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다시 대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단, 최근 북러 간 밀착이 걸림돌이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6일(현지시간)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취재한 영국 옥스포드대 정치학 교수이자 동아시아 국제관계 전문가인 에드워드 하워드는 "트럼프는 여러 선거 유세 집회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김 위원장과 만날 것이라고 말했고, 두 지도자 모두 보여지는 외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18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좌)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는 모습. [사진=뉴스핌 로이터] |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김 위원장과 친분을 과시했다.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 7월 18일 대선 후보직 수락 연설에서 "북한이 다시 도발을 이어가고 있으나, 우리가 다시 만나면 나는 그들과 잘 지낼 것"이라며 "그(김 위원장)는 아마 나를 보고 싶어 할 것이고, 나를 그리워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재집권시 김 위원장과 다시 만날 가능성을 시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을 주도했고 두 정상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두 차례 회담을 가졌다. 하노이 회담은 '노딜'로 끝났지만 이후 서로 서신을 주고 받는 등 소통을 이어갔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트럼프의 첫 번째 임기 때인 2018년 4월부터 2019년 8월까지 두 정상은 27통의 '러브레터'를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그는 "나는 김 위원장과 매우 잘 지냈다"며 "푸틴과도 잘 지냈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의 친분도 과시했는데, 전문가들은 이것이 잠재적인 북미 정상 대화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재집권시 "24시간 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했는데, 북한은 러시아와 상호 군사 지원을 포함한 준동맹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고 러시아에 무기와 병력을 지원하고 있다. 북한은 이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식량을 지원받고 첨단 미사일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북한 평양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 서명식 후 악수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벤저민 엥겔 단국대 방문 교수는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NK뉴스에 "트럼프는 김정은과 긍정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김정은은 푸틴과 더 가까운 관계로 옮겨갔다. 트럼프는 북한이 대화를 재고하도록 강요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재설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김정은이 러시아로부터 현재 받고 있는 확실한 이익을 희생할 인센티브가 거의 없다고 진단하면서 "트럼프가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심지어 바꿀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한 번 당하지 두 번 당하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준 랜드연구소 연구원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다. 그는 "김정은이 하노이에서 겪은 충격을 감안할 때 그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와 유사한 조건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올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이어 그는 "지난해 9월 헌법에 핵 정책을 강하하고, '화성-19'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는 등 최근의 사태 전개를 보면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합법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전제 하에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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