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에 210억 배상 위기…회생 신청
내년 3월 20일까지 회생계획안 제출해야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가맹점주들과 법적 분쟁 중 경영난을 호소한 한국피자헛이 기업회생 절차를 밟는다.
서울회생법원 회생12부(오병희 부장판사)는 16일 "회생절차 개시의 원인이 있다"며 한국피자헛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
피자헛 로고. [사진=한국피자헛 제공] |
재판부는 기존 경영자인 한국피자헛 대표자를 관리인으로 선임했다. 또 내년 1월 2일까지 피자헛에서 채권자 목록을 제출받고 같은 달 16일까지 채권 신고를 받기로 했다.
조사위원으로 선임된 태성회계법인은 한국피자헛의 계속기업가치, 청산가치 등을 평가한 뒤 내년 2월 20일까지 조사보고서를 제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관리인은 내년 3월 20일까지 한국피자헛에 대한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한국피자헛은 지난달 4일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와 함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ARS 프로그램은 채권자협의회를 구성해 변제 방안을 협의하는 제도로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회생 절차 개시 여부가 최장 3개월까지 보류된다.
재판부는 채권자들과 한국피자헛 사이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지원하기 위해 회생절차 개시 여부 결정을 한 달간 보류하고 ARS 프로그램 진행을 승인했으나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피자헛은 지난 9월 가맹점주 94명이 본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가 동의 없이 원·부재료 가격에 마진을 붙여 부당이득을 얻었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한국피자헛의 반환금액은 1심에서 75억원, 항소심에서 210억원으로 늘었다.
한국피자헛은 대법원에 상고하며 최종 판결이 있을 때까지 강제집행으로 회사 운영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막고자 회생 개시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회생 절차는 단순히 경영 정상화를 위한 조치가 아니라 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시도"라며 차액가맹금 반환을 촉구했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