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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민생법안①] 무산된 상속세·밸류업 세제지원…인적공제 상향 '공감대'

기사입력 : 2025년01월27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1월27일 17:36

여당,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 자녀공제 5억 상향 추진
야당, 일괄공제 5억→8억, 배우자공제 5억→10억 제안
'배당소득 분리과세' 밸류업 세제지원 수포로 돌아가
전문가 "기업 지원→투자→성장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헌정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구속되면서 경제 심리는 한껏 위축됐다.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내수와 트럼프 신정부 출범 영향으로 둔화하는 수출까지, 한국 경제가 넘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경제 지표는 고꾸라지고, 국민 삶은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 회복을 위해 국회 통과가 시급한 민생법안을 짚어보려 한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국이 양극으로 치달으면서 시급히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이 길을 잃었다.

특히 상속·증여세(상증세) 개편과 밸류업 세제지원은 '부자감세' 프레임에 갇히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전문가들은 계엄·탄핵 유탄에서 벗어나 민생경제를 위한 법안 처리에 국회와 정부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 25년간 낡은 '상증세'…자녀공제 등 인적공제 확대 '최우선'

2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증세 세율구조는 5단계 초과 누진세율로 구성돼 있다. 과세표준에 따라 1억원 이하일 때 10%의 세율이 적용된다. 1억원~5억원 이하는 20%, 5억원~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30억원 이하는 40%, 30억원 초과는 50%이다.

초과누진세율 구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대부분 선진국에서 채택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의 최고 상속세율은 50%로 OECD 국가 중 2위다. OECD 회원국의 최고 상속세율 평균은 15%로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최대 주주로부터 주식을 상속받게 되면 평가액에 할증(20% 가산)이 붙어 최고세율이 60%에 육박한다. 최고 상속세율로 따지면 사실상 OECD 국가 중 1위에 올라서게 된다.

과도한 세 부담은 기업의 활동을 위축게 한다.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은 상속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대주주의 주식 승계 대신 해외 사모펀드에 기업을 넘겼다. 지난해 삼성가 세 모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계열사 지분을 대량으로 처분한 사례도 있다.

우리나라 상속세 제도는 지난 1999년 개정 이후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이 기간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오르면서 상속세 부담이 자산층에서 중산층으로 넘어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기재부는 '2024 세법개정안'에서 상증세 세율구조를 4단계로 조정하고 최고세율은 50%에서 40%로 10%포인트(p) 내리는 상증세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 또 지난 2016년 이후 8년간 묶여 있던 자녀공제는 1인당 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상속세는 통상 기초공제 2억원이 우선 적용된 후 그 밖의 인적공제를 포함한 금액이 5억원을 넘기지 않으면 일괄공제 5억원이 적용된다. 정부안을 통해 인적공제 중 자녀공제가 10배 이상 조정되면서 상속세 공제 효과는 더 커졌다.

생존 배우자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배우자공제를 확대해 세 부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를 기재부가 수용한 것이다.

그러나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의 상증세 완화 방안에 어깃장을 놓았다.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가 전형적인 '부자감세'라는 이유 때문이다. 민주당은 상증세 개정안을 '2025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으로 지정하지 않았고, 상증세 개정안은 국회를 넘지 못하고 결국 무산됐다.

다만 민주당은 상증세 일괄공제를 5억원에서 8억원으로, 배우자공제는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상향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민주당 역시 상증세가 중산층에게까지 부담되는 현실을 인정하고, 인적공제를 늘리는 데는 찬성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상증세 징수액 규모가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하며 상증세 개정안 처리가 지연된 건 정치 이견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상증세 징수액인 2022년 기준 14조6000억원으로 국세 대비 비중은 고작 3.7%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시대 상속세 부담이 가계와 기업을 위축시킨다고 비판했다.

민생과 경제를 위해 상증세 개편을 조속히 추진하되 여야 간 공감대가 형성된 인적공제 상향을 우선 처리할 것을 주문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상속세로 걷는 세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해외 주요국도 상속세를 인하하거나 걷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상속세율 인하와 인적공제 확대를 통틀어 전반적인 개선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인적공제를 확대하는 거에 대해서는 찬성"이라며 "다만 공제액을 정해놓고 다음에 다시 고치려면 세법을 계속 개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니 공제한도에 물가상승률을 연동하는 방향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 전문가 "기업 지원→투자→성장 선순환 구조 만들어야"

정부가 역동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밸류업 세제지원도 물거품됐다.

기재부는 '2024 세법개정안'에 '코리아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시장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세제지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배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을 부여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기업의 배당·자사주 소각으로 인한 증가액의 일정 부분에 대해 법인세 세액공제를 5%로 적용한다. 기업이 투자와 배당 사이 갈림길에서 고민하지 않도록 법인세를 감면해 지원한다는 취지다.

또 법인세 세액공제 적용 기업의 개인주주에 대한 배당소득세는 저율 분리과세 하기로 했다. 현행 배당소득세 과세체계는 금융 소득 2000만원 이하일 시 14%(지방세 포함 시 15.4%)의 세율이 분리과세 된다.

정부안에 따르면 앞으로 금융소득 2000만원 이하 개인주주는 9%의 분리과세 세율이 적용된다. 밸류업 기업의 배당 증가금액에 대해 9%가 계산되고 그 외 배당에는 14%가 적용된다. 금융소득 2000만원 초과 개인주주는 선택적 분리과세를 통해 최고 25%의 세율이 부과된다.

일반적으로 종합소득 과세표준 8800만원 이하인 자는 종합소득세율(6~24%)을 적용받기 때문에 25% 분리과세자보다 불리하다. 이에 따라 분리과세와 종합과세를 비교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야당이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법인세 감면이 '부자감세'를 초래한다고 지적하며 강하게 반대하자 결국 이를 신설하지 않기로 했다. 야당은 이같은 세제지원이 고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의 대주주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주장했다.

정부안을 기준으로 한 실제 계산에서는 소득 없는 배당소득 1200만원 주주, 소득 없는 배당소득 3600만원 주주, 다른 소득이 10억원 있고 배당소득 3600만원 주주를 비교하면 각각 18만원, 54만원, 216만원이 현행 대비 경감된다.

결국 주주환원을 확대한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와 개인주주에 대한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삭제된 수정안이 의결된 것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합동브리핑에서 2024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역동경제 로드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4.07.03 yooksa@newspim.com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서 밸류업 세제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기업이 안정적으로 투자하고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주가가 많이 빠진 지금, 정부가 세제지원을 통해 기업 투자 활력을 제고하면 기업이 성장해 추후 세수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기업 밸류업은 아무리 강조해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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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빙 주한 중국대사 뉴스핌 기고 국제 정세가 혼란스럽고 국지적 충돌과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제 글로벌화가 역풍을 맞고 있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불확실성의 시대에 직면한 많은 국가들은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러한 시기에 중국은 실질적인 행동으로 세계에 안정성과 긍정적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중국은 세계 경제를 안정적 발전으로 이끄는 강력하고 확실한 힘이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국, 1위 제조업 대국이자 2위 소비시장이다. 이런 조건하에서 중국 경제는 체제와 수요, 공급, 인재 등 네가지 부문에서 두드러진 우위를 보이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공고히 하고 있다. 2024년 중국 경제는 5% 성장률을 달성했고 GDP 증가량은 1조 5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는 중간 경제국가의 연간 경제 총량에 해당하는 규모다. 2025년 복잡한 환경과 숱한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중국 경제는 안정 성장 추세를 유지하여, 1분기 5.4% 성장을 달성했고 1~4월 상품무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더욱 중요한 성과는 외부의 압박과 억제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돌파를 촉진하는 수많은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중국은 인공지능(AI), 로봇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잇따라 '딥시크(DeepSeek)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설정된 발전 목표를 달성하며 세계 경제 성장의 가장 중요한 엔진이자 안전 장치 역할을 계속 해 나갈 충분한 자신감과 능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주한 중국대사관 다이빙(戴兵) 중국 대사. 사진=중국 대사관 제공.  2025.05.24 chk@newspim.com 중국은 글로벌 협력을 촉진하는 확실한 힘이다. 대외 개방은 중국의 기본 국책으로, 보호주의의 역류가 거셀수록 중국은 더욱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진해나갈 것이며 국제 사회가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것이다. 중국은 150여 개 국가 및 지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이며, 30개 국가 및 지역과 23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다. 2024년 중국의 평균 수입 관세율은 이미 7.3%로 떨어져 절대 다수 국가보다 낮으며, 43개 최빈국에 대해서는 '무관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얼마 전 성공적으로 개최된 중국 중앙주변공작회의에서는 주변국들과 협력하여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것임을 다짐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동남아 순방과 러시아 방문이 커다란 외교적 성과를 거두었고,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 아메리카, 유럽의 여러 국가 지도자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갈수록 더 많은 국가들이 중국과의 동행은 바로 기회와의 동행이며, 중국에 대한 신뢰는 곧 미래에 대한 신뢰임을 인식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 질서를 수호하는 확실한 힘이다. 중국은 현행 국제 질서 속에서 발전해 온 만큼 이 체계의 수혜자이자 지지자, 수호자이다. 중국은 국가 간의 평등 및 호혜 상생을 견지하고 진정한 다자주의를 지향하며, '국력의 크기'를 발언권의 기준으로 삼거나 '자국 우선'을 국제 규칙 위에 두는 것에 반대한다. 국제 사회에서 중국은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국이다. 중국에 대해 '국제 질서 도전자'라고 지목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많은 한국인들은 이전의 규칙 제정자(rule-maker)가 파괴자로 변해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부당한 관세 전쟁에 직면한 중국은 단호한 대응으로 국가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고 나섰을 뿐만 아니라 국제적 공정성과 보편적 세계 정의를 수호하는데도 앞장섰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이런 대응은 국제 사회의 많은 나라들이 적극적 협상을 통해 경제∙무역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여지를 넓혀줬다. 중국은 줄곧 각국의 운명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중국과 한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더욱 그러하다고 여겨왔다. 중한 수교 이후 33년 동안 양국 간 각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력은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으며, 양국 외교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최근 몇 년간 중한 양국의 국가 상황과 지역 정세, 세계 구도에 모두 큰 변화가 있었고, 중한 관계의 복잡성도 다소 커졌다. 양국은 경험과 교훈을 총정리해 재인식, 재출발해야 한다. 이때 가장 근본적인 것은, 중한 우호 협력의 강화가 양국과 양국 국민의 근본적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는 점이다. 한국 정국에 변화가 일어나고 국제 정세 변화의 충격도 마주한 가운데, 대다수의 한국 국민은 국가적 통합을 강화하고 경제와 민생을 발전시키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지인들은 중한 관계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한국이 대내외적 도전에 대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중한 관계는 지난 날을 토대로 앞날을 개척하는 중요한 단계에 놓여 있다. 중국의 대(对)한국 정책은 확실하며, 중국은 최대한의 성의와 노력으로 중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할 의향이 있다. 한국이 시대 물결과 국제 흐름을 파악하고 바른 방향을 견지하며 중국과 함께 중한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긍정적으로 발전시키길 희망한다. 글 = 주한 중국대사관 다이빙(戴兵) 중국대사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2025-05-24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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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애플 25% 관세, 삼성에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중국 등에서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이 같은 조치는 삼성전자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애플(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면서 "이것은 삼성과 다른 스마트폰 업체들에게도 해당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제조를 장려하려면 모든 기업에 공정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2025.05.24 kckim100@newspim.com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유럽연합(EU)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현재 유지 중인 50%의 관세를 그대로 두겠다는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그는 "EU와의 대화가 더디다"면서 "협상 타결을 기대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루스 소셜 계정을 통해 "나는 애플의 팀 쿡에게 오랫동안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은 반드시 미국에서 생산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인도나 다른 나라에서 만들어서는 안 된다"며 "그렇지 않다면, 최소 25%의 관세를 애플이 미국에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에 대해서도 "우리의 협상 과정은 아무런 진전이 없다"며 "2025년 6월 1일부터 EU산 제품에 일관 50% 관세를 부과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EU는 미국을 무역에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과 다름없고, 협상하기 매우 어려운 상대"라면서 "그들은 강력한 무역 장벽과 부가가치세, 터무니없는 기업 벌금, 비금전적 무역 장벽, 환율 조작, 미국 기업에 대한 부당하고 정당하지 않은 소송 등으로 미국과 연간 2억 5000만 달러 이상의 무역 적자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증시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뉴욕 증시에서 애플의 주가는 마감을 앞두고 2.92%까지 하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모두 1.5% 이상 떨어졌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전장보다 5.14포인트(0.93%) 내린 545.13으로 장을 마쳤다.    kckim100@newspim.com 2025-05-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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