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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어사전 16 [ 가을 예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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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오는 가을, 가을을 예감하는 시편
가을 편지와 우체국...사라진 가을의 낭만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을은 느닷없이 온다. 작열하던 땡볕이 주춤하는가 싶을 때 기습적으로 가을은 온다. 맹렬하게 울어대던 매미들의 울음소리가 잦아들 때 그 사이를 뚫고 여치와 귀뚜라미가 울기 시작하면 가을은 온다. 신새벽 활짝 열어놓은 창문을 타고 넘는 선선한 기운 때문에 걷어 찬 이불을 끌어당길 때 가을은 온다. 대추나무 가지에 달린 대추에 붉은빛이 감돌고, 감나무에 달린 푸른빛의 땡감이 노르스름 해지면 가을은 온다. 손에 잡힐 것처럼 여름 하늘을 빠르게 지나던 구름들이 저만치 손에 닿지 않는 높이로 올라갔을 때 가을은 온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손에 잡힐 것 같던 구름이 아득히 멀어질 때 느닷없이 가을이 온다. [사진 = 오광수]  2024.08.30 oks34@newspim.com

이런 가을의 문턱에서 시인들은 가을을 예감한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가을 날'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지만 이보다 더 뛰어난 가을 시편을 찾기 힘들다.
'주여, 때가 왔습니다.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당신의 그림자를 해시계 위에 얹으시고/ 들녘엔 바람을 풀어 놓아주소서/ 마지막 과일들이 무르익도록 해주소서/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주시어/ 그들을 완성시켜 마지막 단맛이/ 짙은 포도주 속에 스미게 해 주소서….'

이렇게 느닷없이 온 가을엔 미친 듯이 더웠던 여름의 기억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올해는 더욱더 '이 또한 지나가리라'를 읊조리며 지냈던 최악의 여름이었다. 송창식의 '철 지난 바닷가'는 여름을 보내는 송가로 더없이 훌륭하다. '철 지난 바닷가를 혼자 걷는다/ 달빛은 모래 위에 가득하고/ 불어오는 바람은 싱그러운데/ 어깨 위에 쌓이는 당신의 손길/ 그것은 소리 없는 사랑의 노래/ 옛일을 생각하며 혼자 듣는다.'
이와 맥을 같아하여 만든 노래가 한 곡 더 있다. '딩동댕 지난여름 바닷가서 만났던 여인/ 딩동댕 하고픈 이야기는 많았지만'으로 시작하여 '딩동댕 딩동댕 말이나 해볼 걸 잊지 말자고/ 딩동댕 딩동댕 여름은 가버렸네 속절도 없이'로 끝나는 '딩동댕 지난여름'이 그 노래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가을이 성큼 다가오면 그 더웠던 여름날의 하루하루가 아득하게 멀게 느껴진다. [사진 = 오광수] 2024.08.30 oks34@newspim.com

가을을 예감한 노래 중에서 손꼽는 노래는 아무래도 이문세를 따라잡기 힘들다. 이문세의 노래가 들리기 시작하면 어느새 귀뚜라미가 베갯머리 근처에서 운다.
'가을이 오면 눈부신 아침 햇살에 비친/ 그대의 미소가 아름다워요/ 눈을 감으면 싱그런 바람 가득한/ 그대의 맑은 숨결이 향기로워요…'.
이문세의 노래는 이영훈이 만들었거나 그렇지 않은 곡으로 나뉜다. 이 곡은 이영훈이 써서 1987년 3월 발매된 4집 음반에 수록됐다.

이 땅의 시인이나 가객들의 시나 노래에는 가을과 함께 우체국이나 편지가 자주 등장한다. 더 이상 편지를 쓰지 않는 시대지만 빨간 우체통이나 편지지에서는 가을냄새가 물씬 난다. 시인 문정희는 '가을우체국'에서 우체부를 꿈꾼다. '가을 우체국에서 편지를 부치다가/ 문득 우체부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시인보다 때론 우체부가 좋지/ 많이 걸을 수 있지/ 재수 좋으면 바닷가도 걸을 수 있어/ 은빛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낙엽 위를 달려가/ 조요로운 오후를 깨우고/ 돌아오는 길 산자락에 서서/ 이마에 손을 동그랗게 얹고/ 지는 해를 한참 바라볼 수 있지….'
젊은 우편배달부와 칠레의 유명한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이야기를 그린 '일 포스티노'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시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이제 우리에게 편지나 우체부,우체통은 너무나 먼 나라의 이야기가 됐다. 사진은 간절곶에 세워진 소망우체통. [사진 = 오광수] 2024.08.30 oks34@newspim.com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누구라도 그대가 되어/ 받아 주세요. 낙엽이 쌓이는 날'(가을 편지)은 고은의 시에 김민기가 곡을 붙였다. '말없이 건네주고 달아난 차가운 손/ 가슴속 울려주는 눈물 젖은 편지'는 어니언스의 임창제가 작사·작곡한 곡이고, '편지를 썼어요. 사랑하는 나의 님께/ 한 밤을 꼬박 새워 편지를 썼어요'는 이장희가 만들고 불렀다. 동물원도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에서 가을과 편지를 불러낸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은 얼마나 오래 남을까'라는 윤도현 노래 소의 질문이 부질없어 질 정도로 우리는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다. [사진 = 오광수] 2024.08.30 oks34@newspim.com

윤도현은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같이 저 멀리 가는 걸 보네/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가을 우체국 앞에서)라고 노래하면서 속도의 시대를 예감했는지도 모른다. 조용필의 노래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누군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 손'(서울 서울 서울)이 보낸 편지를 받고 싶은 오늘이다. 

시인이나 가객이 아니더라도 이런 가을의 초입엔 가을의 예감을 글로 써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해 보면 어떨까. 모든 언어들이 문자로 전 지구를 떠도는 지금 빨간 우체통을 열어서 기다리던 편지를 만나서 기쁘게 뜯어 읽던 시절이 그립다.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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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지사 후보에 김경수 단수 공천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5일 경남지사 후보로 김경수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장을 단수 공천하기로 했다. 김이수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김경수 후보를 경남도지사 후보로 단수 선정했다"며 "김 후보는 2018년 경남지사에 당선돼 성공적으로 도정을 이끈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단수 공천은 인천시장 후보로 박찬대 의원, 강원도지사 후보로 우상호 전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을 단수 공천한 데 이어 세 번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경남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이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03.05 pangbin@newspim.com 김 위원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지방시대 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국정 철학은 물론 지역 균형 발전에 대한 이해도 역시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울·경 메가시티 꿈이 무너진 자리엔 5극3특 꿈이 빛나고 있다"며 "이재명 정부 국정 철학 이해와 지역 균형 발전 DNA 갖춘 사람만이 이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우상호 후보, 박찬대 후보, 김경수 후보 모두 6.3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시대정신을 반영하기 위해서 반드시 승리할 필승 카드"라고 했다. 이어 "김경수 후보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참여정부의 마지막 비서관"이라며 "노무현 대통령 퇴임 이후 귀향할 때 같이 봉하마을로 내려갔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에도 봉하마을을 지켰던 의리와 뚝심의 봉하마을 지킴이 중 한 명"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경남지사 후보로 단수 공천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과 포옹하고 있다. 2026.03.05 pangbin@newspim.com 그러면서 "김경수 후보자의 건승을 바라며 노짱(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리는 동지로서 꼭 당선될 수 있도록 당대표인 나도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위원장은 "지역 발전에서 갈수록 잊히는 경남을 다시 일으켜 세우라는 민주당 당원과 도민 뜻이 담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경남을 반드시 바꾸고 경남과 부울경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앞장서서 이끌어야 한다. 당원과 도민이 주는 엄중한 명령"이라고 했다. 이어 "당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반드시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댓글조작 사건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으로 인해 지사직을 상실하고 복역한 것과 관련해서는 "도지사 직을 어떤 이유로든 끝까지 완수하지 못하고 도정 중단한 건 죄송스러운 일"이라며 "진실 여부를 떠나서 대단히 죄송하고 송구하다"고 했다. chogiza@newspim.com 2026-03-0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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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매수 사이드카 발동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이란 전쟁 확전 불안감속 6일 오전 코스닥이 전장 종가보다 34.41포인트(3.08%) 상승한 1150.82로 거래를 시작한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6.03.06 yym58@newspim.com   2026-03-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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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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