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우크라이나 국민들 중 절반 이상이 일부 영토를 러시아에 주더라도 빨리 전쟁이 끝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의 기습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1000일을 지나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항전 의지가 크게 꺾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파괴된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8월과 10월 우크라이나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가 "가능한 한 빨리 전쟁이 끝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계속 싸워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38%였다.
가능한 빠른 종전을 위해 협상을 원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쟁이 발발했던 2022년에는 이 비율이 22%에 불과했고, 작년에도 소폭 상승한 27%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작년의 거의 2배 수준인 52%까지 치솟은 것이다.
반면 끝까지 싸워야 한다는 비율은 2022년 73%, 2023년 63%를 기록한 뒤 올해는 50% 미만으로 크게 떨어졌다.
또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절반 이상은 종전을 위해서는 영토의 일부를 양보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전 협상의 일환으로 영토 일부를 양보하는 것도 고려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사람은 52%로 나타났다. "양보해선 안된다"는 응답은 38%, "모르겠다"는 10%였다.
갤럽은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고조된 것은 (국가와 전쟁의) 미래가 불확실한 시점과 맞물려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을 기습 공격했지만 러시아는 최근 몇 달 동안 (동부 돈바스 등) 최전선에서 군사적 진전을 이뤘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협상이 시작된다면 미국보다는 유럽연합(EU)이나 영국이 핵심 중재자 역할을 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