의 심판이 있기까지 모든 국무위원의 직무는 정지된다. 국무회의가 마비되고 임명권자도 사라진다.

일괄탄핵을 하면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할 수 없게 된다. 헌법은 헌재 재판관의 임명권자로 대통령을 명시하고 있고 임기도 6년으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헌법 제111조는 "헌법재판관을 대통령이 임명한다"고 했고, 112조는 "재판관의 임기를 6년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마은혁 후보의 임기를 대통령 임명 없이, 강제로 개시한다는 발상 자체가 반헌법적"이라며 "법률에 따라서는 연임만 할 수 있을 뿐, 임기를 임의로 창설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문형배 이미선 재판관의 임기를 연장하고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추진해도 효력이 없다는 논지다. 헌법은 일반법의 상위 법이다.  

민주당이 일괄탄핵을 추진한다면 민심의 역풍은 물론 국정 마비 시도로 위헌 정당 해산 논란에도 직면할 수 있다. 위험 부담이 줄탄핵보다 더 커질 개연성이 다분하다. 민주당이 실행에 옮길 가능성은 낮다.

권 원내대표는 "'국무위원 총탄핵 계획'과 맞물려 추진되는 '헌법기관 임기 임의연장법'은 민주당의 내란 음모가 구체적 실행에 착수했음을 보여준다"며 "정부를 마비시키고, 헌법재판소에 특정 결론을 강압하여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고 명백한 내란죄"라고 비판했다.

◆ 민주 강경 행보 득보다 실 크다 = 민주당의 이 같은 초강경 행보는 다분히 탄핵 인용 분위기를 확산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된다. 여론조사에서 6대 4 정도로 나오는 탄핵 인용과 기각 여론의 격차를 벌려 헌재의 인용 결론을 유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인용 여론을 확산해 현재 기각 또는 각하 입장인 헌법 재판관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이 구체적으로 3명을 적시한 게 이를 뒷받침한다.

박 원내대표는 29일 서울 광화문 동십자각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장외 집회에서 김복형·정형식·조한창 헌법재판관의 이름을 거론하며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지 말아야 한다. 을사오적의 길을 가지 말라"고 경고했다. 사실상 이들을 반대파로 지목한 것이다. 역설적으로 민주당도 헌재의 현 상황을 5(인용) 대 3(기각 또는 각하) 구도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민주당이 3인을 명시한 것이 악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반대파로 몰린 상황이 되면 더더욱 입장을 바꾸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찬반 여론이 갈린 상황에서 그만큼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민주당의 줄탄핵과 일괄탄핵, 헌재 재판관 압박은 심각한 민심의 역풍을 부를 수 있다. 민주당의 입법 폭주를 우려하는 중도층의 반발 등 여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결국 무리수로 목적을 이루지도 못한 채 민심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당은 여론 추이를 보며 실행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leej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