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도시 동시 진행
용산 대통령실 방향 행진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서울 광화문과 국회 등 전국 30여 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퇴진과 내란죄로 체포 등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 지 8년 만에 시민들이 다시 촛불을 들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참여연대, 군 인권 센터 등 주요 시민 단체는 4일 저녁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윤석열 퇴진 시민 대회'를 열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2024.12.04 choipix16@newspim.com |
촛불을 든 집회 참석자들의 손에는 '계엄 반대'와 '내란죄 윤석열 퇴진' 등 다양한 문구가 적힌 팻말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 측 추산 1만 명이 모였다. 학생부터 노인과 아이의 손을 잡고 나온 부부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자리했다.
쌍둥이 아들이 군에 있다는 이미현 씨는 "부모는 자식이 군대에서 잘못될까 걱정하고, 자식들은 부모가 전쟁으로 죽을까 걱정했다"며 "군에 있는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처음 모습 그대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고등학생인 유원우 군(19)은 "학교 수업과 언론 보도에서 접한 계엄령이 실제로 선포되니 정말 무서웠다"며 "민주주의가 이렇게 연약한 체제인지 몰랐는데, 이 연약한 체제를 지켜내고 학교에서 배운 민주주의를 되찾고 싶다"고 발언했다.
15일째 단식 농성 중인 조선업 하청 노동자 김 모 씨는 "잘못하면 조합원 모두 끌려갈 상황이라 긴급회의를 하고 밤새 잠도 못 잤다"며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하고 밤잠을 설치게 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얼마나 많은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인천에서 온 20대 조진영(가명·남) 씨는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찍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왔다"고 말하자 집회 참가자들은 함성을 질렀다.
수업을 마치고 온 대학생도 연단에 섰다. 이설아(가명·여) 씨는 "책에서만 보던 계엄령을 접하니 두려움과 분노가 밀려왔다"며 "윤 대통령이 국민을 반국가세력으로 지목했는데, 국민 없는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고 있다. 2024.12.04 choipix16@newspim.com |
여성 민우회 회원인 몽실(활동명) 씨는 "밤새 기사와 속보에서 계엄령이라는 단어를 보며 소스라치고 오한이 돌았다"며 "오랜 시간 피와 땀으로 세운 민주 사회를 지키기 위해 윤 정권 퇴진 투쟁에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시민 단체 대표들도 마이크를 잡았다. 한상희 참여연대 대표는 "(계엄령은) 우리나라 역사를 망치고 무고한 사람을 만드는 피비린내 나는 수단"이라며 "자신에 대한 의혹과 수사를 피하기 위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이렇게 저항하고 맞서고 싸우고 투쟁했던 사람들의 힘으로 발전해 왔다"며 "오늘부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제멋대로 날뛰는 자들이 망쳐놓은 사회를 지키기 위해 우리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를 메우고 광장에 나서 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1시간가량 '윤석열 퇴진 시민 대회'를 진행한 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방면으로 행진했다.
이날 촛불집회는 광화문 광장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뿐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지역별로는 ▲대전 은하수 네거리 ▲강원 춘천 거두사거리 ▲광주 5·18 민주광장 ▲경남 창원시청 ▲충남 천안터미널 ▲전남 목포 평화광장 ▲부산 서면 태화 ▲울산 롯데백화점 ▲충북 충북도청 ▲대구 대구 CGV 한일 앞 등이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