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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속살] 고려아연 해외 순환출자 "법 위반 아냐" vs "사각지대" 논쟁

기사입력 : 2025년02월25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2월25일 06:00

호주 법인 이용해 순환출자 고리 만든 고려아연
MBK·영풍, 공정위에 제소했지만…법적 근거 없어
공정위원장 "문제 발견 시 제도 개선 그때 검토"

[세종=뉴스핌] 백승은 기자 = 최근 고려아연의 해외 계열사 관련 순환출자 이슈가 도마 위에 올랐다. 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과 공정거래법의 사각지대를 이용한 '편법'이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팽팽히 맞선다. 

◆ 고려아연, 의결권 방어하며 '순환 고리' 형성…MBK·영풍 연합, 공정위에 신고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고려아연과 MBK 파트너스·영풍 연합이 경영권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분쟁은 MBK·영풍이 고려아연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며 촉발됐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임시 주총 전날이었던 올해 1월 22일 고려아연이 100%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선메탈코퍼레이션(SMC)에 전체 영풍 주식의 10.3%를 넘겼다. SMC는 호주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영풍(고려아연 지분 25.42%)과 SMC(영풍 지분 10% 초과)가 '상호주' 관계가 돼 영풍의 고려아연 주총 의장직이 사라졌다.

상법 제369조는 '상호주 의결권 제한' 제도를 두고 있다. 이 제도는 A회사가 자회사·모회사·손자회사 등을 통해 B회사의 발행 주식 총 수의 10분의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B회사는 A회사에 대한 의결권이 사라진다.

고려아연의 주식 현황 [자료=공정거래위원회] 2025.02.24 100wins@newspim.com

이후 MBK·영풍 연합은 고려아연을 공정위에 제소했다. 고려아연은 순환·상호출자를 하면 안 되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규모 10조원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며 '고려아연→선메탈홀딩스(SMH)→SMC→영풍→고려아연'이라는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 12년간 사라졌던 '대기업집단 순환출자' 재등장…난처한 공정위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는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추세였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이 해외 계열사에 대한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며 관련 사안은 급격히 조명을 받고 있다.

순환출자란 3개 이상 계열사 간 출자가 고리처럼 상호로 연결된 출자 구조로, 국내에서는 기업이 편법적 지배력을 확장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2013년부터 금지됐다. 다만 고려아연과 같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순환출자를 형성할 경우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다.

이후 대기업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급격하게 줄었다. 2013년 상호출자제한기업 집단의 순환출자 고리 수는 9만여개에 달했지만, 5년 후에는 41개만 남았다.

다만 현행 공정거래법 제21조에 따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소속 계열회사 간의 순환·상호출자는 금지되지만, 해외 계열사에 대한 별도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대기업집단 내 순환출자는 사실상 '당연히 안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구태여 규제할 필요도 없었는데, 이번 고려아연 사태에서 사각지대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유사한 사례는 하이트진로그룹의 순환출자 건이다. 지난 2008년부터 하이트진로는 일본 진로아이앤씨를 통해 '하이트진로홀딩스→하이트진로→진로아이앤씨→하이트진로홀딩스'라는 순환출자 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고려아연과는 상황이 다르다. 하이트진로그룹은 고려아연과 같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아닌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의 순환출자에 대한 문제는 국회에서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서 정무위 소속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에게 "상호출자제한 기업에 대한 순환·상호출자 제한을 국내외 회사로 한정한 현행 공정거래법 제21조에 법의 사각지대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고려아연 사례처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 해외 결산을 통해 얼마든지 신규 순환출자 뿌리를 만들어 내 공정거래법을 우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제안설명을 하고 있다. 2024.11.12 leehs@newspim.com

한기정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고려아연의 순환출자 사례는 규제 대상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현행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 속하는 회사의 국내 계열사에 대한 상호출자와 순환출자는 원칙적으로 금지된다"면서도 "해외 계열사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해외 계열사가 개입된 경우 규제 대상으로 인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규제하되, 문제점이 발견되면 제도 개선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소급 적용 등 구체적인 사례는 검토 전이다.

한 위원장은 "국외계열사와 관련해선 현재 유지하고 있는 공시제도 틀 내에서 규율할 계획"이라며 "이후에 추가적 문제점이 발견되면 제도 개선은 그때 검토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win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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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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