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기국회 내 상법 개정 통과시킬 것"
"재계의 이해만을 반영한 안일한 대처"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2일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 "상법 개정을 외면한 채 자본시장법 개정만을 추진하는 것은 반쪽자리 개혁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대한민국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국장부활TF) 위원 소속 의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국장부활TF는 정부와 여당이 상법 개정 논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며, 이번 정기국회 내에 반드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국장TF 단장을 맡고 있는 오기형 의원. [사진=뉴스핌DB] 2024.11.06 leehs@newspim.com |
금융위원회는 이날 일반주주 이익보호 강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일반 주주 이익 보호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도 상법 개정에 못지않은 실효성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주주 이익 보호를 위한 방안을 상법이 아닌 자본시장법에 담아 이번 주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정부가 기업의 합병·분할시 이사회가 주주의 이익보호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되는 것이 핵심이다.
국장부활TF 위원들은 이에 "정부의 이번 방안은 구조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특정 사례에만 적용되는 임시방편에 불과한 조치일 뿐"이라며 "투자자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거나 빈사 상태에 빠진 한국증시를 되살리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며, 대한민국 자본시장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본시장법 개정은 상법 개정을 대체할 수 없으며, 오히려 양 법안의 역할 분담을 통해 종합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장부활TF 위원들은 또 "상법과 자본시장법이 함께 개정되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비로소 한국 증시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본시장법안 상장회사에만 국한해 절차적인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지만, 상법 개정은 2800여개 상장법인뿐 아니라 100만여개 비상장 법인까지 포함해 주주의 권리를 폭넓게 보호할 수 있는 대원칙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상법과 자본시장법의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한국거래소에서 '소액주주의 이익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정부와 여당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은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보호하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한 획기적인 법안"이라며 상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고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사회 충실 의무 대상이 주주로까지 확대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고 예를 들었다.
국장부활TF 위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자본시장법 개정은 정부가 재계의 요구에 굴복하며 실질적인 개혁을 회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는 1500만 투자자들의 요구를 외면한 채 재계의 이해만을 반영한 안일한 대처"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액주주의 피해는 합병과 분할 등 자본거래뿐 아니라, 과도한 임원 보수, 스톡옵션, 부당 내부거래, 상장폐지, 헐값 전환사채 배정 등 손익거래에서도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특정 사안에 국한되지 않고 일반적인 주주 보호 원칙을 제시할 수 있는 상법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강화, 이사회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주주총회 참여를 높이기 위한 전자 주총과 현장 주총 병행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민주당 국장부활TF 단장 오기형 의원, 간사 김남근 의원, 김현정·김성환·민병덕·박주민·박홍배 의원이 참석했다.
y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