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지속적인 군사비 확대 어려울 것
러, 우크라와 전쟁에서 우위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작년 전 세계 군사비가 전년 대비 1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유럽에서 군사비 지출이 크게 확대됐다.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밀리터리 밸런스'에 따르면, 2024년 세계 군사비는 전년 대비 9.9% 증가한 2조 4327억 달러(약 3537조 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증가했다.
전체 군사비의 40%를 차지하는 미국은 9679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우크라이나 지원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출이 증가했다. 미국은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2024년 4월 우크라이나에 제공했고, 11월에는 러시아 영토 내 공격도 용인했다.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은 4573억 달러를 책정하며 16% 증가했다. 특히 독일은 28% 증가하며 영국을 제치고 유럽 최대 군사비 지출국이 됐다. 세계적으로도 미국, 중국, 러시아에 이어 4위에 올랐다. 영국은 8%, 프랑스는 7% 각각 증가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것이 이러한 군비 증강의 배경으로 지적된다. 2024년 군사비는 2020년 대비 러시아가 2.8배 증가했다. 이에 대응해 유럽도 약 50% 증가했다. 25% 전후 증가한 미국과 중국을 크게 웃돌았다.
아시아의 2024년 군사비를 보면, 세계 2위의 군사 대국인 중국은 2349억 달러로 전년 대비 5% 증가했다. 국방비 증액을 추진하는 일본은 9% 증가한 530억 달러로 세계 9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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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을 향해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 유럽, 지속적인 군사비 확대 어려울 것
유럽 각국은 방위 산업의 생산력을 높이고, 관련 부품의 공급망을 정비하고 있다. 병력 증강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미국의 유럽에 대한 군사적 개입이 중장기적으로 약화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자위 능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월 집권 2기를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에 군사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기존 목표인 2%에서 5%로 높이도록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유럽 경제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국가에서 재정이 악화돼 지속적인 군사비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IISS는 지적했다.
유럽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은 2024년까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이전 보수당 정부가 2030년까지 GDP 대비 2.5%로 국방비를 증액하는 목표를 세웠지만, 2024년 7월 출범한 노동당의 스타머 정권은 이를 계승하지 않고 예산 제약 등을 고려해 재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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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사진=록히드마틴 홈페이지] |
◆ 러, 우크라와 전쟁에서 우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IISS는 "우크라이나가 심각한 병력 부족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많은 지상군이 전력 부족 상태에 빠져 있으며, 현역 병력은 73만 명으로 2023년보다 7만 명 감소했다. 2023년 기준 40만 명이었던 예비군도 전무한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역시 2024년에 1400대의 전차를 잃는 등 소모가 심각했다. 그러나 북한 병력을 받아들이고 이란에서 무기를 조달하는 등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