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전국 700여 창구에서 알뜰폰 영업
시장 점유율 5위, 압도적 인프라로 확대 기대
중소사업자 반발 변수에 "통시 대기업과 경쟁"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공략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이달부터 전국 700여 은행 창구에서 알뜰폰 영업을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골목상권침해 논란에 대해서는 중소사업자가 아닌, 시장을 독점중인 통신 대기업과의 경쟁으로 활로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이달 7일부터 은행 창구(지점)를 통해 알뜰폰 브랜드인 'KB Liiv M(리브엠)' 판매(개통)를 진행중이라고 23일 밝혔다. 당초 창구 판매를 반대했던 노조와 리브엠 개통 실적을 핵심성과지표(KPI)에 반영하지 않기로 합의하면서 오프라인 영업이 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KB국민은행 사옥. (사진=KB국민은행) |
국민은행 전국 지점수는 약 700여개. 알뜰폰 가입 업무는 전문적인 지식이나 노하우가 필요없기 때문에 별다른 인력 충원 없이 대대적인 영업 확대가 가능하다. 현 가입자 45만명으로 알뜰폰 사업자 중 5위에 머물고 있는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국민은행은 압도적인 영업 인프라 확보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인 홍보나 마케팅은 자체하고 있다. 알뜰폰 업계 진출 초기부터 제기된 '골목상권침해' 논란을 의식해서다. 중소사업자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인해 은행 창구 영업 개시를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국민은행은 2019년 4월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로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이후 기존 사업자로부터 꾸준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5월에는 김형진 알뜰폰사업자협회장이 국민은행을 겨냥해 알뜰폰 생태계 위기를 야기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대기업의 잇단 시장 공략으로 중소 사업자 입지가 빠르게 좁아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 4월 알뜰폰 사업이 은행 부수업무로 인정, 타 은행도 진출이 가능해지는 등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에 따라 국민은행 역시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알뜰폰 공략을 준비중이다.
특히 이미 알뜰폰 시장을 이동통신 대기업 계열 사업자가 독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국민은행에게만 골목상권침해 프레임을 씌우는 건 과도하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KB리브엠 로고. [사진=KB국민은행] |
알뜰폰 시장은 약 70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지만 상위 1~4위는 KT엠모바일, LG헬로비전, 미디어로그(LG유플러스), SK텔링크 등 모두 이동통신사 계열이다.
이들의 장악력이 너무 커 통신당국이 이동통신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이 절반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을 둘 정도다. 통신 대기업 계열이 알뜰폰까지 장악한 상황에서 후발주자에게만 상생을 요구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은행의 알뜰폰 진출 이후 금융·통신 결합 상품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리브엠의 적극적인 사업 확대를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리서치 전문 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중 60%가 '내가 거래하는 금융사에서 운영하는 알뜰폰 통신사에 금융상품 금리우대 혜택을 준다면 이용할 의향이 있는가'라는 질의에 '있다'라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 등 금융사 진출이 이어진다면 금융과 통신의 결합에 대한 고객들의 선호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달초부터 창구 영업을 시작한 건 맞지만 이후 눈에 띄는 가입자 증가는 없다"며 "시장을 자극하는 홍보 등은 아무래도 자제하고 있다. 향후 꾸준한 가입자 확대는 기대한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