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 아닌 자기 자본으로 리츠 지분 투자…선호 높은 지역 대상
한은·김경민 서울대 교수 제안…한은· 금융학회 정책 심포지엄서
주택 구입 등 대출 대신 민간 자본 대체…낮은 임차료로 장기 거주 가능
[서울=뉴스핌] 온종훈 정책전문기자 = 한국은행과 김경민 서울대학교 교수는 가계 부채의 증가를 억제하는 방안으로 가계가 대출이 아닌 자기 자본을 이용해 리츠(REITs)에 투자하고 임차인으로 리츠 소유 주택에 거주하는 방식의 '한국형 뉴 리츠'를 제안했다.
정부의 8·8 부동산 대책 및 서민·중산층·미래세대 주거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공급 방안과 연계해 리츠 투자자의 선호가 높은 지역에 대상 주택을 공급할 경우 효과적일 것이라는 아이디어다.
한국은행은 한국금융학회와 함께 5일 오후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우리나라 가계·기업 금융의 과제'를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공동 개최했다. 행사는 곽노선 한국금융학회 회장의 개회사와 이창용 한은 총재의 축사에 이어 발표 세션과 패널 토론으로 이어졌다.
김 교수와 나현주 한국은행 금융안정연구팀 과장은 '리츠를 활용한 주택금융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를 통해 한국형 뉴 리츠를 소개하고 제안했다.
이 제도는 임대주택 공급 확대만을 목표로 한 공공지원민간임대 리츠와 달리, 주거 비용을 가계대출이 아닌 지분 방식으로 대체해 가계부채 누증 완화를 목적으로 한다. 임차인은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하면서 리츠 투자자로서 배당금 및 지분 매도 시 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 교수는 가계부채가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높고 부동산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 금리 조정이나 대출 규제만으로 누증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 제도 검토 배경으로 설명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2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1%에 달하고 이 중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2010년 2분기 54.7%에서 올해 2분기 61.4%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형 뉴 리츠'를 통해 투자자들은 배당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리츠 소유 주택에 거주해 안정적인 주거를 확보할 수 있다. 또 가계는 리츠 지분을 소유하고, 지분 매도 시 매각 차익을 축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 교수는 주택 구입 및 임차 시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대출에서 민간 자본으로 대체함으로써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주택 가격 변동 리스크를 다수의 민간투자자에게 분산시켜 거시 건전성 관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았다.
아울러 저렴한 임차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어 양질의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일반 투자자에게는 건전한 부동산 간접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제도 활성화를 위해 양호한 입지에 토지 조성 등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8월 8일 발표된 주택 공급 방안 및 같은 달 28일 발표된 서민·중산층·미래세대 주거 안정을 위한 새로운 임대주택 공급 방안과 연계할 경우 큰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봤다.
LH와 SH 등이 보유한 공공택지를 조성원가 수준으로 리츠사에 공급하는 방안, 리츠사의 등록면허세 및 취득세, 보유세·양도세 등의 세제 혜택 제공, 건폐율과 용적률 등 건설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고도 제안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가계부채는 부동산과 밀접하게 연계되어 있어, 중장기적으로 주거에 필요한 자금을 대출이 아닌 지분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이 가계부채 누증 완화에 효과적"이라고 언급했다.
나 과장은 "이 제도의 안착으로 양질의 주택 공급이 확대될 경우, 무리한 대출 없이 주택 가격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료=한국은행] 2024.11.05 ojh1111@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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