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 속 시위 증가로 경찰력 한계 노출
지방 치안 공백 우려…경찰력 운용 재검토 필요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의무경찰제도가 폐지된 이후 지방 경찰 기동대 서울 지원 출동이 급증한 가운데, 최근 탄핵 정국으로 인해 시위가 늘어나 기동대 경찰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의경 폐지 당시 우려했던 문제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실(더불어민주당·광주 서구을)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의경의 업무가 기동대에 완전히 이관된 후 서울로 지원 출동한 지방 기동대 수가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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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탄핵 각하를 요구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2025.03.13 choipix16@newspim.com |
의경이 존재했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서울 지원을 위해 출동한 지방 기동대의 수치는 각각 579개(2020년), 546개(2021년), 588개(2022년)로, 연평균 571개 수준이다.
그러나 의경 업무가 기동대로 이관된 2023년부터 출동 수가 급격히 늘어 2023년 1721개, 2024년 1823개로 집계됐다. 의경이 마지막으로 전역한 2023년 5월 한 달간 지원 부대 수치는 410개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거리 두기 조치 해제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의경 폐지가 주된 원인이라는 의견이 많다. 경찰청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23년에 경찰이 관리한 집회 건수는 1만 431건으로, 2022년 1만 293건보다 증가 폭은 미미하다.
지방에서 근무하는 모 총경은 "기존 의경에 비해 경찰관 증원이 턱없이 부족해 서울 상황을 오직 경력으로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며 "인권 보호 강화로 인해 예전에는 10명이 통제하던 집회가 현재는 20명으로도 부족할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지원을 위해 파견된 지방 기동대 경찰관들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소속 한 기동대 경찰은 "서울 출장이 늘어나는 게 사실"이라며 "대기 장소가 없어 장시간 버스에 있어야 하고, 철야 근무 시 씻을 장소도 마땅치 않아 곤란하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양부남 의원은 "경찰 기동대 서울 지원 출동이 급증한 것은 지방 치안 공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며 "집회와 시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는 경찰력 운용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국민 안전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o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