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선원 4명, 병원 이송 후 치료 중
기상 악화로 수색 난항...구조 나섰던 해경 단정도 전복
[서울, 세종, 여수 =뉴스핌] 오상용·백승은·조은정 기자 = 전라남도 여수 앞바다에서 14명의 선원을 태운 어선이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승선원 가운데 4명은 숨지고 6명은 실종 상태다. 구조된 4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나머지 실종자 6명(한국인 4명, 외국인 2명)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상 악화로 애를 먹고 있다.
9일 여수 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새벽 1시 무렵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km 해상에서 부산 선적의 139t급 대형 트롤(저인망) 어선 제22서경호가 침몰했다. 생존 선원은 기상 악화로 거칠어진 풍랑 때문에 해당 어선이 침몰했다고 전했다.
배에는 한국인 선원 8명과 외국인 선원 6명 등 모두 14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8명이 구조됐지만 발견 당시 의식불명 상태였던 3명과 뒤늦게 발견된 1명은 끝내 숨졌다. 이들은 모두 한국인 선원으로 파악됐다.
사망자 가운데 3명은 구명뗏목을 타고 표류한 선장 A(66)씨와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서 바다 위에 떠 있다가 해경에 발견된 한국인 B(66)씨와 C(60)씨다. 해경은 이들을 함정으로 옮겨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호흡이 돌아오지 않았다. 뒤늦게 발견된 1명은 구조 당시 심정지 상태로 의식이 없었다가 끝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선장 A씨와 함께 표류하던 구명뗏목에는 외국인 선원 4명도 있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해경은 나머지 실종자 6명을 찾기 위해 경비함정 23척, 항공기 8대, 유관 기관 7척, 민간 어선 15척 등을 동원해 사고 해역을 집중 수색하고 있지만 기상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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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뗏목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사고 승선원들. [사진=여수해경] 2025.02.09 ej7648@newspim.com |
그 과정에서 실종자를 수색하던 해경 고속단정이 뒤집히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해경 대원들은 뒤따라온 해경 단정에 의해 모두 구조돼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 외국인 선원 진술에 따르면 항해 중 바람과 파도에 선체가 전복된 것으로 전해졌지만 해경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사고 소식을 접한 후, 정부는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행은 "행안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은 경비함정 및 수중수색 구조대원 등 가용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최우선적으로 인명을 구조하고, 정확한 승선원 확인을 통해 실종자 파악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수부장관과 국방부장관, 전남도지사는 해상구조에 동원 가능한 인력과 장비를 적극 지원하여 현장 구조활동이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며 "아울러 현지 해상기상을 고려 구조대원의 안전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어선 안전 대책을 내놓았지만 어선 사고에 따른 사망자와 실종자는 오히려 급증하고 있다. 해수부에 따르면 어선 전복과 침몰, 충돌, 안전사고 등으로 인한 사망자와 실종자는 지난해 119명으로 1년전(78명)보다 41명(52%)이 늘었다.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