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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과 계엄령, 그리고 '악의 평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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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가 경고한 그릇된 국가주의와 애국심
계엄령으로 '역사적 트라우마' 재현될 우려 높아져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독일계 미국인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나치 독일의 친위대 장교 겸 홀로코스트의 실무 책임자였던 아돌프 아이히만에 대해 쓴 책이다. 아렌트는 이 책에서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 한다. 홀로코스트 대학살을 주관한 아이히만은 예상과 달리 친절하고 평범한 사람이었다. 아렌트는 "스스로 악한 의도를 품지 않더라도, 당연하고 평범하다고 여기며 행하는 일들 중 무엇인가는 악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사진 = 창비 제공] 2024.12.06 oks34@newspim.com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창비)도 악의 평범성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는 1980년 5월 18일 열흘 간의 광주항쟁과 그 이후 남겨진 사람들을 통해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 당시 광주시민을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군인들도 아이히만처럼 상부의 명령을 따랐을 뿐이었다고 이야기한다. 한강은 이 소설을 통해 '악의 평범함'을 증언하고, 인간성의 회복을 호소하고 있다.

엊그제 우리는 다시 떠올리기 싫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재현할 뻔했다. 자칫 잘못했으면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받는 그 순간에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동원된 군대가 저지르는 만행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 치를 떨었을 수도 있다. 한강이 작품을 통해 이야기했듯이 국가주의나 애국심으로 포장된 행동으로 우리의 일상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악의 평범성에 대해 이야기한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사진 = 한길사 제공]  2024.12.06 oks34@newspim.com

상상해보라. 현직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군인들을 동원하여 국회를 무력화 시키는데 성공한다. 이어 선거관리위원회를 압수수색하여 부정선거의 단서를 찾아냈다고 공표한 뒤 지난 총선을 무효화 한다. 때마침 김어준을 체포하여 조사한 결과 '여론조사 꽃'을 통해 지속적으로 야당 후보들의 우세를 조작했다고 발표한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강원도 양구에서 남북이 서로 총격을 가하는 국지전이 펼쳐진다. 현직 대통령 윤석열은 우리 사회에서 암약하던 종북세력을 일망타진하여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운 영웅이 된다.

한나 아렌트나 한강이 말한 '악의 평범성'은 멀리있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역사가 늘 앞으로 나아가기를 원하지만 역사의 시계바늘이 거꾸로 도는 건 순식간이다.  그 이면엔 앞뒤를 살피지 않고 자신이 안위를 지키기 위해 명령에 따르는 단순함, 살아남기 위해 선악을 가리지 않고 힘센 사람에게 아부하는 사악함, 이웃의 불행을 보면서도 내가 아닌 것이 다행이라고 여기는 이기심이 숨어 있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국가의 무자비함은 과거에서부터 유전되어 온 인간의 잔혹함이 아닌지 묻는다.

한강은 이렇게 쓰고 있다. "네가 죽은 뒤 장례식을 치르지 못해, 내 삶이 장례식이 되었다"라고. 다시 '촛불'을 들고, '탄핵'을 외치는 시대다. 이 동어반복을 원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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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11승, 배드민턴 새 역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안세영이 배드민턴 새 역사를 쓰면서 2025년을 마무리했다.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안세영(23·삼성생명)은 21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파이널 여자 단식 결승에서 왕즈이(중국·2위)를 2-1(21-13 18-21 21-10)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월드투어 파이널은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 8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이다. 안세영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대회 정상에 섰다. 안세영. [사진=BWF] 1게임은 안세영이 주도했다. 8-8 이후 랠리 싸움에서 우위를 잡았고, 왕즈이의 범실이 겹치며 21-13으로 먼저 가져갔다. 2게임에서는 흐름이 바뀌었다. 왕즈이가 공격 정확도를 끌어올리며 리드를 지켰고, 안세영은 추격했지만 18-21로 내줬다. 3게임은 체력전 양상 속에서 왕즈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둔해졌다. 안세영은 수비 범위를 유지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5-6까지 달아난 뒤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챔피언십 포인트를 한 점 남겨둔 20-10에서 왼다리 통증을 호소하며 절뚝거렸다. 주심은 메디컬 타임을 주었지만 안세영이 원했던 스프레이는 뿌리지 못한 채 경기에 다시 돌입했다. 안세영은 얼굴을 찡그리며 고통을 참고 뛰었다. 대각선 하프 스매시로 셔틀콕을 상대 코트에 떨어뜨려 '96분의 대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안세영. [사진=BWF] 승리가 확정되자 안세영은 관중을 향해 양손 손가락 한 개씩을 펴 보이며 '11승 세리머니'를 했다. "짜요"를 외치며 열띤 응원을 펼치던 중국 홈관중을 침묵시켰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에서 16승 4패의 절대 우위를 점했다. 특히 올해 펼쳐진 여덟 차례의 맞대결에서는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전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 차를 입증했다. 안세영의 시즌 11승은 2019년 모모타 겐토가 세운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시즌 성적은 73승 4패로 승률 94.8%다. 남녀 단식을 통틀어 한 시즌 6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최고 승률이다. 안세영. [사진=BWF] 상금 기록도 새로 썼다. 파이널 우승 상금 24만 달러를 더해 시즌 상금 100만3175달러를 기록했다.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상금 100만 달러를 넘긴 최초의 선수다. 커리어 누적 상금도 257만 달러로 역대 최고다. 안세영의 2025년은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 결과와 내용 모두에서 한 시즌의 기준을 다시 세웠다. 세계배드민턴연맹은 안세영이 파이널스 챔피언에 오르자 SNS에 시즌 11승, 최고 승률, 최고 상금을 거둔 한국의 안세영 사진을 게재하면서 'GOAT'라는 단어를 새겨넣어 그녀가 이미 리빙 레전드임을 인정했다.   psoq1337@newspim.com 2025-12-2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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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마트 매출 상위 4개 모두 '술'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올해 1∼11월 군 마트 판매량 상위 4개 품목이 모두 주류로 집계됐다. 국군복지단 소속 PX(군 마트)가 병영 내 '생활복지 시설'로 운영되고 있음에도, 판매 구조는 사실상 '주류 중심'으로 재편된 셈이다. 논산 육군훈련소 본점 군 마트 전경. [사진=국방부 제공] 2025.12.21 gomsi@newspim.com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간 내 판매량 1위는 A 캔맥주(2398만개)였으며, 이어 B 캔맥주(2171만개), D 캔맥주(1400만개), C 소주(256만개) 순으로 나타났다. 네 품목 판매량을 합치면 총 8025만개, 매출액은 918억6948만원에 달한다. 군 마트 내 A 캔맥주 가격은 1000원으로, 편의점 평균가(2250원)의 절반 이하다. C 소주 역시 1060원으로, 시중가(1800원)보다 약 40% 낮은 수준이다. 복지단이 대량 구매 및 유통 수수료 절감으로 단가를 낮춘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E 화장품 세트가 전체 1위(323억6621만원)를 차지했다. 판매량은 83만개로, 군 마트 판매가(3만8930원)는 온라인 최저가(29만원)의 약 7분의 1 수준이다. 유용원 의원은 "군 마트는 장병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공간임에도, 실제 판매 비중을 보면 주류와 화장품이 매출을 주도하고 있다"며 "복지 취지에 맞게 품목 구성과 가격 체계를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gomsi@newspim.com 2025-12-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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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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