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국내스포츠

속보

더보기

난장판 된 체육계…"한국 사회의 축약판을 보는 듯"

기사입력 : 2025년01월13일 18:00

최종수정 : 2025년01월14일 12:24

정부·국회·여론의 삼각파도에 침몰한 체육회·축협·배드민턴연맹
강압과 비방, 편 가르기, 법정다툼만 반복되는 아사리판으로 변질
자율과 시장은 실종…민주와 법치가 수단이 아닌 목표가 된 때문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체육계도 난장판이다. 어수선하기가 현 시국과 판박이다. 공정과 정의, 민주화와 법치란 이름 아래 강압과 비방, 편 가르기, 법정다툼이 난무한다. 언론도 줄을 섰다. 팩트를 따지고 진실을 찾기보다 여론에 편승해 스스로 심판을 내린다. 이런 게 시대의 흐름이라면 기자는 동참할 마음이 전혀 없다.

최근 들어 대한체육회, 축구협회, 배드민턴연맹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여론의 거센 공격을 받았다. 이기흥 체육회장, 정몽규 축구협회장, 김택규 배드민턴연맹 회장은 온갖 치부가 다 까발려졌고, 주적으로 몰렸다. 그럼에도 이들은 꿋꿋하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했다. 보통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낼 대단한 '멘털'의 소유자들이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3선 연임 도전하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 입후보 기자회견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24.12.23 leemario@newspim.com

국회 국정감사에서 감사가 아닌 망신을 당했던 이들은 사법 처리를 받게 될 지도 모른다. 문체부가 해임(김택규) 또는 징계(정몽규)를 요구하고, 직무정지(이기흥)를 발동하면서 늘어놓은 이들의 '죄목'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사안이 꽤 들어 있다.

그럼에도 이들 중 최소 2명은 이달 열리는 선거에 출마할 자격을 갖췄다. 3선 이상에 도전하는 이기흥, 정몽규 회장은 스포츠 공정위원회의 후보 자격 심사를 통과했다. 연임을 노리는 김택규 회장은 공정위 심사를 받을 필요가 없지만 자체 선거운영위로부터 입후보 불허 조치를 받자 곧 바로 법원에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들의 주장은 심플하다. 문체부가 상급기관으로서 '지나친 감독권'을 행사한다면 법대로 하자는 것이다.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독이 바짝 오른 모습이다. 예상대로 모두 기각되긴 했지만 축구협회가 문체부의 감사 결과에 줄줄이 이의 신청을 한 것은 다음 스텝을 밟기 위한 전 단계로 보면 맞다. 직무정지 중인 이기흥 회장이 스포츠 공정위에 심사를 넣고, 김택규 회장이 법원의 최종 판단을 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해 9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택규 대한배드민턴협회 회장. 2024.09.24 leehs@newspim.com

'원죄'를 따져보면 세 회장들은 유사하면서도 차이점이 있다. 이에 맞춰 문체부와 여야 국회의원들의 반응도 온도차가 보인다.

체육계의 숨은 흐름을 따라가 보면, 이기흥 회장은 이제 그만 하고 나가달라는 누군가의 메시지를 씹은 죄가 크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지난해 여름 파리 올림픽에서 거둔 대단한 성과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이 체육계를 체육인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강변하며 이 회장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것은 일견 옳은 말이기도 하지만, '적의 적은 내 편'이란 정치 논리가 들어가 있는 말이기도 하다.

정몽규 회장은 한국 축구가 올림픽 10회 연속 진출에 실패했고, 아시아 최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여론 재판을 받는 중이다. 여기에 승부의 이변 따위는 없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과 황선홍 임시 감독은 그래서 잘렸다. 이 참에 홍명보 현 감독의 반대파와 집행부를 노리는 세력이 힘을 모았다. 정 회장은 같은 재벌가인 정의선 양궁연맹 회장이 6선을 노리고 있고, 최태원 전 핸드볼협회장은 5선을 했는데 '왜 나만 갖고 그래'라는 불만을 가질 법도 하다. 축구는 양궁 핸드볼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인기 스포츠이고, 회장으로서 협찬금도 꽤 냈다. 이 때문이지 문체부도 축구협회의 자체 징계만 요구했지, 직무정지나 수사의뢰 같은 다음 단계는 밟지 않고 있다. 그래도 여론은 아직 정 회장을 용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김택규 회장은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의 한 마디에 나락으로 떨어진 경우다. 광장의 도마에 오를 레벨도 아니지만 국민적 공분이 몰리자 그 누구보다 심한 마녀사냥을 당했다. 문체부가 다른 단체와는 달리 연맹의 시행규칙 하나하나까지 정해서 따르도록 한 것은 과도하기까지 하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최현준 문화체육관광부 감사관이 지난해 11월 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특정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문체부는 정몽규 회장 등 관련자에게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부적정 등 기관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를 요구했다. 2024.11.05 yooksa@newspim.com

수장들이 수세에 몰리자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세 단체는 순식간에 아사리판이 됐다. 경쟁 후보들은 집행부 불신임과 선거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내고, 또 이에 대한 맞대응이 난무하고 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허정무 후보가 낸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고, 선거운영위원이 전원 사퇴하면서 파행으로 치달았다. 체육회장 선거는 투표를 하루 앞둔 13일 강신욱 후보 등이 낸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지만 선거에서 누가 이기든 잡음이 예상된다. 배드민턴연맹도 마찬가지다. 당선인이 향후 사법 처리되면 재선거를 해야 할 수도 있다.

체육계는 이제 자율과 시장의 순기능은 실종된 지 오래다. 지난 칼럼(8월 16일자 스포츠 인앤아웃 '스포츠산업 관점에서 본 안세영 7문7답')에서 지적한 대로 한국 체육계의 미래는 개선되기는커녕 더욱 암울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게 다 민주와 법치가 수단이 아닌 최종 목표가 된 때문이라고 하면 과문한 탓일까.

zangpab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