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북한이 러시아에 최대 2만5000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할 수 있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현재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규모는 1만2000명 정도이며 이중 4000여명이 죽거나 부상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의 첫 번째 파병부대는 전투 능력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작년 10월 이후 최정예 특수부대인 폭풍군단 소속 병력을 파병했고, 이들은 현지 적응 훈련 등을 거쳐 러시아 내 우크라이나 점령지역인 쿠르스크의 최전선에 투입됐다.
러시아 남서부 접경 지역인 쿠르스크는 작년 8월 우크라이나군이 기습 공격을 감행해 서울 면적의 2배 이상을 점령했던 곳이다. 이후 러시아군이 반격을 가해 절반 정도를 되찾았고, 이후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서울=뉴스핌] 우크라이나 특수작전군이 포로로 잡힌 부상 북한군 병사를 후송하기 위해 철조망을 통과하는 모습. [사진=키이우인디펜던트 영상 캡처] 2025.01.16 |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이 쿠르스크 지역에 약 3개 여단을 보냈으며 이 중 1개 여단은 완전히 파괴됐고, 나머지 2개 여단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면서 "큰 손실을 입은 북한군이 현재는 후방으로 물러나 전투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조만간 쿠르스크에 2만~2만5000명의 추가 병력을 지원할 것이란 정보를 갖고 있다"며 "이들 지원 부대는 아직 전선에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파병 일정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군이 병사들 생명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목표 달성을 위한 막무가내식 공격 전술을 사용하면서 병력 손실이 크지만, 우크라이나군 입장에서는 적잖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북한군 지휘관들이 부대 병사들을 소모품처럼 취급하며 후퇴를 막기 위해 처형도 일삼는다"면서도 "북한군이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리 군의 진격을 저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군이 실전 전투 경험을 통해 현대 드론전 전술, 즉 사용하고 대응하고 숨고 파괴하는 방법을 습득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전투 지식은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향후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이란과 북한과의 동맹을 대폭 강화함으로써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러시아는 이란, 북한과의 동맹을 공식화했다"며 "그들은 과거에도 기술, 무기 등을 주고받았지만 지금은 적극적으로 이를 구매해 전투에 투입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무기를 공급하고 북한은 무기와 병력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쿠르스크 방면에서 우크라이나군이 공세를 개시, 러시아군 중앙지휘소를 미사일 등으로 타격해 러시아와 북한군 장교 다수를 사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군과 마찬가지로 북한군도 합법적인 공격 목표였다고도 했다.
그는 "어제(지난달 31일) 쿠르스크 방면 (러시아군) 중앙지휘소를 타격했고 러시아와 북한 핵심 장교들이 사망했다"면서 "우리측은 미사일과 여러 유형의 무기를 썼고, 그들은 장교 수십명을 잃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