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선 교수와 환상 호흡…78세까지 축구 중계한 '명언 제조기'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후지산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축구 중계의 전설이었던 송재익 스포츠캐스터가 1997년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프랑스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일전에서 이민성이 극적인 역전골을 넣자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중계를 지켜보던 축구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던 그 유명한 멘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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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익 캐스터가 지난 2020년 11월 2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FC와 전남 드래곤즈와의 K리그2 최종전을 중계를 준비하던 모습.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
1990∼2000년대 한국 축구 중계 전설로 불리던 송재익 전 스포츠캐스터가 18일 오전 5시께 충남 당진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만 82세. 유족에 따르면 송 캐스터는 지난해 4월께 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왔다.
1942년 4월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8년 우석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MBC 아나운서로 방송을 시작, 초기에는 복싱 중계를 맡았다. 1982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고 김득구(1956∼1982) 선수의 마지막 경기였던 WBA 라이트급 타이틀전을 위성으로 받아 서울 스튜디오에서 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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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중계를 준비하던 송재익 캐스터의 모습.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
한국 축구가 32년만에 본선을 밟았던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2006년 독일월드컵까지 6회 연속 마이크를 잡았다.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던 해설자 신문선씨(명지대 교수)와 함께 1998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시청률을 57%까지 끌어올렸다.
'중계석의 시인' '명언 제조기'라 불리던 고인은 마지막 중계였던 2020년 11월 21일 K리그2 서울 이랜드FC와 전남 드래곤즈의 경기에서도 "지금까지 캐스터 송재익이었다"이라고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