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비상소집된 경찰 중 10명 명단 제공
조지호 청장, 합동수사본부 구성 수사관 100명 명단 준비만 지시
[서울=뉴스핌] 박우진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해 경찰이 국회의원 등 주요 인사 체포조를 운영했다는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전창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과장은 2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재진과 만나 "계엄 이후에 방첩사로부터 위치추적 명단, 체포 명단 등을 전달받은 사실이 일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방첩사령부의 요청을 받아 현장 안내 목적으로 국회 주변에 비상소집돼 있던 경찰관들 중 10명의 명단을 제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비상계엄 선포 후 오후 11시쯤 전체 비상소집이 내려진 상태였다.
경찰관들은 수갑 등 체포장구를 구비하지 않았고 전화와 무전기만 갖춘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전 과장은 3일 오후 11시 32분쯤 방첩사에서 최초로 구인회 방첩사령부 수사조정과장이 이현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계장에게 "합동수사본부 구성시 수사관 100명, 차량 20대 파견 요청할테니 준비해달라"는 연락을 했다고 밝혔다.
이후 11시 52분에 방첩사는 다시 이 계장에게 "여의도 출동 예정인데 현장 상황 곤란하니 안내할 인력이 필요하다. 현장 경찰 5명 명단을 제공해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전화에서 방첩사는 체포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수사기획국장은 오후 11시 59분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해당 내용을 보고했다. 조 청장은 "합수부 구성 관련 명단만 준비하고 방첩사가 요청한 5명에 대해서는 명단을 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5명은 영등포경찰서 형사과 강력팀 소속 형사들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내 국가수사본부의 모습. yooksa@newspim.com |
이들 5명은 방첩사와 연락을 주고받지 못한 상태였으며 4일 오전 0시 13분에 영등포서 경비과장이 국회 수소충전소 앞에서 인파 관리 지원 지시를 받고 이동했다.
1분 뒤 방첩사에서 이 계장에게 다시 전화로 현장 출동 인원이 늘어났다면서 안내 인력을 5명 추가 요청했다.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과 수사기획국장은 4일 오전 0시 38분에서 43분 사이 통화를 했다. 당시 제주도에 출장 중이었던 우 본부장은 "인력 지원은 법령 검토를 해야 하므로 내일 아침 일찍 서울에 갈 때까지 최대한 시간 끌고 방첩사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오전 1시 1분쯤 국회에서 계엄해제 의결안이 가결되고, 1시 46분 방첩사는 수사기획계장에게 상황해제를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언론 보도에서 경찰 50여명이 국회의원 체포하러 갔다는 내용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다. 그곳에 있던 경찰관들이 다 체포하러 갔다는 논리가 성립된다"며 "심히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krawj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