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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문기자 최헌규의 리얼차이나] <45> 구채구 보고나면 장가계 황산이 저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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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옛 촉한의 무대였던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일대는 인문 자연 경관을 통틀어 관광 명소가 손꼽을 수 없이 많다. 한 곳 한 곳이 모두 그냥 지나치기 힘든 빼어난 관광 명소다. 그중에서도 청두 북쪽 고원지대, 즉 아바장주창주(阿坝藏族羌族, 아바장족강족)자치주의 황룡과 구채구 풍경구는 쓰촨여행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황룡과 구채구 풍경구 교통은 청두 또는 전국 주요 도시에서 버스 승용차 항공 철도를 모두 이용할 수 있지만 항공과 철도의 경우 공항과 기차 역에서 내려 풍경구까지 버스나 택시로 다시 한시간 반 정도 이동해야 한다. 청두에서 부터 일반 차량으로 이동하게 되면 높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야 하기 때문에 9시간이 넘게 소요된다.

청두 동역에서 현재의 종점인 아바장족강족자치주 숭판현의 전장관(镇江关) 역 까지는 운행시간이 한시간이 넘게 걸린다. 쓰촨(청두) ~ 칭하이 간 기차 노선은 후진타오 시대 개통한 허세호(조화) 둥처(动车) 고속철로서 시속 200킬로 미터로 주행하고 있었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서남부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의 구채구 장하이 호수. 사진=뉴스핌 촬영.  2024.09.05 chk@newspim.com

중국 고속철은 시진핑 시대들어 베이징 상하이 선전 광둥성 홍콩 등 주요 경제 대 도시 중심으로 부흥호가 본격 투입돼 상용 속도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시속 350킬로 미터로 운행한다. 중국에선 흔히 시속 200킬로미터의 고속철은 둥처(动车), 시속 350킬로미터는 까오톄(高铁, 고속철)이라고 부른다.

고원의 고속철, 전장관 일대 관광지도 바꿔

현재 쓰촨~칭하이 기차노선은 이곳 전장관 역 까지만 연결돼 있고, 2024년 여름 현재 전장관에서 다시 북쪽을 향해 숭판역과 황룡과 구채구 역, 황성관 역으로 이어지는 철도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다. 전장관은 인근 황룡과 구채구 풍경구로 접근하기 위한 교두보라고 할 수 있다. 전장관 역에서 황룡과 구채구 풍경구는 차량으로 한시간 반 정도 걸린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 황룡과 구채구 풍경구로 가는 교통 거점  전장관 역.  사진=뉴스핌 촬영. 2024.09.05 chk@newspim.com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로 이동하는 교통 수단 쓰촨 ~ 칭하이성 기차 노선도. 사진= 중국 독자 제공.  2024.09.05 chk@newspim.com

전장관 역에서 쓰촨성 관광명소인 황룡 풍경구로 이동하는 도중에 옛날 마오쩌둥이 이끈 홍군 대장정 기념 광장이 눈에 띄었다. 2024년 6월 말 이 부근을 지나는데 군인들이 빨간색 기념탑 앞에서 무슨 기념 의식을 치르고 있었다. 장시(江西)성 루이진(瑞金)을 출발해 대장정에 오른 중국 공산당은 험준한 산과 강, 고원지대와 설산을 통과하면서 사투를 벌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바장족강족자치주 고원지대 어디를 가나 도로변에는 공산당의 정책을 선전하고 인민들을 계몽하는 구호가 새빨간 색의 대형 입간판에 새겨져 있었다. 쓰촨 탐방 취재단이 황룡 풍경구에 거의 도달했을 때 '도농 융합발전을 통해 도시와 농촌이 함께 부자가 되자" 는 공동 부유 구호 선전판이 눈에 들어왔다.

공산당이 사회주의의 궁극적 목표로 꼽는 공동부유는 요즘 공산당의 중국 사회에 있어 시대정신과 같은 것이다. 중국 당국은 비록 느리지만 온 사회가 사회주의의 본질인 공동부유를 향해 매진해야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약 10년후 2035년에는 선진국 문턱에 발을 걸친다는게 중국의 국가비전이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중국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의 관광 명소 황룡을 찾은 유커들. 사진=뉴스핌 촬영. 2024.09.05 chk@newspim.com

황룡과 구채구 풍경구는 해발고도 2500미터 ~4000미터 지대에 분포한다. 특히 지대가 더 높은 황룡 풍경구에서는 고산반응에 민감한 여행객의 경우 산소통을 준비해야한다. 공기(산소)는 한 깡통에 중국 돈 25위안, 우리 돈으로 약 5000원에 판매된다.

쓰촨성 여행의 명소로 이름난 황룡은 말 그대로 한폭의 동양화와 같은 풍경이다. 황룡 풍경구에서도 특히 다섯 색깔 무지개를 뜻하는 오채구 연못은 유커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고원 관광지로 꼽힌다.

짙은 청록색 녹음과 검회색의 전통 기와 건물, 연한 하늘색 오채구 연못이 신비스런 조화를 연출한다. 유커(游客, 여행객)들은 엷은 하늘색 에메럴드 빛깔을 비롯한 영롱한 무지개 색깔의 연못을 바라보면서 마음껏 원시림의 비경에 도취된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 야산에 도시와 농촌 공동 부유를 선전하는 입간판 광고가 설치돼 있다. 사진=뉴스핌 촬영. 2024.09.05 chk@newspim.com

쓰촨에서 엿들은 고시 '강족의 피리소리'

아바장족강족자치주에서 먼저 황룡을 보고 난뒤에는 구채구로 이동한다. 구채구는 물경치의 제왕으로 불린다. 경내에는 숱한 계단식 대소형 호수와 17개에 달하는 고산 호수 폭포가 분포해 있다. 주변산림과 멀리 설산이 호수 뒤로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선계와 같은 비경을 자아낸다.

구채구 풍경구는 행정구역상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 구채구현에 속해 있다. 구채구현 일대에는 소수민족인 장족과 강족들이 주로 거주한다. 이들 장족과 강족들은 각자 고유한 종교 관습 생활 문화를 유지하며 살아간다.

아바자치주에서 강족에 대해 묻자 동행한 중국 사람은 강족은 서북방 일대에 많이 거주했던 민족으로 당나라 왕지환의 양주사(凉州词)라는 고시에도 등장한다며 그 시를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황하는 저 멀리 흰구름 사이로 흘러들고
외로운 성하나 높은 산속에 우뚝 솟아있네
강족의 피리소리에 뉜들 봄이 늦는다고 탓하랴
봄 바람은 아직 옥문관 밖까지 불어오지 못했다네

黄河远上白云间 一片孤城万仞山
羌笛何须怨杨柳 春风不度玉门关

옥문관은 중국 간쑤성 둔황 서북쪽에 있는 서역을 오가는 관문이다. 만리장성의 서쪽 끝자락인 자위관(가욕관)보다도 훨씬 서쪽에 있다. 시는 오래 고향을 찾지못하는 변방을 지키는 병사들의 고단한 정회를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오래전 고교 과정에선가 이와 비슷한 한시를 배웠던 것 같은 생각이 어렴풋이 든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 구채구 풍경구의 에메럴드 빛깔 연못앞에 유커들이 몰려 있다.   사진=뉴스핌 촬영. 2024.09.05 chk@newspim.com


구채구가 품은 보석 진주탄 폭포

'에메럴드빛 연한 하늘색과 짙은 남색, 흰색과 담황색, 청옥을 닮은 진한 청색에 하얀색 까지.' 해발 3000미터 쓰촨성 지우자이거우(九寨沟, 구채구)의 창하이(長海) 호수는 시원의 세계다. 형형색색의 영롱한 자연의 색깔로 신비스런 자태를 뽐낸다. 선계의 색깔을 품은 호수에 유커들은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아홉개의 장족 마을로 이뤄진 구채구 고산지대 100여 개의 호수들은 각기 고유한 모습으로 태고의 신비를 발산한다. 바위와 잡석 고원의 하늘과 햇볕이 물의 색깔을 빚어낸다. 그림속 몽환의 세계와 같다. 카스트지형 고원의 석회질은 청옥 빛깔의 원시 비경을 연출한다.

파란 하늘과 짙은 녹색 수림, 먼 설산을 배경으로 바다처럼 펼쳐진 구채구 창하이 호수. 이런걸 녹수청산이라고 하는 걸까. 남색 하늘을 품은 호수의 빛깔은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코발트 블루다.

이어지는 진주탄 폭포는 구채구가 품은 보석이다. 진주탄 폭포는 하늘에서 구슬이 쏟아져내리는 것 같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흰구름과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천상에서 흘러 내린다. 구채구 여행객들은 맑고 영롱한 물방울이 빚어내는 원시 폭포의 비경에 취해 쉬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의 구채구 풍경구에서도 아름답기로 소문이 난 진주탄 폭포. 사진=뉴스핌 촬영. 2024.09.05 chk@newspim.com

진주탄 폭포를 뒤로하고 숲길을 걷는데 어디서 이동해온 듯한 거대한 자연석이 눈에 띄고 그 앞에 관광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기자는 2007년에도 구채구를 방문했는데 그 당시엔 볼수 없었던 산속의 자연 구조물이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관광 안내판에 '8.8석'이라는 제목이 장족 글과 한자로 적혀 있었다. 안내판에는 2017년 8월 8일 진도 7의 지진으로 산채가 붕괴되면서 해발 2600킬로 지대에서 굴러내려온 거석이라고 적혀있었다.

'8.8석' 설명문은 거석의 무게가 522톤이라고 소개한뒤 2017년의 지진은 구채구의 일부 산세와 지형을 바꿨다며 대자연 앞에 인간은 경외심과 함께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적어놓고 있었다.

장족마을에서 만난 마오쩌둥과 부처

구채구를 포함한 아바장족강족 자치주에는 어디를 가나 오색 깃발이 펄럭인다. 마을 어귀 동구밖이나 구릉과 산중턱 마다 나부끼는 오색 깃발은 티벳트 장족들의 생활 구역임을 말해주는 상징물이다. 붉은 색과 흰색 황색 남색 녹색으로 알록달록한 오색 깃발은 각각 태양과 구름, 대지(땅), 하늘, 숲을 뜻한다고 한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의 장족 마을에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장족인들의 신앙을 표시하는 오색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스핌 촬영. 2024.09.05 chk@newspim.com

장족들에게 있어 오색기는 대자연과 교감의 수단이며 오색기를 내거는 것은 자연에 대한 숭배의 의식이다. 그들은 오색기를 쳐다보면서 자연에 순응하고 감사해하며 경건한 태도를 지니고 살아간다.

구채구 경관을 다 즐기고 나서 아쉬움이 남는다면 오색 깃발의 마을 장족들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것도 아바자치주 여행의 팁이다. 기자는 구채구 풍경구 참관을 마친뒤 오색깃발이 걸린 구채구현 중차(中査)촌 마을의 한 장족 가옥을 찾았다.

마당에는 한켠에 장족 양식의 백옥탑이 설치돼 있고 향을 피운 흔적이 보인다. 거실로 들어가는 현관문 입구 왼쪽에는 마오쩌둥 초상화, 오른편 기둥에는 '당원의 집' 빨간 표찰이 붙어있다.

초로의 집주인은 집 마당의 백옥탑에 향초를 피우면서 하루를 시작한다고 소개한뒤 장족 사람들이 외부 손님을 맞는 예법에 따라 방문객을 거실로 안내했다. 부인과 함께 칭커(青稞, 청보리)차와 청보리 빵, 삶은 감자를 내놓고 장족의 생활에 대해 들려줬다.

[서울=뉴스핌] 최헌규 중국전문기자= 쓰촨성 아바장족강족자치주의 한 장족 가정 거실에 대형 마오쩌둥 초상화가 걸려있다. 사진=뉴스핌 촬영.2024.09.05 chk@newspim.com

노인은 5무(1무는 약 200평)의 밭에 청보리와 감자를 심는다고 했다. 농사 일 외에 외부 여행객들을 상대로 부수입도 올린다. 노인은 경제 수입보다는 만족함을 알고 언제나 즐겁게 사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에 비해 쓰촨성 청두 사람들의 생활 템포가 느린 편이었는데, 같은 쓰촨성인 아바장족강족자치주 구채구현의 장족 사람들을 대하니 생활 모든 면에서 청두 사람들보다 훨씬 느긋하고 여유가 있어 보였다.

"도회지 사람들은 걸음이 빠르고 매사를 서두르는 편입니다. 조급함을 버리고 느긋하게 여유를 갖게되면 삶이 훨씬 가볍고 즐거워지는게 아닐까요." 노인은 장족 사람들의 얼굴이 편안해 보인다고 하자 이렇게 말했다.

현관문에 붙어있는 '당원의 집'이라는 문패에 대해 연유를 묻자 노인은 아들이 공산당원이라고 소개했다. 집안 거실에는 현관문 밖에 걸린 것 보다 더 큰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장식돼 있었다. 장족 사람들은 누구나 공산당의 상징인 마오쩌둥과 부처(장족 불교)를 숭배한다고 했다. 

서울= 최헌규 중국전문기자(전 베이징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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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성과급 400%+1270만원' 잠정합의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장기간 이어진 교섭과 파업 끝에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노사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에 공동 대응하고, 2028년까지 기술직 5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자들이 지난 6월 1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2025년 임금 및 단체협상 교섭 상견례를 했다. [사진=현대차] 현대차 노사는 25일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열린 16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와 이종철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장 등 노사 교섭대표가 참석했다. 상견례 이후 111일 만이다. 올해 교섭은 7월 이후 노조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장기간 진통을 겪었다. 파업에 따른 차량 생산 차질과 직원 임금 손실이 발생했고, 부품 협력사의 경영 부담도 커졌다. 노사는 추가 피해를 막고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 일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파업 여파를 조속히 수습하고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번 합의에는 임금과 근로조건뿐 아니라 미래 산업 전환에 관한 내용도 포함됐다. 노사는 피지컬 AI와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 도입이 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신사업과 신기술 추진 경과를 노조와 투명하게 공유하고, 노사는 미래 산업 전환 과정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변화 대응력과 생산성,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제도 개선 방안도 논의한다. 기술직 신규 채용도 진행한다. 노사는 2027년 하반기 핵심 직무를 중심으로 기술직 200명을 채용하고, 2028년에는 300명을 추가로 뽑기로 했다. 현대차는 국내 공장 재편에 따라 기존 1공장과 42라인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른 대규모 인력 배치 전환이 예정돼 있지만, 노사는 고용 창출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고려해 신규 채용에 합의했다. 임금과 성과급은 기본급 10만원 인상과 경영성과금 400%+1270만원, 현대차 주식 15주, 해시포인트 50만원 지급 등으로 구성됐다. 기본급 인상분에는 호봉승급분이 포함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장기간의 교섭 진통과 파업으로 주주와 고객, 부품 협력사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반기 생산과 신차 출시에 총력을 다해 고객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2026-08-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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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 희소성 쇼크 몰려온다 *자금 풍요의 시대가 저물고 자금쟁탈의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던 주체들의 돈줄기는 저마다의 사정으로 가늘어지고 있다. 그 반대편에선 천문학적 부채를 안고 있는 주요국 정부들의 재정 차입 수요와 인공지능(AI) 기술혁명의 물결에 올라타려는 기업들의 투자 붐으로, 민·관의 자금조달이 봇물을 이룬다. 인플레이션 유령을 떨치지 못한 중앙은행들은 참전을 꺼리고 있다. 다음 ①~⑤편에서는 '과잉저축 시대'의 종언과 '대(大)차입 시대로 전환'을 불러온 동인과 이것이 자산시장에 갖는 함의를 짚어본다. ⑥~⑨편은 미래 매출과 수익을 담보로 자금조달 각축전을 벌이는 AI업계의 최근 동향과 이들의 부채 폭식이 초래할 금융 측면의 위험, 그 위험 너머의 기회를 살피기로 한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저축 과잉(Saving Glut)의 시대가 막을 내리고 자본 희소성(Capital Scarcity)의 시대가 본격화됐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월가의 공룡 투자은행(IB)은 기업부터 정부까지 자금 수요가 폭증하는 반면 돈줄이 말라 들어가면서 기간 프리미엄의 구조적 상승과 채권 자경단의 빈번한 출몰이 뉴 노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낸다. 중국의 과잉 저축과 IT 대기업의 자금력, 여기에 일본의 초저금리가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면서 금리를 누르고 자산시장의 버블을 부추겼던 패턴이 깨졌다는 얘기다. 무위험 자산으로 통했던 미국 국채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상승하면서 자본 효율성이 낮은 기업이나 부채 규모가 큰 정부가 시장의 냉정한 심판에 직면하게 됐고, 저금리를 지렛대 삼은 자산 버블을 뒤로 하고 높은 레벨의 자본 비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투자 방정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데 월가 구루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골드만 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공지능(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해협 분쟁 등 2026년 여름 글로벌 금융시장을 흔든 세 가지 변수가 일회성 악재로 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여년간 지속된 과잉 저축 시대가 끝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가 열렸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경고음이라는 얘기다. AI 레버리지 투자로 고수익률을 올렸던 헤지펀드가 7월 반도체 지수 폭락으로 160억달러 규모의 포지션을 시타델(Citadel)에 전량 매각한 사실이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차례 금리 인하에도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뛴 점, 그리고 미국-이란 갈등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미국 전략석유비축(SPR) 규모가 40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20년간 저금리를 떠받쳤던 대전제가 무너진 데 따른 결과라는 얘기다. 저축 과잉 시대 종료와 자본 희소성 시대 개막 [AI 일러스트=황숙혜 기자]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보유 비중이 34% 선에서 2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자금 공급의 축소를 의미하고, 연간 8000억달러 이상 AI 인프라 구축과 리쇼어링, 각국 방위비 증액, 여기에 국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까지 자금 수요는 폭발적이다. 자금시장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자본의 가격에 해당하는 실질 금리, 즉 기간 프리미엄이 구조적인 상승세로 고착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골드만 삭스는 경고한다. 뿐만 아니라 주식시장과 국채시장, 원유시장의 유동성이 동시에 막히는 이른바 '유동성 트리플 킬(Liquidity Triple-Kill)로 인해 변동성 상승이 일상화되는 '고변동성 사이클(High Volatility Cycle)에 진입했다고 보고서는 판단한다. 골드만 삭스가 제시한 '유동성 트리플 킬'은 주식과 채권, 원유를 포함한 실물 자산 시장의 유동성이 한 시점에 동시에 막히면서 서로 악순환을 일으키는 유동성 경색을 의미한다. 실제로 높은 레버리지를 일으켜 AI 테마에 베팅했던 헤지펀드가 지수 폭락으로 담보 부족에 시달리게 되자 무차별 매도를 강행, 주가 하락과 강제 청산, 추가 급락의 악순환을 일으켰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정부가 연간 1조달러를 웃도는 이자 비용과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매달 천문학적인 규모의 국채를 발행하지만 해외 중앙은행과 연기금의 매수는 위축되는 실정이다. 미 재무부가 시장에서 막대한 현금을 흡수하면서 빅테크를 포함한 기업들 자금줄이 바닥을 드러냈고, 장기물을 중심으로 금리 역주행이 벌어졌다. 설상가상, 호르무즈 해협 차단으로 유가 폭등과 인플레이션을 막아주던 미국 전략비축유가 40년래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유가 변동성을 완충해 줄 실물 유동성 버퍼도 거의 소멸했다. 골드만 삭스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4% 아래로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연준의 손을 벗어난 문제라고 주장한다. 원유시장만 보더라도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회성 충격에서 지속적인 할인 요인으로 전환했고, 원유 변동성지수(OVX)와 뉴욕증시의 공포지수(VIX) 간의 거대한 격차가 단기간에 줄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2026년 여름을 기점으로 금융시장이 마침내 자본 희소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기 시작했고, AI 레버리지 청산과 미 국채 금리 급등, 호르무즈 분쟁이라는 세 가지 힘은 거대한 서사의 세 가지 단면일 뿐 이면에 깔린 구조적 동인들은 이제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골드만 삭스는 강조한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금리와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이라는 과거의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고, 장기 국채를 중심으로 고금리 고착화와 자본 조달 비용 상승으로 인한 기업 양극화, 채권 자경단의 지배력 강화, 자산시장 변동성의 일상화가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등장했다는 것. 월가의 황제로 통하는 제이미 다이먼 JP 모간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지난 5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월가가 과잉 저축의 시대를 뒤로 하고 자본 희소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 [자료=블룸버그] 저축 부족과 대출 수요 폭발로 시장 금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 그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의 브레이크 없는 국채 발행과 이자 부담, 공급망 재편과 친환경 전환에 들어가는 거대한 인프라 자금, AI 및 국방비 지출 급증 등 세 가지를 '자금 폭식'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5.27%까지 오르며 2007년 이후 1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2년물 수익률도 상승 흐름을 지속, 시장이 정부의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적극 반영하는 가운데 다이먼은 기업 신용 시장에 닥칠 '이중 고통'을 경고했다. 국채시장 뿐 아니라 회사채와 신용시장도 충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해 모든 회사채의 이자율 벤치마크가 올랐고, 기업 부도 위험 재평가로 스프레드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기업들이 만기 연장에 나서면서 과거보다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 신용 리스크가 본격적으로 누적, 차환 대란이 터질 수도 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밖에 월가의 여러 전문가들도 흡사한 의견을 제시했다. 씨티그룹의 매크로 전략가 짐 맥코믹은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면서 채권 트레이더들이 30년물 수익률의 핵심 목표치로 5.5%를 겨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TS 롬바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미국 10년물 수익률이 6%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국채 장기 약세장이 이제 시작"이라고 경고했다. 재정 적자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차환 압박이 누적되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가 고착되면서 채권과 신용시장이 앞으로 보다 가혹한 시험대를 직면하게 될 가능성에 월가는 무게를 둔다. 시장 전문가들은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이 종료되고 자본 희소성과 고금리가 정착되는 새로운 국면에서는 과거처럼 연준의 금리 인하만 바라보고 주가 밸류에이션이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AI 레버리지 청산에서 보듯 악재가 터지거나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때 시장을 받쳐줄 '무제한 자금'이 실종됐고, 증시 전반의 변동성 상승과 재무 건전성에 따른 기업들의 극단적 양극화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기대와 소문에 기대 오르는 주식보다 잉여현금흐름(FCF)과 실적이 우량한 종목으로 투자 영역을 좁히고, 인컴 및 현금성 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shhwang@newspim.com 2026-08-2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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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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