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의원 "노동위, '기울어진 운동장'…적극 구제행정 촉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 구제 범위를 축소 안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당해고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구제해야 할 노동위가 권리구제를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이 15일 확인한 지방노동위원회 민원실에 구비된 '부당해고 구제신청 시 유의사항' 안내문에 따르면, 노동위원회는 금전보상제도를 인정한 대법원 판례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내용을 담은 안내문을 여전히 게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안내문에 따르면 노동위는 "부당해고 구제는 원칙적으로 원직으로의 복직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직 복직이 아닌 금전 보상만을 구하는 신청은 근로 의사가 없다고 판단해 기각될 수 있다"고 밝혔다.
부당해고를 당한 노동자는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으로 원직복귀 혹은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을 선택할 수 있다. 원직복귀는 해고를 무효로 만들어 노동자가 원래 일터로 복귀하게 하는 일이다.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은 해고를 당하지 않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이상의 금액을 사용자가 노동자에게 지급하게 하는 일이다.
근로기준법 3항은 노동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않을 때 해고 기간 노동으로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자료=김주영 의원실] 2024.10.16 sheep@newspim.com |
대법원은 2020년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9두52386)에서 전원합의체 판정으로 각하 판결한 원심을 파기 환송하면서, 금전보상제도를 적법한 부당해고 구제 수단 가운데 하나로 인정했다.
대법원은 해당 판결문을 통해 "해고의 효력을 다투던 중 정년에 이르거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하는 등의 사유로 원직에 복직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도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면 임금 상당액 지급의 구제명령을 받을 이익이 유지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부당한 해고를 당한 근로자를 원직에 복직하도록 하는 것과 해고기간 중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도록 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한 구제방법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일각에선 노동위가 부당해고 구제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장에서 노동자 구제절차를 적절히 안내하지 못하고, 부당행위 판정에서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지적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노동위원회가 내린 판정 373건 가운데 60건(16.1%)만이 기각이나 각하가 아닌 전부·일부 인정으로 구제명령을 받았다. 같은 기간 구제신청 접수건수는 700건이었다.
김 의원은 "지금 이 상태로 노동위원회를 계속 운영한다면 노동자는 권리구제를 신청하는 데도 '기울어진 운동장'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제도를 개선해 고용노동부와 노동위원회가 구제행정에 적극 나서도록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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