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3기 신도시 등 업무가 몰려있지만 지금의 인력과 재무구조로도 매입임대 목표치 달성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또 부채를 늘려 3기 신도시와 신규 국가산업단지 조성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을 대기로 했다. LH의 부채 문제 때문에 3기 신도시 보상이 늦어지는 등 주택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자 정부와 협의해 LH가 지켜야 하는 부채비율 상한선을 높이기로 한 것이다.
서울 강남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신축 매입임대 현안 설명회에서 이한준 LH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LH] |
2일 서울 강남구 소재 LH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신축 매입임대 현안 설명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한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은 "내년까지 매입임대 11만 가구 약정은 가능하지만 올해 5만 가구가 될 지는 미지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사장은 "부채 한도를 233%로 늘렸기에 3기 신도시와 국가산단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면서 "매입임대 목표가는 2025년까지 10만 가구인데 내부적으로는 11만 가구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까지 11만 가구 약정은 가능하지만 올해 5만 가구가 될 거냐 안될 거냐 하는 부분은 미지수로 남아있다"며 "6월 접수된 게 약정하려면 4개월로 단축을 하더라도 10월이나 11월에 체결이 되기에 올해에는 약정체결이 5만 가구까지 녹록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한준 사장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LH 부채비율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와 14개 신규 국가산업단지 추진을 위해서는 사채를 더 끌어와 보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27년까지 208%로 낮춰야 하는 부채비율을 2028년까지 233%로 변경하는 것을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LH 부채는 153조원이며, 부채 비율은 218%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6월 말 LH를 '재무위험기관'으로 지정하며 LH가 2027년까지 부채비율을 208%까지 낮추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준수하도록 했다. 하지만 주택 공급 부족으로 LH 역할이 계속해서 커지자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세운 지 1년여만에 부채비율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LH 부채는 다른 공공기관과 다르게 부채를 끌어와 자산을 취득하는 구조라 5∼6년 후 토지를 매각하면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LH 부채 153조원 중 64조6000억원은 임대보증금 등 이자를 부담하지 않는 회계상 부채며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는 88조3000억원이다. 이 중 절반가량인 45조4000억원은 공익사업을 위해 주택도시기금에서 융자받은 것이기에 부채를 지금보다 더 늘려도 재무 부담이 크지 않다는 게 이 사장 설명이다.
이와 함께 보유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보유재산 매각은 당초에 생각했던 게 분당 오리역에 있는 LH경기 남부지역본부"라며 "그런데 업무시설 용도로 돼 있어서 매입자가 나오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용도변경을 통해서 매각이나 재활용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1기 신도시가 분당이 포함돼 있는데 해당 사옥 역시 분당으로 포함돼 있어서 오리역 일대 전체를 성남시와 협의해서 용도계획 변경을 하고 LH에 본사에 경기남부본부 사옥도 증축해서 활용하고 남는 곳은 주거지로 활용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지난번 유찰된 여의도 학교부지는 영등포구와 서울시와 협의한 후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서 구매자들이 쉽게 나서서 매각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추진 하고 있다.
올해까지 매입 신청된 주택 수는 10만3000가구다. 하지만 이중 상당수는 탈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병욱 LH 주거복지본부장은 "입지가 안 좋거나 제출된 도면이 주거환경에 안 좋은 건 탈락한다"면서 "40% 내외가 통과를 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부터는 품질관리를 위해서 신청 접수된 것에 대해서 사전컨설팅하고 있다. 심의에 들어오기 전에 사전에 가이드를 설명해 주는 일을 하고 있고 약정되기 전에 매입심사 때에도 설계 조건이 부여된다"면서 "해당 부분도 컨설팅해서 높은 수준의 주택이 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신청된 10만3000건 가운데 검증을 진행중인 건은 6만 5056가구다.
고 본부장은 "나머지는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면서 "그중에서 서류 통과가 된 것이 3만2294건으로 매입심의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입 심의까지 다 통과해서 약정 체결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 2만 3903가구"라고 말했다.
서울 비아파트 무제한 매입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11만 가구까지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본부장은 "정부 정책은 내부까지 포함하게 되면 11만 가구"라며 "전세시장을 불안정하게 하는 건 서울과 인천, 경기라고 보면 된다. 그중 심각한 지역이 서울이다. 정부에 물량을 배정받게 되면 수도권과 비수도권에 배분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도권은 또 서울과 인천, 경기 남부, 북부 등 지역 본부에 물량 배정을 한다"면서 "수도권에 배정된 물량이 다 소화되고 추가로 신청이 들어오는 경우에는 계속 진행한다는 개념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고 본부장은 "LH는 시장에서 신청이 돼야 물건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사업자들이 안정적으로 토지 확보해서 좋은 설계해서 LH에 들어오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부동산 시장이 활성화돼서 매입 감정가보다 분양이 낫다고 하면 LH에 공급을 안 한다"면서 "지금은 빌라시장 규모가 3분의 1로 줄어든 상황에서 시작한 것이고 지역 중소건설 사업자들에 건설경기 활성화라는 것도 (매입임대 확대 방안 목적에) 포함돼 있다. 예년에 비해서 신청이 4배가 증가한 것은 건설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