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선택, 가십성 화제 지양해야
젊은 세대의 인식 변화, 정책 논의 활성화 기대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배우 정우성과 모델 문가비의 비혼 출산으로 가십성 기사가 넘쳐나고 있다. 늘 화제의 중심에 있던 유명 배우의 충격적인 근황이기에 어느 정도 관심은 당연하지만, 일부 매체와 유튜버들의 과도한 보도와 댓글이 난무한다. 유튜버들은 정우성의 재산에 따른 양육비 금액, 자녀의 재산 상속 여부까지 계산하여 보도한다. 또 정우성이 일반인 여성과 찍은 사진을 여과 없이 보도하여 심각한 피해가 우려되기도 한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문가비가 최근 비혼 출산을 알렸고, 그 생물학적 아버지가 정우성 임이 밝혀졌다. [사진 = 문가비 SNS] 2024.11.27 oks34@newspim.com |
이런 사건이 있을 때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두 사람을 코너에 몰아 공격할 일이 아닌데도 물어뜯고 헐뜯는 무리들이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아이를 낳기까지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이의 엄마는 아기를 낳아서 혼자 키우기로 했고,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는 충분한 양육비를 책임지기로 했다. 설령 어떤 문제들이 남아있더라도 두 사람이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다.
정작 우리의 문제는 비혼 출산에 대해 갖고 있는 부정적인 인식이다. 출산은 꼭 결혼을 해야 가능한 일로 보는 사회적 시각이 여전하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시각에 변화가 느껴진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9세 청년 중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낳을 수 있다'는 응답이 42.8%에 달한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2.5%p 증가한 수치다.
방송인 사유리는 2020년 정자 기증으로 자녀를 출산했다. 아이와 함께 방송에 출연하는 등 당당한 행보를 보였다. 문가비 역시 혼자서 아이를 낳고, 이를 세상에 알렸다. 정우성도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비혼 출생 혹은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냉랭한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전통적 가족제도 밖에서는 출산과 양육을 하기 힘든 환경이다.
대한민국의 저출생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결혼을 하면 둘은 낳아야'란 말은 옛말이 됐다. 2023년 대한민국 출산율은 0.72명. 2015년 출생아 수는 약 44만 명에서 2023년 약 23만 명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저출생의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출산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한몫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혼 출산에 대한 사회적 대비책은 별로 없다. 미혼모에 대한 대책도 과거보다 나아졌지만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대개 비혼 출산 이후 생물학적 아버지들은 양육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 정우성과 문가비의 선택은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가 비혼 출생, 미혼모, 해외 입양 등과 관련된 다양한 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